너와 나의 세미콜론 : 2021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 라임 청소년 문학 57

너와 나의 세미콜론 : 2021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 라임 청소년 문학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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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클리프턴 아저씨는 우리에게 음식과 잠자리를 내주었지만, 같이 있을 때 한 번도 안심하지 못했다. 아저씨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한테 빚진 거 있잖아. 그치? 여기서 사는 것 자체가 나한테 빚진 거야.”
그러고는 내 앞으로 걸어왔다. 나는 뒷걸음질했다. 아저씨가 계속 걸어왔다. 나는 또 뒷걸음질을 했다. 내 다리가 거실 벽에 부딪혔다. 아저씨가 손을 내 다리에, 바로 허벅지 안쪽에 댔다. 그러고는 잠옷 반바지 속의 맨살을 움켜잡았다. _본문 중에서

보호자라는 가면 뒤에 교묘하게 숨은 그루밍 성범죄의 민낯을 들추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1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2021 보스턴 글로브 혼북 아너 상 수상작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선정 2021년 최고의 책
북리스트 선정 2021년 최고의 책
커커스 리뷰 선정 2021년 최고의 책
뉴욕 공공도서관 선정 2021년 최고의 책
시카고 공공도서관 선정 2021년 최고의 책
저자

킴벌리브루베이커브래들리

1967년에미국인디애나주에서태어났다.대학에서화학을공부한뒤의과대학에진학했다.뒤늦게작가의길에뜻을품고스미스리버럴아트스쿨에입학했다가,뉴베리상수상자패트리샤매클라클랜의문학수업을들으면서깊은감명을받았다.2016년에《맨발의소녀》로뉴베리아너상을수상했다.지금은미국남부테네시주의브리스톨에서어린이와청소년을위한책을쓰고있다.

목차

눈송이같은가계도
새로운시작
나쁜기억
금요일의선택
윽,방과후수업이라니!
제발모른척해줘
지우고싶은시간
평범한가족
최악의밤
정말내가잘못한걸까?
하고싶은일이생긴다는건
명백한증거
세미콜론;내인생최고의날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클리프턴아저씨는우리에게음식과잠자리를내주었지만,같이있을때한번도안심하지못했다.아저씨가미소를지으며말했다.
“나한테빚진거있잖아.그치?여기서사는것자체가나한테빚진거야.”
그러고는내앞으로걸어왔다.나는뒷걸음질했다.아저씨가계속걸어왔다.나는또뒷걸음질을했다.
내다리가거실벽에부딪혔다.아저씨가손을내다리에,바로허벅지안쪽에댔다.그러고는잠옷반바지속의맨살을움켜잡았다._본문중에서

킴벌리브루베이커브래들리,뉴베리아너상을두번째로수상하다!

작가의전작《맨발의소녀》(원제:TheWarThatSavedMyLife)는출간되자마자각종매체로부터엄청난찬사를받으면서'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순위에이름을올렸다.그후뉴베리아너상과슈나이더패밀리도서상까지받기에이르렀다.
신기하게도그로부터5년뒤에펴낸《너와나의세미콜론》(원제:FightingWords)역시비슷한길을걷고있다.출간즉시각종매체의주목을받기시작해2021년에뉴베리아너상과보스턴글로브혼북아너상,골든카이트아너상을단숨에거머쥐었다.그리고현재《맨발의소녀》가그랬듯이,보스턴글로브선정2021년최고의책,혼북팡파르선정2021년최고의책,스쿨라이브러리저널선정2021년최고의책,북리스트선정2021년최고의책,커커스리뷰선정2021년최고의책,북페이지선정2021년최고의책,뉴욕공공도서관선정2021년최고의책,시카고공공도서관선정2021년최고의책등하나하나읊기에도숨가쁠만큼화려한수상과선정이력을기록했다.
전작《맨발의소녀》가지독한장애를안고서도용기있게자신의앞길을헤쳐나가는열세살소녀의이야기를담아내고있다면,《너와나의세미콜론》은부모의보살핌을받지못하는두자매에게보호자라는허울좋은이름을내세운채은밀하고교묘하게성적학대를하는그루밍성범죄자의맨얼굴을들춰낸다.어린나이에감당하기어려운피해를입고도자신의잘못이라여기고어둠속으로침잠하며불안에떨던두소녀가주변사람들의도움을통해트라우마를극복하고자기삶의주인공으로당당히거듭나는이야기를담고있다.

“나한테빚진거있잖아!”
보호자란이름으로자행되는그루밍성범죄

델라는올해열두살이고,언니수키는열일곱살이다.델라가다섯살일때엄마는필로폰으로문제를일으켜구속된뒤줄곧교도소에갇혀있다.그런데다정신분열증을앓고있어서델라와수키의존재를까맣게잊어버린지오래다.갈곳이없던두자매는엄마와함께동거하던클리프턴아저씨네집을떠나지못하고쭉같이지낸다.
그러다일주일전,델라와수키가클리프턴아저씨집에서황급히도망쳐나오게되는일이발생한다.그일로클리프턴아저씨는교도소에수감된채재판을앞두고있고,델라와수키는사회복지사의도움을받아프란시스아줌마집에서생활한다.델라는새로운학교로전학을가고,수키는독립을꿈꾸며아르바이트를시작한다.어릴때부터무책임한엄마대신델라를돌봐온수키는클리프턴아저씨이야기만나오면극도로예민해진다.
한편,델라가다니는학교에서는트레버란남자애가날마다문제를일으키면서담임선생님의눈총을받는다.여자아이들의등을꼬집으면서‘아기’라고놀려대는데,여자아이들은이문제로시끄러워지는것이싫어서묵묵히감내한다.그리고언젠가부터수키는날마다한밤중에비명을지르며잠에서깬다.하루가다르게야위어가면서신경이매우날카로워진다.그러던어느날밤,오줌이마려워잠이깬델라는거실로나갔다가끔찍한장면을목격하는데…….
이작품은델라와수키가위탁모인프란시스아줌마의집으로들어간시점에서시작한다.그러면서일주일전에왜엄마의동거남이었던클리프턴아저씨집에서둘이도망쳐나오게되었는지를실타래에서실을풀듯조금씩조금씩들려준다.
델라의시선으로써내려간이이야기는사건의진실이하나씩밝혀질때마다긴장감을드높이며가슴을조여온다.클리프턴아저씨는수키에게경제력이없다는점과동생인델라를끔찍이아낀다는점을이용해수년간그루밍성범죄를저지른다.자신이아니면돌봐줄사람이없다는것을빌미로가스라이팅을하면서불안감과두려움에휩싸이도록조장한뒤오랜세월동안성폭력을가해온것이다.
작가는성폭력피해자들이잔인하고끔찍한일을겪고도누군가에게드러내놓고도움을청하기가얼마나힘든지를알리려노력한다.또한주변인들의역할이무척중요하다는사실을연거푸강조한다.그래서성범죄가일어나는정황에집중해자극적으로이야기를풀어내는데집중하기보다는,그런사건이일어난후두자매가어떤식으로트라우마를극복하고자존감을회복해나가는지에더초점을맞춘다.
처음에는델라와수키역시대부분의성폭력피해자들이그러하듯,이모든일이자신들때문에생겨난거라고자책하면서죄책감에빠진다.특히나델라는수키의자살시도를목격하면서엄청난죄책감에휩싸인다.자신이언니의아픔을일찍알아채지못해서이런일이벌어졌다고생각하는것이다.
두자매의몸과마음이건강해지기를기도하며물심양면으로애쓰는주변사람들,즉프란시스아줌마와사회복지사,그리고심리상담사는그모습을안타까이여기며끊임없이이렇게말한다.너희의잘못이아니라고,그런일을저지른사람이나쁜거라고,그런사람때문에너희의미래를망쳐선안된다고,앞으로얼마든지행복하게잘살수있다고…….

“어,아직아기잖아?”
장난으로치부되기십상인아이들사이의성희롱

이작품에서는델라와수키가겪는그루밍성폭력외에다른한줄기의이야기가더있다.바로델라의반친구들이트레버라는남자아이에게겪게되는성희롱이다.트레버는같은반여자애들의등을꼬집어보고선,브래지어를착용하지않았을땐바로“아기구나!”하고큰소리로놀린다.여자애들은트레버의그런행동이끔찍하게싫으면서도그저제풀에꺾이길바라며저항하기보다는무시하는방법을택한다.(트레버엄마로대변되는어른들역시잘못을정확하게짚어내기보다는‘아이들끼리장난좀친것가지고수선을피우냐’는식으로얼렁뚱땅넘어가려는모습을보이기도한다.)
하지만델라는생각이다르다.허락없이남의몸을만지는것은잘못된일이기에,트레버와끝까지싸워서벌을받게해야한다고주장한다.델라의끈질긴노력끝에트레버는학교에서징계를받게되고,델라네반아이들은이런일일수록드러내놓고맞서싸워야반복되지않는다는사실을깨닫는다.
두줄기의이야기에서작가의메시지는분명하다.성희롱이나성폭력을당한사람이스스로그사실을이야기하고목소리를높여야예방할수있다는것이다.그런피해를입었을땐쉬쉬하지말고안전한상황에놓일때까지계속말해야한다고강조한다.(그래서원제가‘FightingWords’인듯.)거꾸로누군가가자신에게그런피해를입었다고털어놓는다면,불편해하거나의심하지말고그말을믿어주어야한다는당부도잊지않는다.
이작품은성폭력,자살,필로폰,문신등다소자극적인소재를다루면서도거칠거나폭력적인단어나표현을거의쓰지않는다.델라는자기주장이뚜렷하고언행이다소거칠긴하지만,수키가많은사람의공감을얻기위해서는나쁜말을쓰면안된다고한말에따라욕이나오는대목을‘눈’이나‘눈송이’,‘눈사람’같은말로바꾸어나타낸다.(욕을내뱉고싶을때‘눈’이라고하는순간,마음이몽글몽글해지면서화난마음이누그러지는예상밖의긍정적효과를얻을수있다.)
욕을‘눈’으로귀엽게표현하는데서짐작할수있듯이,이작품은이야기를결코교훈적으로풀어내지않는다.주제가풍기는분위기와는사뭇다르게,열두살델라의시선으로통통튀는어법을구사한다.아이의시선에서사건을바라보고해법을찾아나가는것이기에읽는재미또한아주쏠쏠하다는게이작품의아주큰매력이다.
불행중다행으로,델라와수키곁에는프란시스아줌마와티나네가족,델라의반친구들,또수키의직장동료들이있다.그들이건네는따뜻한시선과말들은책장을덮을때까지마음을훈훈하게만든다.그만큼타인을향한‘선한영향력’에관해많은생각을하게하는작품이다.
“아이한명을키우기위해서는온마을이필요하다.”라는아프리카속담처럼,나쁜어른에게상처받는델라와수키를위해수많은사람들이애정어린시선으로위로하고응원하는모습이사뭇감동적이다.세상에는나쁜어른들만있는게아니라는희망적인메시지를덤으로얹어주는느낌이라고나할까?그래서인지당당하고씩씩하게자신의삶을개척해나가는델라와수키를진심으로응원하게될뿐아니라아프고슬픈이야기를읽고서도입가에슬며시미소를짓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