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보이 비 - 라임 청소년 문학 58

허니보이 비 - 라임 청소년 문학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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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생에도 리셋 버튼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너저분한 과거를 지우고 다시 살아 보고 싶어!
아버지가 처참하게 죽은 현장에서 혼자 살아남은 연우,
사람들은 그를 불쌍한 아이, 혹은 괴물 같은 아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연우의 평범함은 사라졌다.

아버지에서 자식으로 대물림되는 폭력의 고리를 끊고
한사코 희망을 선택해 가는 아이 이야기
저자

윤해연

2014년비룡소문학상을수상하며등단했다.지은책으로청소년소설《그까짓개》,《우리는자라고있다》,《일인용캡슐》(공저),《외로움의습도》(공저)를비롯해,동화《오늘떠든사람누구야?》,《빨간아이,봇》등이있다.

목차

지상에서가장달콤한‘Honey’
떠난벌은돌아오지않는다
아픈것도선택할수있다면
젖과꿀이흐르는땅
벌을쫓는아이
기억은영혼의반영이다
도태된벌
벌을받는아이들
밀랍으로만든집
방문자들
라마다호텔
지옥의문을지키는거인
어느날의냄새
허니보이비

출판사 서평

“번번이길을잃는다해도언제나태양은뜨고,
태양이뜨는한춤을추고있을테니까.“
‘보령사건’이후연우의세상은온통‘처음’인일투성이다.아버지의죽음도,사람들의관심과친절도,서울살이도,카페에서알바를하는것도,심지어5년전에가출한엄마를찾아가는것까지……,힘에부치는처음뿐이다.아버지의폭력으로시들어갈때는못볼것을본양눈돌리기바빴던사람들이,이제는자꾸만연우를찾아와말을건다.허울좋은관심은결국단하나의질문만을남긴다.‘아버지를죽인게너니?’조금씩지워지고잊히던일들은다시금생생히되살아나불안의양식이되고,‘잘못했으니까벌을받아야지.’라던아버지의말은저주처럼연우의인생을옥죄어온다.

누군가벌통을건드려아버지를죽였을지도모른다는소문이떠도는걸나도들었다.그누군가가바로나인것이다.나도궁금하다.아버지그림자만봐도벌벌떨었던내가과연그럴수있는지._본문중에서

그런연우에게진우삼촌과카페‘Honey’의친절한(?)알바해나는유일한안식처이다.진우삼촌은아무것도묻지않고자신의공간을선뜻내어주며세상의모진공격을막는보호자를자처한다.타인의선의를의심하고상처받기전에상처주는데익숙했던연우의강퍅한마음은진우삼촌의포기를모르는믿음앞에서조금씩말랑해지기시작한다.여기에첫만남에서부터같은영혼을가진종족인걸한눈에알아보았던해나와도‘벌’과관련된신비한비밀을공유하면서거리감을부쩍좁혀‘우리’로묶이는관계가된다.
지옥같았던과거를잊고남들처럼평범한삶을살수도있을거라는기대가조금씩차오르던어느날,사건현장에서오래전집을떠난연우의엄마를목격했다는이야기가수면위로떠오른다.조금씩선명해지는그날의기억은연우의삶을다시금요동치게만들고,여기에진우삼촌과해나의개인사,카페‘Honey’를둘러싼갈등,엄마가감추었던비밀이얽혀들면서이야기는새로운방향으로급선회한다.

막막하게외롭고투명하게불행한우리가희망을기다리는방식에대하여
《허니보이비》는가족안에서영원히약자일수밖에없는아이들이보호는커녕폭력에시들어가는현실과그로인한절규의목소리를‘벌을부르는아이’라는판타지적설정을가미해그려낸감정의온도가뜨거운이야기이다.연우를지키기위해,혹은연우가사랑하는사람들을지키기위해벌들이무리를이루어추는거대한춤사위는몰입감을배가시키는것은물론이고카타르시스까지준다.누구의보호도받지못한아이가소중한사람을지키기위해모든것을걸고발버둥치는모습은일견충격적이고결국애처롭다.
그러나이이야기는납작한복수극이아니다.‘부모로부터벌을받는아이’인연우와해나가대물림되고학습되는분노와폭력의고리를끊고,마침내과거와완전히이별한뒤다르게살기를스스로선택하는이야기이기때문이다.포기와자해,혹은무심속에숨어있던아이들이진우삼촌의한결같은애정과관심세례로인해인간에대한믿음을회복하고자신을용서하며미래를한땀한땀만들어가는과정을섬세하게그려냈다.또한그들만의새로운보금자리를만들어정성껏돌보는대안적가족공동체의모습은단순히혈연으로맺어져폭력조차용인되는것이진짜가족인지에대한의미심장한질문을던진다.

나는그저벌이지나갈자리를마련하고싶었을뿐이야.너와해나가쉬어갈수있는자리를만들고싶었던것처럼.내게잠시와쉬어가는벌처럼해나와너도그렇게안전하게자라서이포악한세상을지나어른이되길바라._본문중에서

매일같이아동학대와가정폭력뉴스가보도되고,노키즈존논란과O린이라는단어의유행속에서아이들은끊임없이사회에서배제되고차별받고있다.‘한사회가아이들을다루는방식은그사회의영혼을드러내보여주는것’이라는넬슨만델라의이야기나‘아이한명을키우는데한마을이필요하다는말처럼,아이한명을학대하는데도한마을이필요하다.’는영화'스포트라이트'속대사가절로떠오른다.《허니보이비》는우리에게사각지대에방치된아이들의고통을언제까지모른척외면할거냐고,지금이순간에도비극은계속되고있다고,안전하게보호하고돌보지는못할망정,아이들의세상을빼앗지는말아야하는것아니냐고먹먹하게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