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던 아이 - 라임 청소년 문학 59

잘 모르던 아이 - 라임 청소년 문학 59

$11.00
저자

은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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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스토커
한소리가있어
너의시작
동생년
잘모르던아이

출판사 서평

가끔은힘내지않아도괜찮다고,
지금그대로도충분하다는말을건네는다섯빛깔이야기

자신만의빛깔찾기와관계맺기를고민하는성장의문턱을그리다!
MZ세대의특징중하나가바로MBTI,즉성격유형검사에진심이라는점이다.한국리서치에따르면젊은세대일수록MBTI가무엇인지잘알고있으며,그결과를신뢰한다고한다.MZ세대에게는MBTI가단순히인터넷에서유행하는가벼운테스트가아니라자기소개의수단이나마찬가지인것이다.이러한열풍은타인과의관계맺기나채용시장에까지영향을미치고있다.물론검사의결과를맹신하거나특정유형을일반화해배제하는등의문제점도있지만,그래도자신과타인을이해하는수단으로서는긍정적인측면도있는게사실이다.이렇듯시대에따라유행하는방법은달라도자아를탐구하고자하는열풍은시들지않고있다.우리는자신과타인이언제나궁금하며,서로관계를맺는것이중요한사회적인동물이기때문이리라.
《#구멍》으로성장의변곡점을지나는청소년들의숨가쁜현실을사려깊은문장으로형상화한바있는은이결작가가이번에는단편소설집《잘모르던아이》로돌아왔다.
사람이든물건이든한번꽂히면뜨겁고집요하게쫓는것밖에모르는지애의일방적인애정공세로인해벌어진아슬아슬한추격전과반전결말을담은<스토커>,가정불화로모두가떠나기만하는집에남겨진막막함과불안함에시달리던유경에게찾아온환청의정체를밝히는<한소리가있어>,짝사랑으로끝난첫사랑에억울해할새도없이절친민규의어마어마한고백에명치를얻어맞은자영의험난한성장통을다룬<너의시작>,부모님의이혼과재혼으로재편된가계도에한발씩걸쳐둔채나쁜딸이자철없는아이로몰린해진이의붓여동생의뻔뻔한계획에휘말리는과정을그린<동생년>,그리고엄청난무게가실린비밀을덥석안긴중학교동급생K와우연히스치는바람에봉인된자신의비밀과직면하게된이진의이야기를그린표제작<잘모르던아이>까지…….작가는나와타인을제대로이해하고자하는욕망과‘우리가될수있을까?’하는관계맺기에대한고민을다섯편의이야기속에담아냈다.

“저따라다니지않았으면좋겠어요.”+<스토커>

지애는‘사람이든물건이든한번꽂히면그것밖에모르’는지나친열정의소유자다.이번에는동네에막이사온중학교후배‘쏭’에게꽂혔다.처음엔반짝반짝윤이나는머릿결을가졌으면서과감하게투블록커트를한겉모습에눈길이갔다.그러다가엄마심부름으로들른쏭의집에서주고받은잠깐의대화를통해마음을굳혔다.등굣길을함께하며쏭의취향과SNS를알아낸뒤부터는뜨거운애정공세를퍼부었다.‘좋은징조’만이가득한나날이었다.쏭의일거수일투족과친구관계를낱낱이파악하고틈만나면마주칠기회를만들었지만,이상하게도관계가무르익기는커녕삐거덕거리는불협화음을낸다.급기야쏭을쫓던지애주변에이상한일이모여들기시작하고,잃어버린물건들이담긴상자가한밤중에배달되며오싹한충고가날아든다.상대방이원치않는마음을일방적으로쏟아붓는방식의관계맺기가가진폭력성을섬뜩한반전속에담아냈다.

‘흐느끼는것의정체를알아버렸다.’+<한소리가있어>

얼마전까지만해도유경의집에는가족들이싸우는소리가가득했다.하지만할머니가돌아가신뒤엄마는지방근무로,언니는대입실패후가출로집을떠나버렸다.막다른골목끝집으로돌아오는건유경뿐이다.아니,뜬금없이유경의귓가를두드리는정체모를소리도함께였다.당신마음대로해야성에차는강압적인아빠의곁에서막막함과불안함에짓눌려있던유경은자신의처지와꼭닮은상자속강아지를지나치지못하고집으로데려온다.개를좋아하는언니를집으로불러들일유인책이라고아빠에게변명하면서.유경의짐작대로돌아온언니는개에게용구라는이름을붙이고살뜰히돌본다.하지만유경의신경줄을팽팽하게당기며지속되던잠깐의평화는결국허무하게무너지고만다.가정불화로인한정서적학대로인해환청에시달리는아이의불안한내면을정밀하게그리는동시에,아이가마침내‘골목을벗어날용기’를내어내딛는발걸음을안도하며응원하게되는이야기이다.

“큐규,더못참겠어,고백할까봐.”+<너의시작>

잠룡태권도관장님이아빠인자영은친구들사이에서‘상담사’로통한다.실상은모태솔로이고,연애는책이나웹툰그리고각종영상으로배운게다라는비밀을아는사람은절친인민규뿐이다.그러던어느날,자영에게도‘오빠’라고부르고싶은사람이생긴다.도장에새로온스물일곱살막내사범에게자신은고용주의미성년자녀일뿐이지만,자영은제멋대로뻗어나가는감정에푹잠겨로맨스웹툰의주인공인양속앓이를하며오빠의주변을맴돈다.괜한시기심때문인지소극적인태도를보이는쪼잔한민규의도움없이고백을감행한디데이.자영은갑작스럽게나타나찬물을확끼얹는민규때문에고백도못해보고첫사랑에종지부를찍는다.괘씸한절친은원수가되더니죽지도않고되돌아와어마어마한비밀까지투척해버리는데…….각자의빛깔을찾는청소년기의방황과성정체성에대한고민,어른이되는길목에서만나게되는삶의의외성과다양한선택지를경쾌한필치로그렸다.

“왜나때문이야?”+<동생년>

여름방학을하는날,우연에우연이거듭된일로지구대를방문하게된해진은결국엄마에게떠밀려재혼한아빠집으로간다.그리고그집에서‘아무일도일어나지않았는데엄청난걸목격’한다.아줌마를만나는것까지는각오했지만,자신보다키가한뼘이나큰의붓여동생지원과아줌마배속아기의존재는상상도못했기때문이다.부모님의이혼으로가족에관한기대치가사라진지오래지만,아빠가이룬완벽한가정을본순간해진의마음은굳게닫혀버린다.그후온몸으로강렬한거부감을내뿜는데도,지원은‘언니를가져보는게평생소원이라도되는것처럼쩍쩍달라붙’는다.그것도모자라부모님앞에선내색도하지않던내밀한감정을드러내며다짜고짜해진에게의지하더니뻔뻔한제안을하기에이른다.재편된가계도이쪽저쪽에한발씩걸쳐둔채죄책감과그리움에시달리는아이들은또다시부모의기대에부응하느라노곤하게지쳐버린다.가족이처한중대한문제에서결정권을박탈당하고철없는아이로내몰리기일쑤인해진과지원이둘만공감할수있는감정을나누며껄끄러운상황을돌파해내는성장의문턱을담았다.

“있잖아,아무한테도말하지않은비밀이있는데.”+<잘모르던아이>

고등학교졸업식날,폭설이내린산을보기위해짧은여행길에오른이진은터미널에서중학교때동급생K를스치듯본다.이름조차가물가물한아이를다시만난순간,이진의시간은빠르게과거로물러난다.중학교3학년2학기때이사와전학을간이진은다시는건물옥상에올라가지않겠다는약속을한뒤상담센터에들러청소로시간을때우며지낸다.그런이진의단조로운일상속으로상담센터에서만난K가불쑥뛰어든다.친절하게말을걸고,소소한것을나눠주고,등하굣길과쉬는시간을함께보내며K의친밀함에스며들면서도이진은슬쩍마음의거리를둔다.마음의깊이가시간에꼭비례하는것은아니라고생각하면서.졸업식예행연습이있던날,이진을불쑥찾아온K는엄청난무게가실린비밀을털어놓고,이진은매몰차게화를내며K를뿌리친다.그로부터3년의시간이흐른지금,과연이진은K처럼봉인된비밀을다시펼쳐볼수있을까?어떤일들은묵혀둔채숙성될시간이필요하다는것,감당할수있을때다시직면하는것도용기라는것,그순간은오롯이자신의몫이자선택이라는메시지를서정적인필치로그렸다.

《잘모르던아이》는센척하며거친말을툭툭내뱉어도말랑말랑여린청소년들의속마음에주파수를맞추고,뭐든될수있지만아무것도되고싶지않을때도있는이들의혼란스럽고도불투명한마음을다정하게끌어안는문장속에녹여낸소설집이다.프리즘을통과한햇빛이여러색깔로나뉘는것처럼,청소년기를통과하며저마다다른빛깔을갖게되는모든성장의순간을적극응원하며따뜻한지지를보내는마음을담뿍담아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