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늙은 강아지, 쫑투

내 늙은 강아지, 쫑투

$12.50
Description
“쫑투는 내 청춘이자 내 중년입니다. 영원한 내 강아지,
쫑투와 함께한 모든 순간이 참 좋았습니다.”
19년을 함께한 반려견이 전하는 다정하고 아름다운 풍경
2003년 1월, 문득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저자는 지인을 통해 말티즈와 요크셔테리어 사이에서 태어난 강아지 두 마리를 마주했습니다. 활동적인 강아지와 기운 없어 보이는 강아지, 저자는 “힘없는 강아지 데려갈게요.” 하고는 5만 원을 주고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왔는데요. 이것이 저자와 강아지 ‘쫑투’의 첫 만남에 관한 이야기의 전부입니다. 쫑투가 엄마 아빠 개, 그리고 언니 강아지와 이별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고, ‘애완견 산업’의 문제점 같은 고민은 아예 떠올려보지도 않았지요.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무식하고, 무식하고, 무식했습니다.”
시작은 무식했지만, 함께하는 동안에는 최선의 사랑이 머무릅니다. 그럴 수 있었던 상황이어서 그랬지만, 저자는 지금까지 쫑투를 다섯 시간 이상 혼자 집에 머물게 한 적이 없거든요. 정확하게는 거의 혼자 두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저 그래야 할 것 같아서, 강아지와 함께 살기로 한 이상 강아지를 외롭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랬습니다.
쫑투는 곧 열아홉 살이 됩니다. 저자는 쫑투를 ‘잘’ 떠나보내고 싶습니다. 거울 보고 놀라던 쫑투, 아주 작고 귀엽게 소리 났던 쫑투의 첫 방귀, 낯선 곳에 가서도 화장실을 찾아 잘 쉬야하던 쫑투의 비상한 능력, 10년을 같이 살았던 쫑투의 친구 ‘깜비’, 일어나자마자 발등 위에 뽀뽀해주던 쫑투의 아침 인사, 산책을 자주 다녀도 언제나 아기 발바닥처럼 부드러운 쫑투의 발바닥, 이사 전 원룸 근처를 산책할 때면 골목을 돌아 옛날 집을 찾고는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그 앞에 서던 쫑투, 이제는 점점 앞도 잘 보이지 않고 귀도 잘 들리지 않게 된 쫑투……. 이것은 아기 강아지가 이 세상에 와서 어떻게 존재하다 사라졌는지를 담아낸 작고 깊은 책입니다. 아니, 사라짐이 아닙니다. 저자의 마음속에, 또 이렇게 책으로 남았으니까요.
저자

박김수진

강아지형상의딸인‘쫑투’와강아지형상의아들인‘깜비’의엄마이다.2003년10월부터레즈비언생애기록활동을해오고있다.[레즈비언생애기록연구소]의대표이다.낸책으로는레즈비언바로알기입문서『너는왜레즈비언이니?』와동물권입문서『고기로태어나고싶은동물은없습니다』가있다.

목차

무식하고,무식하고,무식했습니다
우리쫑투는물을참잘마셔요
쫑투에게는엄마가넷이에요
맑고곱던쫑투의하울링소리
쫑투의비상한능력
쫑투는내청춘입니다
아침인사
오랜시간바닥생활을했어요
천하장사
어젠쫑투가아팠어요
우리쫑투는속박과구속을싫어합니다
쫑투의발바닥
협상가,박쫑투
사랑하는쫑투는예쁘기도하지요
할머니와쫑투
깜비와함께
똘똘한깜비
서강대교표지석은깜비표지석이기도해요
깜비와의이별
쫑투와나의하모니카
쫑투와펜션여행
쫑투의하루
눈에넣어도아프지않을거야
★★펜션
온바닥에배변패드
결혼식에초대받은우리가족
그래도나는쫑투를사랑합니다
결혼식에다녀왔습니다!
봄날처럼따뜻한날이네요
버둥거리는증상
두번째방문미용
쫑투의방을만들어주었습니다
쫑투와봄산책을합니다
쫑투가
숨을멈추었습니다
인사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특별히잘해준것도없는데어쩌면이렇게
매일매순간우리를반가워해줄까요?”
고맙고또고마운반려견을끝까지사랑하는어떤사람의이야기

반려견과함께하는사람이라면많이공감하실겁니다.우리강아지들은어떻게그렇게매일매순간우리를반가워해주는걸까요?참으로고마운존재들입니다.재활용쓰레기를버리기위해잠깐밖에나갔다들어와도쫑투는오랜만에만난것처럼저자를반깁니다.몇시간지나상봉할때의쫑투는아주날아다녔습니다.온몸으로“넘나좋아!”라며원망하는눈빛하나없이마냥반가워만해주었지요.방안에함께있을때,쫑투는저자를하염없이바라보고있는때가많았습니다.저자가과제를하고,공부를할때……쫑투는저자만을바라보고앉아있었어요.가끔일을하다가쫑투를바라보면언제나서로를바라보게되는거죠.네,언제나요.쫑투는내내저자를바라보고있었으니까요.하지만이제쫑투는저자를바라보지않습니다.저자가어디에있는지조차보이지않기때문입니다.그래서이제는……저자가쫑투가까이에서쫑투를하염없이바라봅니다.쫑투가고개를돌리다가우연히저자를발견,둘의눈이마주할수있도록말입니다.

저자는이사회에서‘레즈비언’이라불리는소수자이고,파트너와함께살고있습니다.쫑투는레즈비언엄마들을둔특별한강아지인셈이지요.쫑투는엄마들이레즈비언이라고싫어하거나혐오하지않습니다.아무상관없는일이라고,아니,엄마가둘이나있어서더좋다고해주는고마운쫑투입니다.레즈비언커플인두사람은웬만해선결혼식에참석하지않았는데,쫑투가들러리로서는강아지결혼식에초대를받아서즐거운마음으로결혼식에참석합니다.웃음이끊이지않았던우당탕탕결혼식은어쩐지애틋한한장면이기도합니다.

……어느새쫑투가세상을떠난지600일이훌쩍넘었습니다.저자는매일쫑투이름을부르고,매일쫑투방석이놓여있던자리에앉아쫑투생각을하고,사흘에한번씩은쫑투와깜비의유골이담긴유골함을살살흔들어쫑투와깜비몸의일부인뼛가루가굳지않도록하고있습니다.이책『내늙은강아지,쫑투』는또다른한생명곁에서살아간다는것이어떤일인지,끝까지사랑하는것이어떤모습인지담담하고따스하게보여주는어떤사람의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