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손이 내게 말했다 (이정화 에세이)

나의 손이 내게 말했다 (이정화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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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오래 못 본 친구에게 건네고 싶은 글들. 다정하고 아름답다.”
바닷가 마을 낡은 아파트가 제2의 집 ‘봉수아’가 된 이야기.
통영과의 사랑은 사고처럼 일어났습니다. 은사님이 통영의 작은 집을 잠시 빌려준 게 시작이었죠. 도마를 탁탁 치며 고기 손질하는 소리, 손님을 부르는 아주머니들의 사투리, 첨벙거리는 물소리가 뒤섞여 빠르고 바쁘고 질서 있게 삶으로 요동치는 곳… 저자는 통영 시장의 광경에 누군가 바닷물이라도 끼얹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일도 생활도 불안정해 마음이 허공에 떠 있었던 그는 그곳에서 진짜 삶을 보았습니다.
서울에서 통영을 오가는 것으로 모자라, 저자는 덜컥 집을 샀습니다. ‘무용이’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무용이가 뭐냐고요? 작은 아파트 창문 너머에 살고 있는 세 그루 나무에 그녀가 지어 준 이름입니다. 왠지 마음이 가는 나무, 자고 일어나 창밖으로 그 오래된 나무를 오래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다정한 세 그루 나무에 반해서 구매한 낡은 아파트에는 ‘봉수아(烽燧我, 봉숫골에서 자아를 살펴보라)’란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있는 돈으로도 모자라 대출까지 받아 뜬금없이 통영에 아파트를 사다니. 하지만 그녀는 생전 처음 온전히 스스로를 위해 쓴 돈이 후회되지 않습니다. 가난에 쫓기던 이십 대 시절부터 글을 마음껏 쓸 수 있는 나만의 방, 언제든 편안히 작업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간절했으니까요.

불안을 안고 살고, ‘일 중독자’라 불리던 저자는 일과 공부로 삶을 채워 온 사람입니다. 우리의 몸과 손을 일하고 공부하는 데만 쓰면 어떻게 될까요? 노는 법, 쉬는 법, 자는 법을 잃어버립니다. 몸이 하는 경고를 듣지 못한 채 ‘생활 바보’가 된 저자는 나날이 기력을 잃어갔습니다. 그럴 때에 통영이 찾아왔고, 통영 속에서 생기를 되찾은 겁니다. 저자는 자신을 알고, 잘 놀고 잘 쉬는 방법을 통영에서 천천히 배워갑니다. 통영과 봉수아가 저자에게 숨구멍이 되어 준 것입니다. 이 책을 읽은 작가이자 팟캐스터 김하나는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거짓말처럼 통영의 햇살과 바다, 벚꽃과 골목들이 나의 시간으로 여여히 스며든다. 그러니 이 책이 내게도 숨구멍을 틔워 준 셈이다. 바삐 사느라 오래 못 본 친구에게 건네고 싶은 글들. 다정하고 아름답다.”며 추천사를 건넵니다. 편집자이자 작가 김화진 역시 “나는 정화가 책과 작가만 추천해 줄 줄 알았는데, 내가 상상만 했던 삶의 방식까지 추천해 줄 줄은 몰랐다. 시간이 지나 내가 정말로 바닷가 마을에 살기로 결심하게 된다면, 내 등을 밀어 준 손들 중 정화의 글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며 추천의 말을 보탭니다. 읽으면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문장들, 어쩐지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보고 싶어지게 하는 이야기, 당장 통영으로 달려가고 싶게 만드는 책 『나의 손이 내게 말했다』입니다.
저자

이정화

닉네임은앨리스.문학과철학과미학을공부했다.문화예술관련매체에칼럼,미술비평등을게재했으며,독립에디터로서프로젝트를기획및편집했다.잡지와단행본과도록편집자를오가다지금은해외문학편집자로서꽤오래정착해서일하고있다.기획프로젝트로〈옆집에사는예술가〉(경기문화재단),〈앨리스프로젝트〉(넥슨코리아)등이,엮은잡지로내적자신감회복을위한독립출판프로젝트《냄비받침》(1호부터5호까지),《PUB》(경기문화재단)등이,책임편집한도록으로『박서
보:지칠줄모르는수행자』영문판,『광장:미술과사회1900~2019』(국립현대미술관)국문,영문판등이있다.

인스타그램@yieunhyi

목차

프롤로그

1부.봉수아,통영
왕벚꽃
용화사
피아노
세병관
호사
시장
섬
터널
다정함
고양이
나의손
잃어버린시간

2부.봉수아,봉수아
무용이
‘벽지5겹’실화입니까
곰팡이
봉수아
선물
전환
술꾼
생활바보
두번째짓기
귀를기울이면
서원

에필로그
가장사적인통영사진첩

출판사 서평

김하나,김화진의다정한추천!

“한마디로이책은그리운누군가에게손을흔드는이야기다.”
입맛을돋우고마음을채워주는음식과예술,
고요하게오롯이나로서존재할수있는곳…통영.

지치고힘들때,저자는통영을떠올립니다.도시에서짙게쌓인피로를푸는가장현명한치유법은자연이라서그렇습니다.나무와숲,은갈치빛바다,소박하게흘러가는통영의일상이긴장을풀어주고식욕을일으킵니다.책속등장하는통영의음식들에절로군침이돕니다.온갖해산물로국물을낸서호시장의개운한시락국,만재도에서돌아갈배를기다리며먹은해물라면과파전,숙취를씻어주는맑은국물의사량도해물짬뽕까지.그뿐아닙니다.‘제2의집’봉수아가있는마을봉숫골에도바다를듬뿍담은음식들이가득해요.신선도100퍼센트의에비텐동,싱싱한갈치조림에산양막걸리,관광객보단주민들이많이찾는북신시장에서마주한광어회와오징어회,바다를보며긴장을내려놓고마시는맑은술한잔까지.무엇보다입맛,술맛,살아갈맛돋우는최고의찬은통영의푸른바다였을지도모르겠습니다.
배를채웠다면이제마음의허기를채워야겠죠.긴장을내려놓고자기자신과마주하게만드는곳,통영입니다.저자는어느날은절용화사에들러,그곳에펼쳐지는바다절경을누립니다.용화사를배경으로박경리작가가쓴소설을곱씹어보기도하고요.또어떤날은관아로쓰였던세병관에들러그나무마루에앉습니다.하염없이멍하니산과바다를바라보며“굳이뭘보태지않아도될만큼”느긋해지는법을배웁니다.통영에서제일“으뜸가는호사”인자연속을마음껏거닐었다면,다음은그속에서예술을남긴사람들의발자취를따라가볼시간입니다.전혁림과박경리,김춘수,윤이상,이중섭……통영엔그들의기념관,생가,미술관등우리의마음을충만하게할예술이가득합니다.
『나의손이내게말했다』는관광책자나검색포털에선만날수없는한사람의통영여행기입니다.머리로만살던‘생활바보’가몸과마음의조화를이루는법을배워나가는이야기입니다.자존감을잃어버린내면아이가자신의‘잃어버린시간’을찾아가는과정의기록입니다.조금늦게‘사는법’을배우고싶어하는이들에게건네는편지같은글입니다.크고작은실패로힘겨워하는누군가에게,아픈시기를견디는이들에게나도그렇다고내미는손길입니다.한마디로이책은그리운누군가에게손을흔드는이야기입니다.그녀의눈으로통영을읽게되면,여러분도통영이금세좋아질거예요.통영의오래된동네골목을거닐며내조급함의이유가무엇인지,정말바라는것은무엇인지내가나에게물어보고싶어집니다.바다와편백숲,자연을눈에담고서걷고또걸으며마음에쉼표를새기고싶어집니다.우리,언젠가,통영에서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