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작은 구원 (아버지 없이 자란 한 사람의 내면 일기 | 고아롬 에세이)

나를 위한 작은 구원 (아버지 없이 자란 한 사람의 내면 일기 | 고아롬 에세이)

$15.00
Description
“나는 나로서 고유하게 자유롭기를 꿈꾼다.
아버지 얘기를 쓰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이 책은 1인출판사 ‘책나물’의 열다섯 번째 책이자 작가의 첫 책입니다. 처음 메일함에 도착한 원고를 봤을 때, ‘어쩜 이렇게 솔직하게 쓸 수 있었을까? 이런 이야기는 작가에게도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작가가 두 번째, 세 번째 책을 쓴대도 이 글과는 다른 빛깔일 수밖에 없겠다.’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데뷔작일 때만 느낄 수 있는 모나고 거친 면모, 그래서 고스란히 개성이 묻어나는 이야기에 자꾸만 눈길이 갔습니다.

아버지는 부재함으로써 내 인생에 누구보다 큰 영향을 끼쳤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졌다는 생각, 그 두려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후회… 이런 쓸모없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 들끓었기 때문에 나는 언제고 얼굴 없는 아버지를 기억했고, 뜯어 먹고, 잘근잘근 씹어댔다. (…) 나는 언제나 결벽증 환자처럼 나에게 아버지와 닮은 모습이 단 하나라도 있다면 지우기 위해 벅벅 긁어댔다. 그러는 동안 나라는 존재도 함께 지워졌다. _본문에서

그렇습니다. 이 책은 부제 ‘아버지 없이 자란 한 사람의 내면 일기’란 말에 걸맞게 아빠 없는 삶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한부모 가족으로 이루어진 가구는 151만 가구가 넘습니다(2021년 기준). 이 수치는 전체 가구의 약 7% 정도인데요. 자녀가 결혼했거나 독립해 따로 사는 경우는 포함하지 않았기에, 실제 한부모 가정은 더 많습니다. 저자는 당시 투고 메일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한부모 가정의 아픔은 평면적이고 드라마 속 클리셰처럼 허무하게 표현됩니다. 아버지가 없어서 남자답지 못하다는 성차별적 편견은 덤이고요. 저는 우리에게 우리의 고통을 표현할 언어가 필요하다 생각해, 이 에세이를 썼습니다.”
그리하여 이 에세이는 무엇인지 한 단어로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휘둘리며 살던 저자가, 자신의 감정을 바라보고, 그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아냈습니다. 저자와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수많은 한부모 가족에게는 공감과 격려를 전할 수 있을 겁니다. 어떤 형태의 가족이냐에 상관없이 가족에 대해서,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또한 삶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기도 합니다.
저자

고아롬

혼란스러웠던삶에서글쓰기가구원이되었다고말하는사람.
지독했던학창시절을보내며왜이렇게삶이불행한지고민했다.결론에도달한것이아버지의부재였다.아버지만있었다면,내삶이더나아졌을까?싹튼의문은금세자라나몸을뒤덮었고그어둠속에서이책을썼다.
이것은첫책이다.

목차

그애비없는후레자식이접니다
1993년6월16일
아버지에게바치는오래된편지1
고작구두한켤레
내안에서뭔가가무너진날
손톱밑가시가나도모르는새에썩어버렸다
모멸감에대하여
태어나자마자버려졌다는생각,그두려움
나에게도아버지가있었더라면
좋은아버지란어떤아버지일까
아버지에게바치는오래된편지2
나와형,그리고엄마는서로를핥듯이보았다
내이야기가누구에게가닿을수있을까싶을때1
내이야기가누구에게가닿을수있을까싶을때2
20년이흐르고문득아버지를만나고싶어졌다
형의결혼식
아빠없는게죄인가요?
애정결핍
아빠가없으면뭐어때서
아버지에게바치는오래된편지3
아버지와내가닮았다면어떻게해야할까
그누구의잘못도아니야
그애비없는후레자식이살아가는법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내가아버지와닮았다는사실은나에대해서아무것도말해주지않는다.”
스스로를증명하다지친한사람의결핍이만들어낸반짝이는성장담
사람들은‘가난을부끄러워해서는안된다’하고쉽게말합니다.저자가담아낸가난을읽다보면,책상머리에서별다른고민없이내뱉는이러한조언이얼마나얄팍한가생각하게됩니다.저자는가난한아이들이굶지않도록구청에서발급해준식사쿠폰을‘종이쪼가리’라표현합니다.“굳이‘종이쪼가리’라고낮춰서말하는이유는그종이가정말외관상허접했기때문이다.꼭부루마블에서사용하는가짜화폐같았다.흰색바탕에주황색글씨로점잖게뭐라뭐라쓰여있었지만,나는본능적으로이종이로무엇인가를사먹는순간,아담이선악과를먹고벗은몸을부끄러워했듯이,나또한나의가난을온전히받아들이지못하고발가벗은것처럼부끄러워하리란걸알았다.”고쓰고있지요.“얼마나불쌍한지테스트하는심사에서는한번도떨어진적이없었다.지원하기만하면우리는나라에서나학교에서늘무엇인가지원받을수있었다.적어도가난에있어서는꽤자신있는집안이자어떤보조금도타먹을수있는보증수표나다름없는집안이었다.”블랙유머로전하는집안현실이지만,사실그과정이쉽지는않습니다.가난을증명하는일은지난하고복잡하고,그과정은당사자에게계속상처를주기십상이니까요.태어났을때부터버려졌다는두려움,깊은뿌리부터시작하는자기혐오도저자는솔직하게적고있습니다.“내마음속에서나는아무리발버둥쳐야쓰레기일뿐이다.약하고저속하며비겁한영혼,구원이닿지않을영원한죄수.”라고말이지요.
이책의미덕은어두침침한내면의감정을날것그대로드러내면서도,불평불만과신세한탄에만머무르지않는다는데에있습니다.“나를망치는일”에빠져그냥‘학생1’이아니라‘위태롭게서있는학생1’이되기를택했던저자는글을쓰면서점점앞으로나아갑니다.오랫동안아버지가자신의삶을망쳤다고믿었지만,스스로를구석으로내몬것은그누구도아닌자신이었음을인정하지요.“나는누구의탓이되기에는너무도복잡한인간”이라고말입니다.무엇보다그동안돌아보지못한가족,어머니의‘최선’에대해바라보게되는것은제법애틋합니다.남자어른이있는척하기위해아빠의구두를현관에놔두었던엄마,고작구두한켤레의효용여부는그다지중요하지않습니다.그것이엄마의최선이었음을,혼자서생계를꾸려가는어려움속에서도“나와형을사랑하는일을게을리하지않았던엄마”를제대로보게되어다행입니다.서로에게상처를주기도했지만그상처를돌봐주기도했던가족의의미에대해함께생각하게됩니다.
“나는그냥나예요.”세상은때로‘나’라는존재에대해‘편견’으로함부로규정해버립니다.나의목소리를무시하고외면하기일쑤이지요.그래도,그러니까,그럴수록우리는말하고또말해야합니다.자신을증명하다지친사람들의목소리들이모여서힘이될테니까요.이책이세상에나와야했던이유입니다.

“나를위한작은구원이,누군가의작은구원이될수있을까요?단한사람에게라도의미가있는책이된다면더할나위없이행복할것같습니다.정말그랬으면좋겠네요.”_‘작가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