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과 먼지

이슬과 먼지

$19.26
저자

김정숙

저자 : 김정숙
경북 김천 출생. 2020년 「숲의 잠상」으로 직지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 『햇살은 물에 들기 전 무릎을 꿇는다』와 『구석을 보는 사람』을 출간했다. 이 책은 첫 산문집이다.

목차


작가의 말

1부. 환한 빛
내가 태어나던 날
김경득
이순임
국민학교 1학년 때
풋복숭아 품평회
아버지의 연적
기승밥
좋은 법문
그림자 사관(史觀)
비녀
돌의 울음
복숭아의 신생(新生)
외할머니 삼대

2부. 나의 자리
빗소리를 들으며
족쇄
기저귀들의 펄럭임
가계부
갈무리
규언 선생과 로비 부인
불빛
사람을 찾습니다
내시경
사랑의 지름길
노래의 향기
말의 함정
인연
세상에서 가장 잘한 일

3부. 생각들
오 분
빛깔 없는 사랑
청색 정장과 분홍색 한복 사이
날개
자리
찢을 수 없는 초상화
보리밟기
환생
코로나블루
꽃밥

4부. 쓰는 삶
네잎클로버 찾기
컴퓨터
글쓰기의 유혹
커피옷
2006년 6월 3일 오전 05:35, 십 분간 글쓰기
초야(初夜)
맨얼굴로 웃는 삶
나는 거기서 무엇이었나요?
십 년 후

출판사 서평

“당신의 시가 영혼을 담는지 사람을 담는지 모르지만
안 밴 애를 낳듯이 억지로 쓰면 안 돼.”
고단한 일상을 정직하게 응시하면서
끝내 환한 빛을 향하는 시인의 태도가 미덥다.

온 마음을 다해 삶을 살아내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문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인 김정숙의 시선 안에서는 지독한 가난도 시간의 풍화작용에 애틋한 풍경이 됩니다. 시인의 문장들을 편집하면서 눈이 맑아지고 때 묻은 영혼이 헹구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방울이 뚝뚝 듣는 금방 씻은 상춧잎 같은 글을 쓰고 싶다”고 말하는 그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십 분간 글쓰기’를 하는 모습은 애잔하면서도 존경스럽습니다.
“시신들을 시인들로 읽었다/ ―내 삶은 오타가 아니지/ (…) 피었으니 질 것이다/ 떨어져도 다시 필 것이다” 김정숙의 시 「잎이 피고 잎이 지고」 부분((『햇살은 물에 들기 전 무릎을 꿇는다』 수록)입니다. 본문에서 저자의 남편이자 저의 아빠는 “안 밴 애를 낳듯이 억지로 쓰면 안 돼.” 하고 말하는데요. 그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저자의 글은 ‘억지로’가 아니라 ‘저절로’ 세상에 태어난 것 같습니다. 자신 안에 쌓이고 쌓여서,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서, 저자는 숨 쉬듯 쓰고 또 썼으니까요.
저자는 “빛과 어둠이 번갈아 왕래하는 길 같은 시간 위에서 나는 먼지처럼 하찮은 존재거나 하루살이처럼 미미한 몸짓 같았으나, 글쓰기를 통하여 길어 올리는 마음 자락들은 맑은 이슬방울이길 꿈꾸었다”며 “삶이 먼지의 궤적 같아서 먼지 무더기 속에서 이슬을 건진다는 것이 쉽진 않았다. ‘둔필승총’이란 말을 떠올리며 쓰고 또 썼다”고 고백합니다. 둔필승총(鈍筆勝聰). 무딘 붓이 총명함을 이긴다지요. 가족, 가난, 노동, 창작, 연대, 죽음을 아우르며 꾹꾹 눌러쓴 책 『이슬과 먼지』의 매력이 부디 당신에게도 스며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