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본심 - 시의숲

출렁이는 본심 - 시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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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가족이라는 샘물”
박초림의 시는 가족들의 서사로 빼곡하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인생, 남편 이야기, 아들과 딸에 대한 사랑, 외할머니 이야기, 공원에서 만난 이웃과 동네 할머니, 모두가 생활의 반경을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다. 멋을 부리려고 애쓴 흔적도 없고 멀리 다녀온 흔적도 없다. 시인의 삶이 통째로 들어있는 시집이다.
“물의 말에 귀 기울이며 발”을 내밀고 있는 콩나물처럼 시는 삶을 향해 발을 내민다. 요즘 시가 어려워진다는 것은 삶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러니 생각해 본다. 삶이 어려운데 시까지 어려워지면 어떡하나, 걱정도 되지만 시가 어차피 삶의 뜨거운 국물을 받아 내는 그릇이라면, 가는 데까지 가 보는 것도 좋은 일일 것이다. 박초림의 시는 삶의 진정성을 향해 콩나물처럼 발을 뻗고 있다. “콩나물 두어 줌 뽑아내자 / 버티고 있던 외발”이 “일제히 기”우는 것처럼 함께 기대며 함께 쓰러져 주는 존재, 그것이 가족이 아닐까. 그 힘 아니라면 “무수히 흘려보낸 말 되받아 새기며 / 노랗게 밀어 올린 꽃”을 언제 다시 볼 것인가. 다음에는 더 다양한 대상들과 마주하며 웃고 있어도 자꾸 눈물이 나는 시를 박초림의 시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저자

박초림

1967년대구달성에서태어났다.2019년『대구문학』신인상으로등단했다.2018년매일한글글짓기경북공모전시장원,2018년구미문예공모전수필대상등을수상했다.대구문인협회시분과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1부
다시봄이다/장날/대기중/잊지말아요,자동판매기커피/청개구리/맛있는그녀/선풍기/서랍을펼쳤다/다시오월/할매분식/관심/더가까이/깨꽃/이쑤시개

2부
급보/딸기/가시/가족,그이름만으로/봄밤,아프다/어머니라는이름엔단내가/집으로가는길/집으로돌아가는웃음소리/목침을베고/찰떡궁합/탯줄/나무지팡이/달력

3부
오래된동행/봄볕이필때/할미꽃/사랑초/백년초/꽃무릇/분갈이/아픈딸/근린공원/마음이동하다/보이는것에서보이지않는것으로/시루에핀노란꽃/등나무에기대어/아무생각안해요

4부
개미/걷지못하는새/그런시절있었다/대궁밥/달을안고/봄비/어머니의옷장/여름밤/파도/외가의단맛/접근금지/이면

발문·퍼내도퍼내도마르지않는가족이라는샘물김수상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세상에는눈치없이매달려야하는경우도많아
까딱잘못하면도랑에빠지고말았을텐데
나무가얼른가지하나내리어
올라서게잎새를물린일

멋모르고거리로뻗어나가다
발길에밟혀주눅들어있을때
그쯤이야별일아니라며넝쿨손이척당겨주는일

아무렇지않은건아무것도없어
너를놓지못한지금

농염한호박달빛에떨어질까
지그시받아주는일도

그렇게해야만오롯한사랑이듯
끝까지모른체하지않아
함께출렁이는본심
---「관심」중에서

추천사

“물의말에귀기울이며발”을내밀고있는콩나물처럼시는삶을향해발을내민다.요즘시가어려워진다는것은삶이점점어려워진다는것에다름아니다.그러니생각해본다.삶이어려운데시까지어려워지면어떡하나,걱정도되지만시가어차피삶의뜨거운국물을받아내는그릇이라면,가는데까지가보는것도좋은일일것이다.박초림의시는삶의진정성을향해콩나물처럼발을뻗고있다.“콩나물두어줌뽑아내자/버티고있던외발”이“일제히기”우는것처럼함께기대며함께쓰러져주는존재,그것이가족이아닐까.그힘아니라면“무수히흘려보낸말되받아새기며/노랗게밀어올린꽃”을언제다시볼것인가.
-김수상(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