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 길노래

해월, 길노래

$15.00
Description
그리움의 노래, 길 위의 시.
해월 최시형의 생애와
구도의 발자취 더듬는
이하석 시인의 서사시집.
일찍이 사물의 미세한 묘사를 통해 문명 현실의 모순과 폐허의 풍경을 보여주었으며, 현실적인 시각과 생태 환경적인 인식으로 시를 심화해 와, 1980년대 우리 시단의 대표적인 시인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이하석 시인이 시가 아닌 시조라는 형식을 빈 색다른 서사시집을 펴냈다. 동학의 2대 교주이자 실천가인 해월 최시형의 행적에 붙인 단시조 형태의 서사시이다.

해월은 조선조 말 조정으로부터 수차에 걸쳐 집중적인 지명 수배를 받아, 평생을 피해 다녔다. 특히 보따리를 멘 채 백두대간의 산간에 몸을 숨기고 다녀 ‘최보따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그런 가운데서도 그는 수운 최제우로부터 전해 받은 동학 사상을 열정적으로 전파해 냈다. 특히 그의 독특한 우주관과 인간관 자연관을 더욱 심화시켜 우리 근대정신의 한 획기적인 전환을 예고하는 ‘인간 평등과, 만물을 한 덩어리로 담는 큰 사상’을 온몸으로 개진해 보였다. 그는 민중들의 삶을 종속이 아닌 주체의 존재로 끌어올렸으며, 특히 여성의 지위를 한울의 자리로 격상시켰다. 아울러 만유가 한 몸이라는 사상을 통해 환경과 생태의 보존을 위한 사상의 틀을 근대 최초로 마련, 80년대 이후 우리 사회의 평등과 생태 환경 운동의 중요한 기틀을 마련했다.

이 시집은 해월에 관한 서사시집으로서는 최초로 쓰여진 것이다. 그동안 동학에 관한 시들은 더러 발표되었으나 해월이라는 특정한 인물을 집중적으로 부각한 예가 없었다. 탄생과 젊은 날의 행적은 물론 백두대간의 골짜기들을 잠행하고 출몰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끊임없이 인간 옹호의 사상을 펴 보이는 모습들, 그리고 체포되어 교형에 처해지는 마지막 모습까지, 시조 형식을 통해 전 생애의 서사를 단편적으로 모아서 모자이크 식으로 구성해 보이고 있다.

선 바다 가라앉은 돌 / 달빛이 어루만지네 // 돌은 눈 떠서 높은 수면을 노래하네 // 구르네, 바닥 구르네 / 달빛 어룽진 채 / 떠오르네 (「서시」 전문)

고샅길 빠져나와 구절구절 묏길로 / 뒷길도 밝히고 앞길조차 감추며 / 가시네 보따리 할배 / 큰일 내려 가시네 (「길」 전문)

암울했던 조선조 말의 상황 속을 부대끼면서도 오직 진리의 증득과 민중의 삶에 대한 연민으로 일관했던 삶의 모습들이 떠오른다.

이 시집에 대해 이하석 시인은 “해월 최시형 선생은 오랫동안 나의 ‘과제’였다. 대학 다니던 때부터 그의 ‘도망의 삶’을 통한 ‘위대한 역사 참여의 실천’이란 자칫 모순되는 듯한, 우리 역사의 한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행적을 서사화하려는 생각을 가졌으나 이루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 차에 우연히 그에 관한 시조 몇 수를 얻는 바람에 이를 조금씩 넓혀 나가다 보니 수십 수를 모으게 되어 결국 책을 내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하석 시인은 1971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투명한 속』 『김씨의 옆 얼굴』 『우리 낯선 사람들』 『상응』 『연애 간』 『천둥의 뿌리』 『기억의 미래』 등을 냈으며, 김수영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이육사시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자

이하석

1971년『현대시학』을통해등단했다.시집으로『투명한속』『김씨의옆얼굴』『우리낯선사람들』『측백나무울타리』『금요일엔먼데를본다』『녹』『고령을그리다』『것들』『상응』『연애간』『천둥의뿌리』『향촌동랩소디』『다시고령을그리다』『기억의미래』가있다.김수영문학상,도천문학상,김달진문학상,이육사시문학상,현대불교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서시/소년기/터일마을/검곡/문간에서/도통/고비원주/지명수배/칼춤/사랑노래/산길/한울1/개벽/한울기운/생명/밥1/밥2/밥3/한울2/도/일/최보따리/피신/흥해설법/태백산/길/길노래/봄길/뒷길/직동마을/적조암/청수/향아설위/용시용활/구송/간행/도원기서/이천식천/자리펴다/윗왕실/남원은적암/보은취회/백산/전봉준에게/봉기/우금치/원주송골/피체노정/처형/원적산천덕봉/달/해월/자취/다시한길로

발문_윤석산
시인의말
해월최시형연보

출판사 서평

해월은조선조말조정으로부터수차에걸쳐집중적인지명수배를받아,평생을피해다녔다.특히보따리를멘채백두대간의산간에몸을숨기고다녀‘최보따리’라는별명이붙을정도였다.그런가운데서도그는수운최제우로부터전해받은동학사상을열정적으로전파해냈다.특히그의독특한우주관과인간관자연관을더욱심화시켜우리근대정신의한획기적인전환을예고하는‘인간평등과,만물을한덩어리로담는큰사상’을온몸으로개진해보였다.그는민중들의삶을종속이아닌주체의존재로끌어올렸으며,특히여성의지위를한울의자리로격상시켰다.아울러만유가한몸이라는사상을통해환경과생태의보존을위한사상의틀을근대최초로마련,80년대이후우리사회의평등과생태환경운동의중요한기틀을마련했다.

이시집은해월에관한서사시집으로서는최초로쓰여진것이다.그동안동학에관한시들은더러발표되었으나해월이라는특정한인물을집중적으로부각한예가없었다.탄생과젊은날의행적은물론백두대간의골짜기들을잠행하고출몰하면서많은이들에게끊임없이인간옹호의사상을펴보이는모습들,그리고체포되어교형에처해지는마지막모습까지,시조형식을통해전생애의서사를단편적으로모아서모자이크식으로구성해보이고있다.

선바다가라앉은돌/달빛이어루만지네//돌은눈떠서높은수면을노래하네//구르네,바닥구르네/달빛어룽진채/떠오르네(「서시」전문)

고샅길빠져나와구절구절묏길로/뒷길도밝히고앞길조차감추며/가시네보따리할배/큰일내려가시네(「길」전문)

암울했던조선조말의상황속을부대끼면서도오직진리의증득과민중의삶에대한연민으로일관했던삶의모습들이떠오른다.

이시집에대해이하석시인은“해월최시형선생은오랫동안나의‘과제’였다.대학다니던때부터그의‘도망의삶’을통한‘위대한역사참여의실천’이란자칫모순되는듯한,우리역사의한아이러니를보여주는행적을서사화하려는생각을가졌으나이루지못한채오늘에이르렀다.그런차에우연히그에관한시조몇수를얻는바람에이를조금씩넓혀나가다보니수십수를모으게되어결국책을내게된것이다”라고말했다.

이하석시인은1971년『현대시학』을통해등단,시집으로『투명한속』『김씨의옆얼굴』『우리낯선사람들』『상응』『연애간』『천둥의뿌리』『기억의미래』등을냈으며,김수영문학상,김달진문학상,이육사시문학상,현대불교문학상등을수상했다.

■‘시인의말’중에서
오래,흠모했다.이서사는그그리움의정이맺힌말이다.기껍지않은가,이만남은?그를통해내속꿈틀대는질문과대답으로흐르는길을느낀다.그느낌들을말로드러냈으니,나도천상길위의사람.그래,우린늘길위에서정을나누는존재들.내그리움은그리움이덧나고,그는오늘도나를흘러간다.달빛가득한홍수여.

■발문중에서
그간동학에관한시집은몇몇출간이되었다.그러나해월선생에관한시집은없었다.본시집은해월선생에관한그첫번째출간되는시집인만큼,참으로의미있는시집이아닐수없다.시와함께해월선생에게까지크나큰빛이되기를바라는마음가득하다.
―윤석산(시인,한양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