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백나무집 등불을 켜고 (김정오 산문집)

측백나무집 등불을 켜고 (김정오 산문집)

$18.00
Description
“늦은 밤, 마당에 서서 바라보는 하늘의 별과 아랫마을의 가물거리는 불빛은
아직 서로를 보듬고 위로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 여리고 희미한 깜박임으로 깊고 아득한 어둠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
별과 불빛이 마주 쉬는 여린 숨에 촉수를 세우고 두 손을 모은다.”

지리산 자락 측백나무집에서 건네는 질박하고 따뜻한 위로
삶의 여정에서 배어난 소박하고 정직한 문장들
저자

김정오

저자:김정오
경북상주에서나고자랐으며,국어교육과교육철학을전공했다.해직교사로지낸오년정도를제외하고서른해남짓대구,하노이,산청,함양지역아이들과국어수업으로만나서로북돋우며배우고있다.마흔중반에지리산자락으로이주하여농사와글쓰기에마음을기울이며산다.계간<지글스―지리산에서글쓰는여자들>에고정필진으로사년간참여하여시와수필을게재했다.김매기와손글씨편지를좋아하고수시로걷기를즐긴다.

목차

추천의글도법스님

1부지구의작은점

여리고희미한깜박임으로/온전한집/여름한철/깨와보낸한시절/겨울초입/눈오는날/대보름날/논/천년의숲/순둥이와산이/냉장고문명/위기앞에서

2부나를키운그물

현역/엄마의소리/고단수엄마/버팀목/배웅/할미꽃/벌초/호박죽/불면/새로운시력/툇마루에앉아

3부친구가되어가는중

감자친구,난이/친구가되어가는중/그림책을나누는시간/지혜로운존재가되기위한지침서/패밀리/오직한사람/뒤늦은만남/서품식/자전거/요가교실

4부아이들의손끝이향하는곳

롤링페이퍼/그깟시험,그깟점수/열일곱의인생/수십번곱씹어시를암송할수있다면/시로만난아이들/삶의한자락을/방과후수업/유쾌한전기신호/단한명의아이도/아이들이준상장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늦은밤,간혹마당에서서바라보는하늘의별과아랫마을의가물거리는불빛은아직서로를보듬고위로할수있다고말하는것같다.우리는연결되어있고하나의순환속에있다고속삭이는것같다.그여리고희미한깜박임으로깊고아득한어둠을헤쳐나갈수있을까.별과불빛이마주쉬는여린숨에촉수를세우고두손을모은다.”(21쪽)

“아무런회한도개탄도싣지않은무미건조한음성,이제논농사를그만두려한다는말.그에게논은온몸과마음이한데버무려져살아낸세월의다른이름이었기에애달프고아프게다가왔다.논농사를놓기까지혼자얼마나오랫동안어둠속을더듬으며애태웠을까.아무것도물을수없었다.나도그처럼아무렇지않은척말을받고우리는다른이야기로주섬주섬넘어갔다.”(60~61쪽)

“외할아버지도엄마도극심한가난속에서,똑같이눈물겹게가난한이웃과온기를나누며살았다.서로나누었기에살수있었던건지도모른다.서로기대어살았기에눈물삼키며또하루를견딜힘을얻었을것이다.”(115쪽)

“한정된시간에무엇을할지내가소중하게여기는것에깨어있고싶다.앞서나가는마음을몸이따라잡지못해헉헉댈때몸을다그치는걸멈추고마음을돌려세워봐야지.어둠에젖어드는마당툇마루에앉아별과달을바라보며내가쉬는숨을가만히느껴볼때처럼마음과눈을맞추고천천히걸어봐야지.”(156쪽)

“친구는서로의삶을공유하며낯설고새로운문을함께열고걸어가보는존재다.서로를격려하고세워나가며조금이라도더나은사람으로발돋움하도록마중물을붓고끝까지달릴수있도록결승테이프까지손잡고뛰어가는이들이다.친구들옆에서나도친구가되어가는중이다.”(171~172쪽)

“나를스쳐간이들에게나는일상에서무엇을나누며살고있을까.기쁨과따뜻함을건네며살기보다받기를바라며살고있지않은가.면과실,나는자책하고반성하고한숨을쉬다가서로를위로하고격려했다.지금까지잘살아왔고지금도잘살고있다고.큰것을이루지못한것을한탄하지말고작은일에정성을기울이고마음을나누며살자고했다.우리가나눌수있는꽃은널려있고사소한데있으니상쾌하고즐겁게나아가보자했다.자신에게도꽃을건네고날갯짓하는새들을바라보며걸어가자했다.”(177~178쪽)

“교실에서내내잠에빠졌던아이들이날쌔게푸른하늘을향해내달리는모습이경이로웠다.아이들각자가자기안에잠자고있는처진날개를교실안에서도빛나게펼수있게돕는것,아이들이자신의삶과마음을되짚어보고한걸음내디딜수있게손을잡아주는것이내가학교에있는이유일것이다.아이들의시와그와관련한수필을읽으며아이들이새롭게다가옴을느낀다.이제내가다가갈차례다.”(2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