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속으로 더 깊이 들어간다- 한티재시선 23

나는 산속으로 더 깊이 들어간다- 한티재시선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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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정

저자:최정
1973년충북충주에서태어나인하대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다.첫시집『내피는불순하다』(2008)로문단에나왔다.20년간의인천생활을정리하고,2년동안강원도홍천유기농농가에머물며농사를배웠다.2013년경북청송으로귀농하여홀로밭농사를짓기시작했다.귀농후,두번째시집『산골연가』(2015)를펴냈다.현재골짜기끝자락에서1천여평의밭농사를지으며1인여성농부로살고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아주마캉조심하니더

첫근무지/잘봐주소/이십여덜,삼십하나/뚜드리라마!/이삭줍기/직업병/그날이야기/기울기/슬로모션/흐린날겨울산빛

2부조팝꽃하얀꽃줄기를따라

빈집옆에빈집/경운기/젊은이/자라보고놀란가슴/겨울나무/창꽃필때심쿠면된다카이/봄은방송을타고/포개진산/흙이익었다

3부쓸쓸함에도풀물이들었다

나는왜이골짝을사랑하게됐을까/질경이밟기/뿌리무덤/마른풀/나무랄데없는/덜꽃/사랑의높이/호박잎처럼/반토막/대물림/내귀에풀벌레/어씽/노루귀꽃세송이/풀빛얼룩/나무의두발/씨앗

4부초록으로단결

갈과등/너의가시가필요해/시래기의서정성/개망초이력/직관적인애기똥풀/비결/무림의고수/노래하는벚나무/풀은/만국의식물들이여/초록으로단결/사방이나무/두더지가물고간호박씨/돼지이야기1/돼지이야기2

산문

산의높이와능선이주는안정감―산과시
노동과흙과시가뒤엉켜사는삶―귀농과시

출판사 서평

산에서만난사람들―사투리가살아있는산불감시원연작

1부“아주마캉조심하니더”와2부“조팝꽃하얀꽃줄기를따라”에걸쳐이어지는‘산불감시원’연작열여덟편은이시집에서가장뚜렷한개성이다.경북사투리의억양이시행사이에그대로살아있어,낭독하면한편의짧은다큐멘터리를보는듯하다.콩을터는아흔넘은두할매의대화,밭에서마주친외국인계절노동자들과의서툰소통,봄기운이옮겨가는산골풍경까지,소멸위기의농촌을관찰자가아니라그안에섞여사는이의눈으로담아냈다.

몸을통과한흙과노동의언어

3부“쓸쓸함에도풀물이들었다”는홀로농사짓는몸의시간을다룬다.갱년기와이명을다룬「내귀에풀벌레」,흙을밟지않고살아온도시의삶을되짚는「어씽」등은자연예찬에머물지않고몸의변화와노동의피로까지정직하게옮겨적는다.시인은산문에서“몸을통과한흙과풀의이야기가시가될때나는큰위로를받는다.그래서내시는촌스럽다”라고적었다.화장기를걷어낸얼굴을닮은언어들이이시집을채우고있다.

풀과나무,지구를향한상상력

4부“초록으로단결”에서는시야가밭과골짝을넘어기후위기시대의지구로확장된다.『공산당선언』의문구를뒤튼「만국의식물들이여」,칡과등나무의얽힘에서갈등(葛藤)의어원을읽어낸「갈과등」등은생태적상상력과유머를함께쥔작품들이다.

산문두편―산과시,그사이의이야기

시집말미에는시인의산문두편이함께실렸다.이번시집을위해새로쓴「산의높이와능선이주는안정감―산과시」는산불감시원이라는낯선노동이어떻게새로운시적자리로이어졌는지를들려준다.이어실린「노동과흙과시가뒤엉켜사는삶―귀농과시」는2022년7월창비주간논평에발표했던글을이번시집에다시수록한것으로,첫귀농을결심하던순간부터『산골연가』,『푸른돌밭』이태어나기까지의과정을담고있다.이글에서시인은“올해로십년째홀로농사를짓는다”라고썼는데,발표로부터4년이흐른지금은열네해째다.두산문을나란히읽으면시인이지나온지난시간을한호흡으로조망할수있다.

시인의말

바닥이없는것처럼
한없이미끄러지던마음이
작은골짝에살면서푸릇해졌다.
바닥이생겼다.

2026년6월
청송산골에서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