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르탱네 사람들입니다

안녕하세요, 마르탱네 사람들입니다

$15.00
Description
평범한 가족, 매너리즘에 빠진 작가….
상상하기 위해 현실로 돌진한 작가와 어느 가족의 이야기.
파리의 골목길, 영감을 잃어버린 작가인 ‘나’는 심장을 떨리게 하고 가슴을 설레게 할 놀라운 사건을 만나기 위해 우연을 기획한다. 하지만 다음에 만나는 사람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겠다는 ‘소설적인 만남’은 길을 지나가는 할머니를 만나는 것으로 급격하게 일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그 가족, 프랑스의 ‘김’씨라고 봐도 무방할 마르탱네 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극적인 이야기를 추구하던 ‘나’는 마르탱네 가족과의 관계를 통해 뒤틀리고 억눌려있던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다 문득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상황에 들어왔다는 것을 깨닫는다.

약한 알츠하이머 증세가 있는 할머니 마들렌, 남편과의 매너리즘에 빠진 딸 발레리, 가족 간의 부족한 대화와 직장 상사의 압박을 힘겹게 이겨내는 남편 파트릭, SNS와 스포츠에만 관심이 있는 손자 제레미, 학교에 신경 쓰이는 남자가 있지만 말을 꺼낼 용기가 없는 손녀 롤라 등 너무나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그들이 ‘나’와의 만남을 통해 서로 변화할 용기를 찾아낸다.

《안녕하세요, 마르탱네 사람들입니다》는 가족과 개인의 삶, 일상과 추억, 사랑, 거기에 글쓰기와 문학에 관한 고뇌에 이르기까지 곰곰이 생각해볼 주제들을 담고 있다. 근사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반짝이는 문장들을 선사하는 다비드 포앙키노스는 비소설적이면서도 소설적인 이 책에서 자조 섞인 시선으로 자신의 속살과 우리의 속살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그리고 마침내 전혀 놀랄 일이 없이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흔한’ 우리를 그렇게 매혹시킨다.

저자

다비드포앙키노스

소설가,시나리오작가,음악가등다양한면모의다비드포앙키노스는1974년파리에서태어나문학,음악,영화등여러예술영역을넘나들며활동하고있는팔방미인작가.소르본대학교에서문학을전공했으며,재즈를공부하여기타강사로일하기도했다.2001년데뷔작인『백치의반전(Inversiondel'idiotie)』이라는소설로프랑수아모리악상을수상하면서가능성을인정받았으며,이후200...

목차

차례

마르탱네사람들1∼92

에필로그

옮긴이의글

출판사 서평

처음읽을때는슬픔을,두번째는공감을,세번째는치유를전해주는책

『안녕하세요,마르탱네사람들입니다』에는소설이라면으레등장할법한모든것을바꿀만남이나기계장치의신같은사람이등장하지않는다.그저조금씩모나고우리주위에서볼수있는사람들만이등장할뿐이다.소설속인물들의문제와변화,성장의모습은독자들이일상에서마주하는문제와너무흡사하다.그래서독자스스로그들의이야기를듣는‘나’가된것처럼이작품속에빠져들고함께고민을나누고성장할수있을것이다.

등장인물들은이런저런교류속에서각자자신들의속내를드러낸다.소설의주인공인‘나’또한자의든타의든간에자신의속살을남김없이드러낼수밖에없었다.각자에게내재해있던의외의진실들이드러나고,몰이해와착각은이해와화해를향해나아간다.그뿐아니라그들이자신들을재발견하고새로태어나는것처럼,‘나’역시그들의이야기에서자신의반영을보면서자신을다시발견한다.의외성즉소설적인것은바로거기에있다.관계를통해깨닫고변화하고성장하는것,그것은엄청나게가슴떨리는‘일어날법하지않은일’이다.

우리모두저마다의이야기를품고있다
부드러움,고통,유머,사랑,분노,혼란모두가섞인우리모두의이야기

이소설은아주평범한것같지만너무나극적인이야기가숨어있다.우리의이웃이야기를재미있고감동적으로풀어내는이책에서마르탱네사람들뿐아니라사장데주와요나소년클레망등각각의인물들은살아숨쉬는것같고,사랑스럽기까지하다.무엇보다마르탱네사람들의이야기를소설로만들어가며자기자신을알아가는‘나’의성장은의미심장하기까지하다.믿고싶은대로믿고,보고싶은것만보려던‘나’는할머니와의우연한만남이후좀더적나라한세상의모습을만나고사람과의관계를쌓는법을깨닫는다.

자신을유혹하는줄알았던발레리의진심이나남편파트릭이보인뜻밖의용기,예상밖으로똑똑하기도한십대들의반응,발레리의조언에도불구하고자신이전여자친구가아직도‘나’를그리워하는줄알았지만결국임신한채새남자친구를소개받는일화등선입견에빠져있던‘나’의생각이전혀다른현실과맞닥뜨릴때는웃음이절로난다.결국마르탱네가족도‘나’도소설을통해긍정적으로성장하고,그장면을보는관객도그러리라.

책속에서

그때,몇미터떨어진곳에서보라색쇼핑카트를끌면서길을건너고있는나이지긋한여인을보았다.그여인은모르고있었지만,그녀는이제막내소설의영토안으로들어서고있었다.그녀는방금막내신작의중심인물로낙점되었다.나는그녀가아닌다른사람에게더많은영감을받거나마음이끌릴수도있었을것이다.하지만무조건나와처음마주치는사람이어야했다.다른대안은있을수없었다.나는이계획적인우연이어떤가슴설레는이야기로나를이끌어가주기를,아니면삶의어떤중요한문제들을이해할수있게해주는그런운명들가운데하나로데려가주기를바랐다.
---p.9

나는권태와피로에진력이난한가정에스며들어갔다.이가족은정해진루틴에몸을맡기고있었다.함께살면서도서로얼굴을부딪히는일없이그저스치듯지나가는탑승자들.아파트의이런비극이흔한것이라해도,흔하다고해서고통스럽지않다는건아닐것이다.그삶은권태와피로를느끼는기계장치에불과할까?나는서로사랑하고,사랑을나누고,함께여행하고미래를꿈꾸는발레리와파트릭,기쁨으로가득찬두아이의행복한부모인발레리와파트릭을상상해보려했다.그모든이미지는다어디로갔을까?
---p.52

어쩌면나는결국그두사람을화해로이끌어주는중재자역할을떠안게될것같았다.하지만그들의관계에지나치게휘말려들지않도록조심해야했다.그런식으로타인들의고통을빨아들이는입장이되기에나는확실히너무예민했다.정신과의사나심리학자는환자들이겪은비극이나고통스러운고백에휘말려들지않기위해어떻게하는지궁금했다.자신의역할을분장실에내려놓고집으로돌아가는배우같아야하지않을까?나는마르탱가족에게가능한한감정이입되지않으려노력하면서그들을관찰해야했다.약간냉담하게,임상적으로,일종의서사적거리를유지하면서.하지만그렇게하면서글을쓰는건불가능했다.자신이그리고자하는인물을유기적으로느끼지않고는글을쓸수없으니까.
---p.145

다음날은아주특별한하루였다.마치나의등장인물들이나에게작별을고하는것같았다.소식을기다렸지만허사였다.결국내가발레리에게메시지를보냈다.그녀는짧게답을보냈다.‘나중에전부말해드릴게요.’나는한가지사실을분명히인정해야한다.행위를위한때가있고,서술을위한때가있다.나는마르탱가족을소설의챕터들로변환시키기전에그들이자기인생을살아가게내버려둘필요가있었다.
---p.256

헤어져야할시간이었다.나는물론그들의삶을계속따라갈수도있다.하지만나는300쪽이넘는책을좋아하지않는다.그건우리의관계에하나의쉼표를찍기위한충분한이유였다.우리는오히려화기애애하게헤어졌다.그리고마지막으로모두가내게고맙다고말했다.현관문을나서다가,나는되돌아갔다.이순간을사진으로영원히남기고싶었다.그들은내마지막의지에순순히따라주었다.거실소파에나란히앉아자연스럽게미소를지으려하는그들네사람,나는나의주인공들을지켜보고있었다.

마르탱네사람들을.
---p.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