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집 김씨 사람을 그리다 (양장)

칠집 김씨 사람을 그리다 (양장)

$20.00
Description
그리움, 그림이 되다
그리운 너, 그리고 그 시간 속의 나에게
어떤 사람과 헤어지게 되면 같이 했던 추억도 사라질 때가 있다. 그것이 꼭 이성적인 관계가 아니어도 인생에서 헤어짐과 동반한 추억의 성격은 대부분 그렇다.
풍경이 풍경에 이어지듯 사람에게는 사람이 필요하다.
오랜 세월 풍경에 취해 떠돌았던 작가는 언제부터인가 풍경 뒤에, 혹은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악수한 손의 온기가 채 식기도 전에 떠나가 버린 이들도 있다.
사람, 지구라는 행성에 잠시 머물다가 사라지는 존재. 허공에 남아 있는 그 웃음소리.
혹은 눈물과 한숨……. 사람, 연민, 다만 연민의 존재.
오늘도 모든 사람의 정원에는 사계절 꽃이 피고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린다.
그 기억 속 정원 풍경들을 하나씩 들춰보며 생각해 본다.
서로의 진심이 머무는 소중한 순간에 대해 그것이 사람이건 그림이건 그 무엇이면 어떠랴.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고 의미 있다’고 내 곁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 나눌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일 아닌가!
그렇다면 이 행복한 기억은 가까운 미래를 위해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으로 삼고
지금 우리는 그리운 너, 그리고 그 시간 속 나에게로의 여행을 시작해보자!

저자

김병종

1953년에태어나서울대미대와동대학원에서동양화를전공했다.서울,파리,시카고,브뤼셀,도쿄,바젤등지에서수십차례개인전을가졌으며,국제아트페어와광주비엔날레,베이징비엔날레,인디아트리엔날레등에참여해왔다.대한민국문화예술상,미술기자상,선미술상,대한민국기독교미술상,안견미술문화대상등을수상했고,대한민국문화훈장을받았다.대영박물관과온타리오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등국...

목차

시간사이에사람이있다

삶의저녁이내린다,푸른빛으로
설렘
그리고싶구나.너희들의순백생명의색
겨울기행
만도,늦은기도
칠집김씨
자장면과그림
미팅이야기
배꽃질무렵
사랑일까
꼬마김씨
목수하령아재
말집소녀의추억
남규삼촌
연자누나
내안의열세살소년
아이의일기
아버지와아들
어머니와아들
스무살,혼돈,엔도슈사쿠
인생의길이

풍경사이에사람이있다

문학과미술로지은집한채를꿈꾸며
풍경사이에사람이있다
몽환의구름,송화분분
인천옛집
베트남신부의눈물과삶은달걀
여인의향기,이란에서
나의인도인스승하산
유쾌한알도씨
사랑의교사敎師,나트구릉
내안의히말라야소년
슈발베,작은새
어찌된건가요,야나기씨
하늘은나의땅,사하라의사막생텍쥐페리
러시아의벗에게
김병기,파리,뉴욕,서울의화가
지하에서우는사람?
시골예술가이야기
나무에예술의결을입히는사람
적게소유하고가볍게산다,알제리스타일
의사도부른다.생명의노래
카페뒤마고의사르트르와시몬드보부아르
불의전사,피카소미술관

빛과어둠사이에사람이있다

나의안코라임파로
육교위의예수
햇빛감사,바람감사
스승은목욕탕에도있다
C.S.루이스를읽는밤
교회당에오솔길하나를낼수있다면
어느날,바보예수
믿음에관하여
거울아,거울아,아라비아의거울아
나는그린다,바람을
다음엔사람을그리고싶다
어머니,이제는내나라로가야할시간입니다
레오나르도다빈치의이런기도
추운노래
어느날,마지막만찬

출판사 서평

알싸한아침,작업실.무쇠난로위에서물주전자는푹푹김을내며끓는데,나는기다린다.블랙커피반잔을마시면서도기다리고,자메이카블루마운틴의묵직한향이낮게깔리며브람스의선율과섞여드는순간에도기다린다.그것없이는아침마다만나는백白의공포를이겨낼수없다.그것이활활연소해타오를때에야비로소맹수앞에선전사처럼창대신붓을들고하얀화판앞으로걸어갈수있다.그렇기에흡사고도Godot를기다리는블라디미르와에스트라공처럼나는기다리고기다린다.

태곳적부터있던사람과사람사이의범접못할질서,때로는아스라한지평선이되기도하는저쪽과이쪽에서어쩌면똑같은시대의젊음을누리고지나온그와나의흔적은이렇게도다른것일까?습관성두통이오면내손,서랍을열고아스피린을찾듯그의조촐한책상위에서라면약병보다도먼저낡게피어난성경이준비되어있었을마련이려니.

세상엔화사한삶들도많건만내유년에만난사람들의삶은어쩌면그리도고달프고슬픈것들뿐이었는지요.하령아재와그어린것을떠올리다보면사는일의쓸쓸함과고단함이마알간슬픔이되어선명해집니다.

글이그림이되는순간이있다.그순간을잡아집한채를짓고싶었다.햇살이들었다가빠져나가도빛으로둥둥떠있는집.하지만부지하세월,찬바람은불어오는데아직도내집은지어지지못한채색채와낱말들은공중으로떠다닌다.쾅쾅못질을해서튼실하게세워질나만의집한채는언제쯤볼수있을까.

그렇다.풍경속에사람이있다.그러고보면가방을꾸리는것은풍경보다도그풍경속사람을만나러가는일이다.내가알지못하는지구인을.
_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