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소생실 레벨 원입니다 : 사진 찍는 간호사가 포착한 병원 응급실의 낮과 밤 (양장)

응급실 소생실 레벨 원입니다 : 사진 찍는 간호사가 포착한 병원 응급실의 낮과 밤 (양장)

$18.00
Description
생사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응급실 사람들의 긴박한 순간들
그 속에서 ‘사진 찍는 간호사’가 포착한 감동과 공감의 장면들
‘레벨 원Level 1’은 응급 중증도 분류에서 가장 위급한 단계를 가리킨다. 이 책의 제목 “응급실 소생실 레벨 원입니다”는 심정지나 중증외상 환자 등 즉시 소생이 필요한 레벨 원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간호사들이 하는 말이다.
저자 이강용은 실제로 응급실에서 7년간 “레벨 원”을 외치며 일한 간호사다. 코로나19 때 그가 찍은 의료진 사진들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상을 받으면서 ‘사진 찍는 간호사’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 후 전시회를 열고, 다수 언론과 인터뷰를 하며 병원과 의료진의 현실을 사람들에게 전하려고 힘썼다.
이강용의 노력이 〈응급실 소생실 레벨 원입니다〉라는 사진 에세이 한 권으로 또 하나의 결실을 맺었다. 이 책은 응급실과 병원 곳곳에서 위급한 환자들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하루하루를 생생한 현장 사진과 세심한 글로 기록했다.
1, 2, 3부, 그리고 5부는 각각 ‘손’ ‘등’ ‘눈’ ‘얼굴’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1부는 의료진의 ‘손’이 한시도 가만 있을 수 없는 응급실의 일상을 담았다. 간호사, 의사, 응급구조사 등 구성원 모두 각자 맡은 일을 찾아 동시에 바삐 움직이는 손이지만 가끔은 불안해하는 환자의 손을 꼭 잡아주며 안심을 시켜주는 손이기도 하다. 응급실, 특히 소생실의 응급 상황을 엮은 2부에서는 급히 뛰어다니는 의료진의 땀에 젖은 ‘등’이 계속 눈에 띈다. 일반인에게는 아수라장 같지만, “동선이 부딪히지 않게 호흡을 맞추고” “실수가 생기지 않게 복명복창을 하는” 소생실은 꼭 필요한 움직임과 소음으로만 꽉 차 있다. 3부는 불과 “얼마 전에는 상상도 못 한 모습”으로 변한 코로나19 시기의 병원 곳곳 사진들이다. 두 ‘눈’밖에 보이지 않는 보호장구를 입고 서로 헷갈릴까봐 “얼굴 아래 이름을 커다랗게 적어”둔 채로 환자를 살리고 돌보는 의료진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다.
이 사진집에서 가장 먹먹한 울림을 주는 곳은 사진 자리를 아예 비워둔 4부다. 소아암을 이겨낸 저자 자신의 경험담부터 환자들과의 가슴 찡한 에피소드, 그리고 현재 의료 현실의 단면까지, 차마 카메라를 들이댈 수 없는, 사진 몇 장으로 담아낼 수 없는 이야기들이어서다. 우리가 지나쳐온 의료진이 밝은 ‘얼굴’로 카메라를 바라본 5부는 이 책의 마지막 여운과 함께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저자

이강용

중앙대학교간호학과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병원성인응급실에근무하면서미국,아랍에미리트,호주간호사면허를취득했다.2020년‘코로나19스토리’공모전에서보건복지부장관상을수상한것을계기로그동안찍었던의료진사진들이널리알려졌다.같은해‘코로나바이러스최전방에뛰어든간호사가본시선’개인사진전을열었다.2021년대한간호협회코로나19공모전대한간호협회장상을받았다.그후BBC코리아,KBS,MBC등다수언론과방송에서인터뷰를하며병원과의료진의현실에대한이해를돕는데힘썼다.

목차

독자분들께

1부손
2부등
3부눈
4부사진없음
5부얼굴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춥고,기계도많고,보호자도들어오지못하는공간이라,할머니는무서우셨는지할아버지를연신찾으셨고불안감과두려움으로인해심박수는더높게측정되었습니다.담당간호사가수액을주입해혈압을높인뒤,할머니손을꽉잡아드리면서금방할아버지볼수있게해드리겠다고말씀드렸더니,할머니도간호사의손을꼭잡으셨습니다.

일터에서사고가나서오는일용직노동자환자들이종종있습니다.그런분들은저희에게‘언제일을나갈수있을지’부터먼저물어보세요.아무리많이다치셨어도자기몸걱정보다는내일일못나갈걱정부터하시는게마음이아팠습니다.

격리라는것을처음겪는환자들은불만도많고요구사항도많았습니다.이곳에서만난20년넘는경력의간호사선생님이이렇게말씀하시더군요.“이병이우리한테도낯선데,잘모르는일반인환자들한테는얼마나생소하겠어요?이게다‘불안’에서나오는방어기제니까우리가이해해야해요.최대한안심시켜드립시다.”

“환자분,숨을좀편안하게쉬게해드리려고하는데요.이제주무실거예요.그동안고생많으셨어요.가족들에게꼭하셔야할말씀이나정리하셔야할말씀있으시면지금해주세요.”그요청이갑작스럽기도하고당장고통스럽기도한환자는대부분“없어요”라고하십니다.그러면교수님은한말씀꼭덧붙이십니다.“사랑한다는말이라도해주세요!”그러고는가족들끼리‘사랑한다’한마디나눌때까지기다려드립니다.저는매번그장면을볼때마다,나라면무슨말을하게될까,미리준비해둬야하지않을까,생각하게됩니다.

응급실간호사로일하다보니주변친구들이나후배들이늘묻는것들이있습니다.제일힘든게뭐냐는겁니다.심정지환자나중증외상환자,새벽시간에찾아오는주취자들,환자보호자들과의갈등등여러가지가있겠지만,아무래도가장힘든건누군가의가족의죽음이내일상이되고,그와관련된나의일을아무렇지않게해나가야하는것입니다.이를테면,심정지환자가사망을해서환자의보호자들은그옆에서대성통곡을하고있는데,그분들에게“장례식장은어디로결정하셨어요?”하고물어봐야하는일이에요.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