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어느 늑대 이야기다 : 알래스카의 한 마을로 찾아온 야생 늑대에 관한 7년의 기록 (개정판)

이것은 어느 늑대 이야기다 : 알래스카의 한 마을로 찾아온 야생 늑대에 관한 7년의 기록 (개정판)

$26.00
Description
알래스카 주노라는 도시의 한 마을에 야생의 검은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는 마을의 개들과 어울려 놀면서 사람들과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간다. 이내 마을의 명물이 된 이 늑대를 둘러싸고, 늑대를 진정한 마을의 일원으로 포용하고 싶은 사람들, 야생성을 드러내기 전에 위협적인 늑대를 쫓아내야 한다는 사람들로 나뉜다. ‘선을 넘어’ 늑대를 자극하는 사람들, 늑대에게 피해를 보았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주 정부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늑대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사진작가이자 글작가인 닉 잰스가 7년간 실제 있었던 일을 늑대와 알래스카 자연의 아름다운 사진과 감동적인 문장으로 기록한 이 책은 우리에게 야생과 문명, 포용과 혐오 등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저자

닉잰스

저자:닉잰스(NickJans)
수상경력이있는작가이자사진가다.《더그리지메이즈TheGrizzlyMaze》를포함한여러책을출간했다.그는잡지〈알래스카Alaska〉〈롤링스톤RollingStone〉〈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hristianScienceMonitor〉등에도기고하고있다.

역자:황성원
대학에서영문학과지리학을공부했다.책을통해사람을만나고세상을배우는게좋아서시작한일이어느덧업이되었다.노동,도시,환경,여성등을주제로한여러학술서와대중서를번역해왔다.옮긴책으로《사라질수없는사람들》,《쫓겨난사람들》,《여성,인종,계급》등이있다.《공기전쟁》으로한국과학기술도서우수번역상을수상했다.

목차


로미오의영역
감사의말
프롤로그

1늑대다!
2어울림의규칙
3로미오
4원본
5쏴라,파묻어라그리고입을닫아라
6생존경쟁
7이름이다무엇인가요?
8새로운일상
9기적의늑대
10늑대와소통하는사람
11퍼그와포메라니안
12로미오의친구들
13살해범
14꿈의무게

에필로그
관련정보

출판사 서평

우리의포용과혐오,관계와가치관까지
되돌아보게만든아주특별한야생늑대와의7년

『이것은어느늑대이야기다』는어느날마을로찾아온야생검은늑대‘로미오’에관한관찰기일뿐만아니라그를둘러싼다양한시선과변화에관한기록이다.미국알래스카에사는저자닉잰스는우연히집과멀지않은호수인근에서야생검은늑대와만난다.그는알래스카주도이자세번째로인구가많은주노에서사람과개를경계하지않는야생늑대를만났다는기적같은일에큰기쁨과호기심을느낀다.그리고이야생늑대는그의아내인셰리가지은‘로미오’라는이름으로불리며수년간사람들의관심을한몸에받는존재가된다.그러나로미오를향한사람들의관심은포용하고함께살아야할존재라는입장과마을의안전을위협하는존재라는입장으로나뉜다.로미오를동네마스코트처럼생각하고무리하게다가가서위험에빠뜨리는사람들,당장야생늑대를쫓아내야한다고불평하고항의하는사람들도생긴다.

그러던어느날로미오가자신의개를해쳤다는주민의증언이나오면서갈등은심화되며,담당부처인어업수렵부의정책적결정이필요한위기의순간까지온다.결국늑대로미오의운명은아슬아슬하게전개되기에이른다.닉잰스는늑대와의개인적인경험에그치지않고,늑대를둘러싼사람들의태도와행동,관계기관의역할등을주시하면서,한발더나아가,역사적인자료와통계를바탕으로늑대에대한인간의태도,늑대가인간사회에미친영향등도추적한다.그런과정을통해우리를야생과문명,포용과혐오등의가치에대해사유하는계기로이끈다.사진작가이기도한저자가직접찍은,알래스카의아름답고광활한자연을배경으로한늑대의사진들이유려하고사색적인문장들과어우러지며깊은감동으로다가온다.(이책은2019년출간된『이것은어느늑대이야기다』의개정판으로,문장을다시다듬고판형을확대하고사진을추가했다.)

책속에서

자신이찾는게뭔지알고있는사람이라면늑대와개를절대착각하지않는다.크기나무게문제가아니다.늑대는골격자체가다르다.다리가더길고,척추가더곧고,목이더두껍고,꼬리가더무성하며,털이더빽빽하고많은층을이루고있다.늑대가지나간자취가그렇듯이미끄러지는듯한경제적인움직임역시독특하다.하지만늑대와개의차이를보여주는진정한척도는눈이다.개는눈을통해총명함과유대감을표출하지만,깜박임조차없는늑대의시선에포착되면마치레이저를응시하는것같다.그놀라운강렬함은상대방을꿰뚫어보고그인물됨됨이까지가늠할수있을것만같다.이검은늑대의깊은호박색홍채에도그런힘이실려있었지만,녀석은내가이세상다른야생늑대들에게선감지하지못한무언가를뿜어내고있었다.
---「늑대다!」중에서

준비가됐건안됐건,마음만먹으면누구든심지어차에탄채주차장에서늑대를볼수있는완벽하게희한한광경이주노에서펼쳐졌다.그건무슨리얼리티프로그램의공식같았다.인구3만의도시와커다란검은늑대를같은냄비에넣고휘저은다음한발물러나구경하기.늑대구경꾼들은원래빙하지역을드나들던이용객들에더해그수가점점늘어났다.가족들과십대무리들이호수위에서어슬렁대다가고개를젖히고로미오의울음소리에화답하여하울링을했다.엉큼한사람들은수상쩍은시간대에몰래호수가장자리를배회했다.적당한개만있으면늑대를가까이불러낼수있다는말이이미사방에퍼지고있었다.마치알래스카에서하나밖에없는놀이공원에서기구를타듯,걱정할건전혀없고모든것이대단히환상적이라는말과함께.많은사람이늑대의행태나인간의올바른처신에무지하다는점을감안했을때,모든게로미오의마음에달려있었다.뭔가잘못되었을때크게비난받는쪽은로미오이리라.일부사람들이감행하는노골적인미친행동들―너무가까이다가가고,때로는녀석을둘러싸고,갑자기움직이고,가끔오리나무숲까지녀석을따라가는등―을보면녀석이인간이나개를상대로방어?공격적반응을배제할수없었다.아무리사교적인늑대라해도한계는있기마련이었다.
---「원본」중에서

단한마리의동물이사회적쟁점이되는경우는거의없지만,로미오는일생동안지역사회를갈라놓았고동시에뭉치게했다.로미오는알래스카에서살아가는사람과늑대라는거대한진행형의주제에서살아숨쉬는중심이었다.사실로미오를둘러싼의견은정확히두진영으로나뉘지않았다.그보다한쪽에는일부열렬한늑대지지자들이있고,반대편극단에는똑같이열정적인목소리를내는소수의사람들이있으며,대다수는무심함을비롯한다양한반응을아우르는그중간어디에해당하는식으로다양한입장이긴띠를이루며펼쳐져있었다는것이진실에더가까우리라.하지만이늑대에대해거의모르고녀석을한번도보지못한사람이라해도필요하면늑대의존재에대한의견을피력할수도있다.그런데이검은늑대에게깊은적의를품은주노시민들은,동료시민들을존중하는마음에서였든이웃과지역사회가분노로들끓는걸원치않았기때문이든,뒤로물러나있었다.이런자제가없었더라면아마도늑대는살아남지못했을것이다.
---「쏴라,파묻어라그리고입을닫아라」중에서

주노의토박이인어느신경질적인이웃은내게녀석이자기집에발을들이기만하면―그의집은로미오가좋아하는산책로에서겨우100미터정도떨어진곳에있었다―그날로제삿날이될거라고음흉하게웃어보이며말하기도했다.어린자녀들과함께스케이터스캐빈근처에서산책을하고스키를타는한여성지역주민은내게늑대가아이들곁에절대가까이오지않았으면한다고말했다.하지만그녀는여전히호수에나와서돌아다녔고,이는늑대와가까워지는가장확실한방법이었다.여기에는분명한메시지가있었다.무언가가바뀌어야하지만자신은절대그대상이아니라는.
---「기적의늑대」중에서

어깨너머로고개를돌리면몇년전봄날,눈밭에서몸을둥글게말고있던그검은형체가,마치마지막같았던그날의모습이보이는것만같다.고요한밤,셰리와개들은내옆에서쌔근거리며잠들어있고홀로깨어있으면꿈의무게가가슴을뻐근하게누른다.나는아무도깨우고싶지않아서소리죽여울려고애쓴다.나를위해우는것도아니고,그검은늑대를위해우는것도아니다.우리모두를위해,점점공허해지는세상을표류하는우리를위해서다.어떤희망을품어야이슬픔에서벗어날수있을까?하지만이이야기에는또다른면이있다.희미하게명멸하는불빛같은,어두운하늘에서고동치며넘실대는오로라같은다른면이.그무엇도로미오라는기적을,녀석과함께보낸우리의시간은앗아가지못한다.우리가짊어질짐은증오가아니라사랑이다.
---「꿈의무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