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캐서린 맨스필드, 이디스 워튼, 링 라드너, 휴 S. 월폴, 스테이시 오모니에

저자 : 캐서린 맨스필드 (1888~1923)
버지니아 울프가 질투한 작가. 순간을 파고드는 서늘한 기류와 미묘한 감정선으로 삶의 균열을 포착한 모더니즘의 핵심 작가이다. 대표 중·단편으로는 「가든 파티」, 「전주곡」, 「환희」 등이 있다.

저자 : 이디스 워튼 (1862~1937)
옛 뉴욕 상류사회의 우아한 예법 아래 감춰진 욕망과 위선을 정교하게 해부한,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 소설 부문을 받은 작가. 대표작으로는 『이선 프롬』과 단편 「징구」, 「그 후」 등이 있다.

저자 : 링 라드너 (1885~1933)
문예지가 아니라 신문과 대중 잡지를 무대로 삼았던 작가. 미국 구어의 생생한 리듬을 문학으로 끌어올려, 평범한 사람들의 허세와 자기기만을 웃음 뒤에 새긴 풍자의 명수. 대표 단편으로는 「이발」, 「챔피언」, 「황금 신혼여행」 등이 있다.

저자 : 휴 S. 월폴 (1884~1941)
평온한 일상 아래 스며드는 서늘한 공포와 인간 심리의 어두운 결을 즐겨 다룬 영국의 타고난 이야기꾼. 장편 『비밀의 도시』로, 영국에서 권위 있는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제임스 테이트 블랙 기념상의 제1회 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는 ‘헤리스 연대기’ 연작과 단편 「호수(The Tarn)」 등이 있다.

저자 : 스테이시 오모니에 (1877~1928)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골즈워디가 “진정한 단편의 거장”으로 꼽은,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의 굴곡을 유머와 페이소스로 그려 낸 작가. 대표 단편으로는 「위치 스트리트는 어디에 있었나」, 「짜증의 근원」 등이 있다.

역자 : 이정경
한국에서 문학을, 미국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플로리다 주립대 로스쿨에서 JD 과정을 밟았다. 법과 문학, 두 세계에 발을 걸친 채 언어가 사람과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꾸준히 관심을 가졌다. 뉴욕에서 번역 일을 하며 한국어와 영어 사이를 성실히 오갔고, 섬세한 일상의 결을 포착하는 작품을 특히 사랑한다. 옮긴 책으로는 『우연하고도 사소한 기적』, 『저 사람은 왜 저럴까?』 그리고 『내일』이 있다.

목차

독자님께 006
캐서린 맨스필드 「차 한 잔」 010
이디스 워튼 「로마 열병」 030
링 라드너 「차가운 게 좋은 사람들」 058
휴 월폴 「은가면」 94
스테이시 오모니에 「질투의 옥타브」 124
번역자 시선: 번역이라는 양가감정 169
엮은이 시선: 마음이라는 이름표 172
평론가 시선: 마음은 마음대로 되지 않아 176
질문들 198
다섯 작가의 흥미로운 이야기 204
작가 연보 206

출판사 서평

앞 권 『저 사람은 왜 저럴까?』가 설명되지 않는 타인의 행동에서 출발했다면, 『왜 이런 마음이 들까?』는 설명되지 않는 자기 감정에서 출발한다. 도착지는 같다. 둘 다 결국 이야기를 통해 나를 보는 책이다. 우리는 일관성이 없어 보이는 사람을 불편해하면서, 정작 자기 안에서는 매일 어긋나는 마음을 데리고 산다. 다섯 편의 작품은 그 사실을 설명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간다. 선의를 베풀다 한마디에 무너지는 여자, 수십 년을 눌러 둔 우정과 앙금, 편지마다 자신을 부풀리는 남녀, 동정에서 시작해 지배로 바뀌는 호의, 그리고 한 계단씩 위를 올려다보다 제자리로 돌아오는 여덟 사람.

소설의 미덕은 인물을 심판하지 않는 것이다.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옹졸하고 자기기만적인데, 작품은 그들을 벌하지도 변호하지도 않는다. 판단이 유보된 그 자리에 독자는 자기 마음을 겹쳐 놓게 된다. 모순된 마음이 결함이 아니라 사람 마음의 기본값이라는 것, 그래서 "왜 이런 마음이 들까?"라는 물음에는 애초에 정답이 없다. 다섯 편을 다 읽고 나면 그 사실을 위로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번역도 눈여겨볼 만하다. 링 라드너는 인물의 짧은 배움과 허영을 함께 드러내려 철자와 띄어쓰기 오류를 일부러 심어 두었다. 그런데 그 오류 가운데 상당수는 영어 안에서만 가능해 한국어로 옮겨지지 않는다. 가독성을 위해 매끄럽게 흘려보내면 인물의 얼굴이 지워지고, 살리자면 한국어에는 없던 오류를 새로 지어내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자리마다 다른 방법을 썼다. 어떤 곳에서는 '할게요'를 '할께요'로, '말이에요'를 '말이예요'로 적어 한국 사람이 실제로 자주 틀리는 표기를 빌려 왔다. 또 원문이 while을 wile로 잘못 쓴 곳에서는 '동안'을 '동완'으로 적어, 한국어에 없던 오류를 새로 만들었다. 독자에게 오탈자로 오해받을 위험까지 감수한 선택이지만, 본문 앞 번역 '일러두기'에 그 오류가 의도된 것임을 미리 밝혀 두었다.

작품 뒤에 이어지는 세 편의 글도 저마다 다른 자리에서 같은 질문을 붙든다. 옮긴이 이정경은 「번역이라는 양가감정」에서 마음을 "알맹이면서 동시에 껍질인 양파"에 빗댔다. 문학평론가 한영인은 「마음은 마음대로 되지 않아」에서 "마음이라는 단어가 이토록 다양한 의미를 거느릴 수 있는 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온갖 감정들이 마음의 굴레에 꼼짝없이 묶여 있기 때문"이라 짚었다. 「시선들」의 글은 작품에 정답을 달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읽는 사람마다 해석이 갈라지는 지점을 보여 준다. 작품마다 붙은 「질문들」은 책을 덮은 뒤 혼자 감상하고 끝내는 대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게 만든다.

이 책은 고전이 어렵다는 선입견을 억지로 깨려 하지 않는다. 읽기 쉬운 번역과 꼭 필요한 주석으로, 건너가는 데 필요한 다리만 조용히 놓아 줄 뿐이다. 앞 권 『저 사람은 왜 저럴까?』을 향하던 눈길이 이제 내 안으로 돌아온다. 이번에 들여다볼 것은, 내 마음이다.

책 속에서

"정말 돌봐줄 거예요. 어떻게 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요. 아직 얘기도 제대로 못 했거든요. 그래도 보여주자는 거죠. 그러니까 잘 대우해 주고, 음… 느낄 수 있도록요."
― 캐서린 맨스필드 「차 한 잔」

"두려웠어. 네가, 너의 조용한 태도와 온화한 다정함이… 너의 그런… 그래, 널 잠시 치워버리고 싶었어, 그게 다야. 몇 주만…"
― 이디스 워튼 「로마 열병」

"알맹이면서 동시에 껍질인 양파처럼 켜켜이 쌓인 것이 사람의 마음이었다."
― 번역가 이정경 「번역이라는 양가감정」

"마음이라는 단어가 이토록 다양한 의미를 거느릴 수 있는 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온갖 감정들이 마음의 굴레에 꼼짝없이 묶여 있기 때문일 것이다."
― 문학평론가 한영인 「마음은 마음대로 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