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박 시 전집 (양장본 Hardcover)

신승박 시 전집 (양장본 Hardcover)

$21.62
Description
전통적인 서정과 율격을 갖춘 신승박 시인,
그가 살았던 스물아홉 해 동안의 창작 작품을 한 권의 시집으로 펴내
신승박(1944~1973) 시인은 안동 출생으로 고등학교 재학 시절 시집 ≪별밤에≫(1961)를 출간했다. 당시 안동에는 등단한 기성 시인이 거의 없었으며 시집을 출판한 사람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안동에서는 전후 생존 문제로 황폐한 상태라 시를 논할 문화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 이런 황폐한 시대를 건너던 사춘기 시절 신승박은 사람들의 고통과 빈곤을 중층적으로 시에 담았다. 첫 시집을 보면 인생을 아주 오래 살아서 한이 몸에 밴 어른 화자가 등장하지만 그런 시를 썼던 시인은 당시 십대 후반의 소년이었다.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일수록 아이들은 철이 일찍 든다. 소년 신승박은 스스로 철이 들어 이미 어른 못지않게 세상을 이해하고 있었다.
일찍부터 시재가 뛰어났던 신승박은 1959년 학도호국단 주최 전국고교생 문예현상모집에서 문교부 장관상을 받았다. 그 무렵 고교생을 대상으로 삼은 작품 현상 가운데서는 가장 권위가 있는 행사였다. 이를 계기로 신승박은 시의 길로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집안에서도 뒤를 받쳐주었다.
당시 국학대학(현 고려대로 통합)에는 시 잘 쓰는 고교생을 장학생으로 선발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국학대학은 광복 이후 민족정기를 키울 계획으로 국학 분야 장학생을 선발했는데 당시 양주동 등의 인물이 교수진으로 있었다. 안동의 문학청년들 중에서 국학대학에 진학해서 장학생으로 학교를 다니는 이들이 두 명이나 있었다. 신승박은 선배들처럼 국학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아예 다니던 경안고등학교도 그만두고 신춘문예에 도전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안동 문학청년들은 신승박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신승박은 문교부장관상 수상과 시집 출간으로 안동에서 유명한 시인이 되어 있었다. 당시 고교생이 시집을 출간한 일은 안동에서 엄청난 뉴스가 되었다. 1960년대 문단에서 한하운은 인기가 절정이었는데 한하운이 운영하던 출판사 무하문화사에서 시집을 냈다. 또한 학생들 문학동아리 ‘맥향동인회’를 통해 후배를 진심으로 독려하고 시 창작을 함께 했기 때문에 더더욱 영향력이 컸다. 그 인연이 쌓여 ‘신승박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유고시집 ≪하늘의 詩≫를 묶고 시비를 세웠다.
그의 작품은 기본적으로 가난한 현실과 전쟁 상처로 우울하고 불안한 심리를 한으로 승화시켜 낸다. 10대 후반 소년의 정서라고 보기엔 너무나 조숙하지만 그만큼 시대가 암울했던 탓에 인생의 깊이를 담는 한이 자연스럽게 표현되었다. 첫 시집 ≪별밤에≫를 출판하자 소월 시풍의 정조를 잇는 시인이라고 한하운이 극찬하기도 하였다. 유고시집 ≪하늘의 시≫는 소년기 정서를 넘어서서 ‘하늘’이라는 자연을 시적 대상으로 삼아 시의 깊이를 더한다. 우리의 고유한 전통 속에서 하늘은 변하지 않는 가치와 영원함을 상징하는데 신승박 역시 하늘을 항상성의 대상으로 설정한다.
≪별밤에≫의 소년기 가난과 우울을 넘어선 신승박 시 세계는 ≪하늘의 시≫에서 생명의 영원성을 노래한다. 시대의 암울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죽음이나 자기 무화는 다시 생명을 꽃피우는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과 연결된다. 죽음에 대한 슬픔이 곡진하나 그 슬픔의 깊이는 생명이 승화되는 불씨로 작용한다. 시 세계가 죽음과 이별 등을 다루고 있으나 결국 살아있고자 지향하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생명 승화로 나아간다.
신승박은 1960~70년대 안동의 현대문학사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이다. 전통적인 한의 정서를 다룬 서정시를 잇는 시적 성취뿐만 아니라 안동지역문단에 현대문학을 창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역할이 크다. 당시 안동에는 시인이 거의 없었고 더구나 시집을 발표한 경우는 아예 없다시피 한 상황이었다. 현대문학 창작이 활성화되기 전 상황에 앞서서 그 길을 먼저 걸었던 시인이다. 또한 신승박은 개인 창작에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선후배들과 함께 문학활동을 했다. 대표적인 동인이 ‘맥향’과 ‘글밭’이다. 맥향문학회는 실제 창작 관련 지도를 하기도 하였다. ≪글밭≫은 창간호부터 시를 실을 정도로 관여한 바가 크다.
저자

신승박,한경희

경북안동에서나서안동대학교를졸업하고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석사・박사를마쳤다.연구서로는≪한국현대시의내면화경향≫(2005)과≪대구・경북의지성과운동총서≫13・14(2005,공저),≪동아시아와한국의근대≫(2009,공저)등을냈으며지역과관련하여≪권정생≫(2018),≪안동원촌마을≫(2011,공저),≪안동부포마을≫(2012,공저),≪하회이야기≫(2020,공저),≪전통을짜는사람들≫(2021,공저)등이있다.현재안동대학교교양교육원초빙교수로일하고있다.

목차

≪신승박시전집≫을펴내면서
일러두기

제1부≪별밤에≫
소쩍새/송아지잠이들었다/피리/내마음/그날은/그때내노래는/내마음둘곳/달빛을걷는다/강가에앉아/휴일송(休日頌)/사랑의나래/겨울밤/소녀의기도/그대의허무(虛無)에서/듣는이도없는노래/생명(生命)/마지막하늘빛/너는왜자멸(自滅)을/길/언어(言語)가없는민족(民族)/내가슴에돌을던져라/나목(裸木)/영원(永遠)한비밀(秘密)로만/사람들은노래부르기를/문(門)-잊어버린몸둥이를이끌어-

제2부≪하늘의시≫
하늘의시(詩)/소망(所望)/바위/별/마음/난(蘭)/만족(滿足)/솔잎한개/플라토닉러브/기다림/해/돌/종(鐘)/때와장소/단풍(丹楓)(1)/편지(便紙)/무정(無情)/강(江)/나무/울음/잊힐사람/인연(因緣)/오동월야(梧桐月夜)/청(靑)도라지/무희(舞姬)/대설(大雪)/단풍(丹楓)(2)/의성(義城)고운사(孤雲寺)대웅전(大雄殿)용(龍)마루/연륜(年輪)/돌이아닌사람은/월곡(月谷)에서─K에게─/무제(無題)/불면(不眠)/새벽/풍경화(風景畵)/미련(未練)/천국(天國)/현대(現代)/분수(噴水)/바람은하마/한겨우나기/개구리울음/밤차/신중(愼重)/종(鍾)지기의변(辯)/선풍기(扇風機)/묘지(墓地)/훗날/침묵(沈默)/어느날의자화상(自畵像)/고독(孤獨)/아내/억새─베를린의아내에게─/으뜸이보고파서/죽엄을바라보며/노우트

제3부1963년수고본
소녀의초상(消像)/소라/항아리소묘(素描)/항아리object/파-잎/굴렁쇠/달밤/거절하며사는마음/유성(流星)의묘지(墓地)/반어(反語)/소네트/지루해서무덤너머에바라보다/강(江)가에서의항의(抗議)/돌무덤의노래─c국민학교교정에서─/겨울의노래1-과목(果木)-/겨울의노래2-꽃의〈아멘〉-/다시금미더운마음으로

부록
≪맥향≫창간호특별기고문동인활동과문학생활
≪별밤에≫서문(序文)_한하운(韓何雲)
≪별밤에≫후기
≪하늘의시≫발문(跋文)

[신승박회고기]영호루,신승박시인의시비를찾아가다
[해설]가난과우울,그리고한으로깊어진생명의노래

신승박(申勝博)연보

출판사 서평

≪신승박시전집≫은안동지역의현대문학사를정리하는작업의일환이다.1960년대안동지역에서현대시를시집으로출판한사례는아직까지신승박시인한명뿐이다(현대시로등단한기성시인이나시집출판을한시인을발견하지못한것으로봐야한다).6.25전쟁이후,작가들은생존문제로황폐한상태에서시를논할수있는환경이아니었다.그러한환경속에서(전후거칠고메마른시대를건너던)십대후반의소년신승박은가난의고통을시로쓰면서‘맥향문학회’를지도하였고‘글밭’동인으로활동했다.
이책은문학사적인의미만있는것이아니다.한하운은“그의리리시즘(서정성)은우리풍토와눈물과슬픔을솜씨좋게노래부르고있다.”라고평가했다.한하운시인이평했듯이신승박의시는마치김소월시를다시만난것과같은전통적인운율이살아있는언어와호흡으로깊고절절한한이그려져있다.요절한신승박시인을사랑하는사람들은시비를세우고유고시집을출판했다.소년기소월시풍의정조는청년기에이르러변하지않는가치와생명을담는세계로확장해간것을알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