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였던 사람이 떠나갔을 때 태연히 밥을 먹기도 했다

전부였던 사람이 떠나갔을 때 태연히 밥을 먹기도 했다

$15.30
Description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계속 살아가야 하는 당신에게.”
어쩌면 그 누구보다 이별을 많이 해봤을 한 사람이 건네는
눈물겹지만 아름다운 희망의 말들

〈전부였던 사람이 떠나갔을 때 태연히 밥을 먹기도 했다〉는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꿈꾸지만, 반복되는 이별과 절망 탓에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이들을 위해 쓰인 박근호 작가의 신작이다. 세상의 여러 것들,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그것들과 작별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이건, 가족이건, 아끼는 물건과 오래전의 추억이건 말이다.

어쩌면 삶을 살아간다는 건, 본인에게 주어진 삶을 혼자서 꾸역꾸역 살아내는 것이 아닌, 옆에 있는 사람과 아픔과 기쁨을 나누는 과정, 그리고 그 사람이 떠나갔을 때 힘껏 슬퍼하고 다시 새로운 사람을 맞을 준비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책에는 누구나 한 번은 반드시 겪어야만 하는 그러한 이별과 치유의 장면들이 담겨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것들을 이미 한 번 겪어본 사람이 건네는 위로와 다독임, 희망의 메시지 역시 함께하고 있다. 지금 이 아픔을 겪고 있는 것은 당신 혼자가 아니며,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어깨를 빌려주겠다고 말하는 따뜻하고도 어른스러운 마음이 있는 것이다.

저자

박근호

건강에관심이많은사람.여기서말하는건강이란몸보다는마음에가깝다.어떻게하면힘든일을최대한건강하게잘이겨낼수있을까?이고민을평생했다고말해도과언이아니다.매번해답은바뀌었다.그리고그때마다책을펴냈다.이번에쓴사랑할기회가일곱번째책이다.

목차

개정판을준비하며

1부
첫눈·그런사람·꽃·여전히미인·축사·편지·영원·새벽·무음·벚꽃·우산·산·새·너는·전부였던사람께·오랜습관·종각역·노래·모퉁이가게·5월

2부

사람·그때의그눈빛·잠·우리가만나는곳·검둥이·이별·갈남항·포장마차·변화·사탕·폭설·흉터·사계절한사람·먼곳에있는당신께·사랑해요·술과관계·반복·낭만·동행·지인이택시에서·들었던말·가구

3부

아픔의정도·삼척·남대문시장·관심,좋아하는거,사랑·사랑의방식·그리움·만일·시간·취향·홍은동할머니께·여행·사랑과이별·꿈·여인숙·장례식·술과가족·떠나고남은것·유일한축복

4부

소국·나는,너는·인사·안개·만약에·대화·그리움·술과자신·나이·찬란한시절·반찬가게·사랑을한다는것·당신의어깨·명절·저녁밥·술과사랑·기차·안부인사

끝마치며

출판사 서평

사람이사람과헤어진다는건그무엇보다도아픈일이다.그저남남이었던한사람을떠나보내는게아니라,그사람과함께였던과거의나까지함께떠나보내야하는일이기때문이다.보통그런일을겪으면누구든자신의상처를꿰매는데에급급하다.하지만작가는쓰는사람이기에그아픔과인내의기록을생생하게책을통해공유한다.읽는사람으로하여금세상의여러이별을간접적을체험하고,동시에지금함께하고있는이들의소중함을한번더일깨워준다.물론언제어떻게든이별은찾아오겠지만,그래도마냥슬픈나날만계속되진않을것이다.당신은혼자가아니니까.이별을반복하고있는사람들이,이곳,그리고어딘가에또있어줄테니까.

책속에서

사랑이언젠가끝난다는것을알아버리더라도유치한약속을하고싶다.영원히함께하겠다든가.네가원하면별도달도따다주겠다는그런말들.그리고내가사랑하는사람도나에게그런말을해줬으면좋겠다.지키지못하고이루어지지못하더라도말이다.사랑을영원하게만드는것은사랑한다고계속말하는방법밖에없으니까.그래서영원히당신을사랑하겠다는말이파도가올걸알면서도모래위에글씨를쓰는것과똑같더라도다시한번힘주어말하는것이다.영원히당신을사랑한다고.
-22~24쪽,<영원>

너는빈속에술을마시고는했었지.너는추위를많이타면서옷은얇게입고다녔지.너는부끄러울때면윗입술에손을대고웃었지.너는그모습이예쁘다는걸모르고있었지.너는떡볶이를좋아했지.너는할수있는최고의표현이사랑한다는말이었지.너는결혼식에다녀온나에게어떤생각이들었냐고물었지.너는몰래내사진을찍고는했었지.너는화가날때면나를버리고는했지.너는그래도천천히걸었지내가잡을수있게.
-36쪽,<너는>

미납된요금을냈다고해서당신이사용하던번호를그대로쓸수있는게아니었습니다.그번호는이미다른사람이사용하고있었습니다.술에취한어느새벽,당신에게전화를걸고싶었습니다.휴대폰을만지작거리는데메신저에당신이름이보입니다.사진도바뀌었다고나오네요.그래도사랑하는아빠로저장된이름이사진도바뀌고하는모습을보니까다행이다싶었습니다.살아있는것처럼느껴졌습니다.고작서른좀넘었는데사는게너무지겹습니다.슬픈것도지겹습니다
-37~40쪽,<전부였던사람께>

비가오면
도시에서도새소리가들려.
서울한복판에서도숲속처럼새소리가들린다.
비많이오면바지밑단젖는다고
속상해하지마.
비가올때노래부르는아이도있으니까.
비가오면한번흠뻑맞아봐.
너도노래를부를지도몰라
-46~47쪽,<노래>

제가사랑믿을거같나요?저는안믿습니다.헤어지면나진짜죽을거다.영원히옆에있겠다.너밖에없다.이런말다안믿습니다.변덕스럽거든요사랑은.제가당신에게이런얘기하는것도웃깁니다.당신은자꾸내가안하는이야기까지하게만드네요.우리같이밥먹어요.같이산책도하고술도마셔요.영화도보고내키면키스도해요.만약제가다시사랑이하고싶어지면그건사랑이필요해서당신을만나는게아닐겁니다.당신이좋으니다시한번사랑을믿어볼까하는겁니다.
-91~93쪽,<먼곳에있는당신께>

몇달이지난여행을떠올려봐도기억에남는것은그오름입니다.몇해를거슬러올라가도가장잘했던일중하나는몇걸음더나아가그언덕을넘은일입니다.아마혼자였다면입구에서돌아갔을지도모릅니다.어떠한끌림으로혼자그곳까지도착했다고한들무서워서바로내려갔을지도모릅니다.오래머물렀다고한들육지로돌아와내가제주에서엄청난것을봤다며손짓몸짓을동원해설명할수없는것을설명해야했을테지만,그럴필요도없었습니다.우리는함께였으니까요.우리여서좋았습니다.
-103~106,<동행>

문득공허하고문득슬프고
문득도망가고싶고문득미안한거.
옛날사진만자꾸보게되고
옛날메시지자꾸읽게되는거.
그거마음에묻어둔사람이있어서그래.
-125쪽,<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