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이나 낭만적이고 멋진 사람

이만큼이나 낭만적이고 멋진 사람

$16.40
Description
“당신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싶습니다.
당신이 작아져서 없어질 때까지
울면서 계속 손을 흔들어주고 싶습니다.”

언제나 따뜻함을 연구하는 오휘명 작가가 건네는
낭만적이고도 다정한, 어쩌면 당신을 위한 이야기들
〈이만큼이나 낭만적이고 멋진 사람〉은 다수의 에세이와 소설을 집필해온 오휘명 작가의 새로운 산문집이다. 책에는 지금까지 그가 작업해왔던 방식대로 쓰인 읽는 맛이 좋은 긴 글도 있지만, 삶의 장면 하나하나를 낚아채듯 적어넣은 짧은 단상들도 다수 수록되어 있다. 그 길고도 짧은 각각의 이야기는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기도 하고 ‘당신 역시 나와 다르지 않구나’라는 느낌을 주기도 하며 잊고 있던 읽고 공감하는 재미를 일깨워준다.

누구에게나 좌절의 순간은 다가온다. 한때는 당연했던 체력과 능력, 영원할 것 같았던 사랑, 물고기처럼 살아 숨 쉬던 감정들이 어느 순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리고, 남은 거라곤 피로감과 우울감, 좋은 시절은 다 갔다는 허망함뿐일 때, 우리는 깊은 좌절감에 빠진다. 하지만 차분하게 되돌아보면,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되었던 시절에도 결국 새로운 시작은 늘 있었다. 새로운 감동과 여행, 사랑, 관계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가와 우리를 다시 살게하곤 했던 것이다.

책은 당신에게 목차의 장 제목들을 빌려, 당신은 〈슬프고도 괜찮은 사람〉, 〈깊고 담백한 맛이 있는 사람〉이라는 말, 〈이만큼이나 낭만적이고 멋진 사람〉, 그러므로 〈사랑받으려고 거기에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건넨다. 아무리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고 남은 것은 폐허뿐이라고 생각하는 당신도, 사실은 여전히 제법 낭만적이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그러니 함께 잘 살아가 보자고 말이다.

드라마나 영화, 소설이 그런 것처럼, 당신의 앞으로의 미래에 좋은 일과 만남들만 있을 거라는 장담은 누구도 해주지 못한다. 분명 슬픔과 헤어짐의 순간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버틸 수 있는 건, 아무리 춥고 어두운 나날들이 계속된다고 하더라도 봄 같은 나날은 늘 다시 다가와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이 당신의 겨울 같은 나날들 속에서 작은 손난로가, 길동무가 되어준다면 좋겠다.

저자

오휘명

남에게어떻게불리고어떤걸해줄수있고어떤사람이어야하는지를늘고민해왔다.그리고요즘은그러지않는연습을하고있다.막연한응원과위로,거짓없는대화를좋아한다.쓴책으로『그래도사랑뿐』,『서울사람들』,『AZ』,『곁』,『당신이그끌림의주인이었습니다』등이있다.

목차

시작의말
02별구경
03엘리베이터
06어쩌면

1부슬프고도괜찮은사람
14물음표
17간호
21구슬을모으는일
26산다는거
28슬프고도괜찮은사람
30잘살아보겠다는마음
34불꽃놀이
38어느먹먹한
40알사탕
46일상의말들
48어떤전화
49이사
50비모
54어디든무엇이든
56어떤단상
62어떤사람
64사는재미
67손을흔들어주는일
71선인장

2부깊고담백한맛이있는사람
74숨고르기
76좋아서그래
82인정
84괜찮다는말
87밉고도예쁜
90크리스마스
92밤벌레
93보고싶음,그리움
94옷
100서로가서로에게서서히
103삼년뒤
104현실적인꿈
108야금야금
110기도가닿는순간
116둘이떠난여행
118늘안녕인것처럼
122모험
128깊고담백한맛이있는사람
132한국시리즈
134해피엔딩

3부이만큼이나낭만적이고멋진사람
140약속
144사춘기
145페이드아웃
152희었던사람
158막막함의의미
160나이
162농담없는하루
167이만큼이나낭만적이고멋진사람
171가장잘된사람
174사과즙
179돌아갈수있다면
182원플러스원
184너를오래된선풍기처럼아껴
188해주는것
190어느도시의사랑
194오래오래
197우리따로행복하자
203우리는헤어진다

4부사랑받으려고거기에있는사람
212가을과어울리는사람
214여행과집
218내가눕는곳
220만약이라는말
226가치
232다정한향첨가
236잘만자
238레몬
240무조건적인껴안음
245그이
248이름
251무용한사람
254재즈의계절
255몇글자
256사랑받으려고거기에있는사람
261척
265새벽의광화문을아세요
267매일뵐게요
269호텔이야기
273꿈
278봄의초입에서

출판사 서평

‘사람은무엇으로살까?’

누구나한번쯤은마음속에품어봤을질문이다.그리고몇몇이들은그에관한나름의답을찾아내지못해크게낙담하기도한다.작가도그들과마찬가지로,그들보다몇배는더사람은무엇으로살아가는지,사람을살게하는것은무엇인지를생각하는사람이었다.그리고그역시몇번을넘어지거나주저앉아야만했다.그는이책을그러한질문들에대한답을정리해가는느낌으로쓰기시작했다고말한다.

지옥같은나날들속에서우리를건져내주는건,커다란성공과부와명예도물론있었겠지만,의외로작고수수한것들인경우가많았다.강아지와의눈인사,타인의백화점문을잡아주는친절,퇴근후에마시는맥주한캔같은것들이우리를하루더,나아가한계절더버티며살게만들어주곤했다.

우리를살게해주었고살게해줄크고작은삶의낭만들에는무엇이있을지,책과함께고민하고추억해본다면,분명우리에게도다시봄날의꽃처럼만개하는순간들이끝끝내는찾아와줄것이다.

책속에서

잘하고있는지.밥은먹었는지.힘들거나졸리진않는지.먹고싶거나마시고싶은건없는지.그게나한테는전부다나를걱정하고있다는말로,하루종일나를생각하고있다는말로들리는거야.그렇다잖아.그만큼이나시시콜콜한것들이궁금하다잖아.그게아무리생각해봐도꼭사랑같잖아.
-14~16쪽,<물음표>

술마시지않겠습니다,아니아니오늘은안되겠으니술이나마시겠습니다,결심하고포기하고괴로워한다는건,그만큼이나마음속에기대가많고잘살고자하는마음이크다는뜻이아닐까.이제는그렇게생각하기로했다.그리고난그런내가너무애틋하고도좋다.
-30~33쪽,<잘살아보겠다는마음>

어딘가의누군가는지금도나를미워하고있고싫어하고있고시기하고있다는사실은여전히아프게다가오긴한다.그래도그들의이해관계모두를충족시켜주고해명하고오해를풀고잘보이기위해애쓰는일은현실적으로도불가능한일일뿐더러나의에너지와시간역시너무도한정적이라는것을이제는너무도잘안다.
-34~37쪽,<불꽃놀이>

나는여전히내가그사람을얼마나좋아하는지를알고싶을땐그사람이좋아하는것을얼마나많이알고있는지를가늠해본다.생각나는게적으면조금더알아야겠다고다짐하고생각나는게많으면이만큼이나빠져버렸구나인정하고받아들인다.더좋은것을줄수는없을까아침마다생각해본다.누군가는속없다고할것이고멋도없다고할지모르지만,이게내가베풀수있는가장따뜻하고능숙한다정이라는것을안다.
-50~53쪽,<비모>

아마당신의오늘도괜찮겠지.무력감에며칠면도를못했대도.끝끝내사랑하나를끝냈대도.몸에물보다술이더많이도는나날속에있대도.사람에지쳤대도.사람에지친걸억지로숨기고있대도.그래서내일이나모레쯤뒤늦게,바빠서연락을받지못했었다며거짓말을한대도.괜찮다.그런당신을이해할테니까.언제까지고긍정할테니까.오늘의당신은참담하구나.괜찮다.그거참괜찮다.잘못된게아니다.더괜찮아질거다.
-84~86쪽,<괜찮다는말>

우리,모든게끝난것같거나유난히내게만세상이가혹한것같을때면,우리의삶을영화라고생각해보면어떨까요.너무도극적인행복과감동과희소식들이내게찾아오기전에,소품이나준비물같은시련들이나를할퀴고가고있을뿐이라고생각해보는거예요.아무런말도위로가되지않고어떤것도쉬이바뀌지않을것같다면제가조연이라도하다못해단역이라도되어당신을빛나게해드릴게요.좋은역할을하는소품,가구,물건이라도되어드릴게요.
-134~137,<해피엔딩>

그러니앞으로도힘든날이면,죽을것처럼마음이바쁜날이면아주작은것들부터챙겨보기로한다.좋아하는커피를사러나간다든가,그게안된다면그런커피를사와달라고조른다든가.농담을한다든가.농담할기운이없다면농담을들려주는사람이나화면을바라본다든가.맥주를한캔한다든가.그작은것들이우리를하루더버티게해줄지모를일이다.
-162~166,<농담없는하루>

사랑을하는데있어서그사람을다정하게부르는일만큼중요한일도없다는생각을늘한다.야,너,저기,있지,그런말들속에도충분히애정을담을수는있지만,누구야,누구야,말의높이와질감자체가따뜻한호칭은,그리고그사람이그자리에없을때도그이,우리누구는요,그렇게소개하는일은,듣는이에게마치예쁜선물이담긴예쁜상자를받는느낌을준다.사랑한다는말없이도사랑한다고말할수있는일,어쩌면다정한부름이그일을할수있지않을까.
-245~247,<그이>

어쩌면사람역시마찬가지겠지.새것같은사람,볼때마다세련된모습만보여주는사람,미지의것을알아가는재미를주는사람도물론반갑긴하겠다만,결국나를살게하는사람은늘나를잘알아주는사람,기억해주는사람,내가돌아온곳에있어주는사람이었다.언제든돌아갈수있고얼마든엎어질수있는집같은사람이있다는것,어쩌면사람의행복을좌우할수있는가장커다란요소중하나가아닐까.
-269~272,<호텔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