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얼굴이 궁금해

너의 얼굴이 궁금해

$15.50
Description
“네가 어떤 죽음을 맞든,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든,
내가 씻겨줄게. 옷 입혀줄게.”
호텔 프런트에서 일하는 백신과
장례지도사 아현의 운명적인 만남.
우연과 운명, 사랑과 갈등, 결핍과 치유
그 사이를 넘나드는
오휘명만의 독특한 전개.


〈너의 얼굴이 궁금해〉는 오휘명 작가의 7년 만의 신작 소설이다. 작가의 첫 데뷔작이 서로 너무 다른 남녀의 재회에 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 〈너의 얼굴이 궁금해〉는 서로 결핍 있는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갈등을 겪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치유하는 모습을 전반적으로 보여준다.
백신은 잘 웃지만, 인간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가 일하는 호텔에 혼자 오는 손님, 아현은 장례지도사로 호텔과 그리 멀지 않은 대학병원에서 일한다. 백신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혼자 호텔을 찾는 아현이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아현은 완벽주의자처럼 모든 게 깔끔하고 빈틈없어 보이지만 그게 그 사람의 본모습처럼 보이지 않는 백신이 신경 쓰인다.
누군가가 신경 쓰인다는 것은 그 사람이 마음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한 사람이 마음에 들어왔다는 것은 곧 그 사람의 세계가 변화할 것을 뜻한다. 책은 사랑에 빠지는 비이성적인 순간과 그 이후에 나타나는 감정에 대한 세밀한 묘사를 담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저마다의 가면을 가지고 살아간다. 때로는 진짜 솔직해져야 하는 집에서도 그렇다. 하지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순간 그 가면은 점점 더 여러 개가 되고 더 두꺼워지기 시작한다. 한 번이라도 나는 나로 온전히 있어 봤는가? 한 번이라도 나는 내 진짜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여줘봤는가? 아마 사람들이 원하는 사랑은 진짜 자신의 얼굴을 보여줘도 괜찮은 그런 사랑이 아닐까. 그런 사랑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너의 얼굴이 궁금해〉는 든든한 응원이 되어줄 것이다.

저자

오휘명

표정을여행하는사람.하루는웃고하루는울적해하고하루는표정없이지낸다.적당한하루를찾아그곳에정착할날을고대한다.『일인분의외로움』『이만큼이나낭만적이고멋진사람』『메시지를입력하세요』『당신에게좋은일이있을것입니다』등을썼다.

목차

너의얼굴이궁금해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사랑은언제나여러작품의주요주제였다.사랑이그렇게오랜시간동안많은창작물의주제로사용되어왔던건그무엇을하더라도단하나로규정지을수없기때문일것이다.
작가는이번책을통해결핍있는사람들에대한사랑을이야기한다.주인공은남자와여자두명뿐이지만,읽다보면나자신의지난사랑이떠오른다.그럴수있는건우리내면에하나씩은어떤결핍이있기때문이아닐까.소설을이어가는주요주제는사랑이지만읽다보면나도모르게점점치유받는치유소설에가깝다.
또한소설에전반적으로등장하는서스펜스는긴장감을유지해주는충분한장치로활용된다.단순히서스펜스적인요소를가미한것이아니라시대적인상황을반영했다는점이작품의완성도를더욱높여준다.점점집중하는시간이짧아지는추세에맞춰그리길지않은분량은소설의전개속도에힘을실어준다.
사랑도삶도정답은없다.계속부딪히면서조금씩알아갈뿐이다.작가는이번책<너의얼굴이궁금해>를통해스스로결핍이있다고생각하는사람들에게그런당신의모습을사랑해줄사람이나타날것이라고212페이지에걸쳐다정하게이야기한다.

책속에서

그렇게진심으로믿었던사람또는사람들로부터배신당해본사람은,그배신을겪는순간본능적으로무언가를깨닫게되곤했다.아,나는다시는전과같은나로살아갈수없겠구나.내가모든몸과마음을던져누군가를믿게되는일은이제웬만해선없겠구나.
-18쪽

가끔따뜻한말을듣지못한날에는텔레비전광고나포털사이트에서마주친나오는캠페인문구를받아적기도했다.이를테면‘자살’이라는두글자를검색하면첫화면에나오는문구같은것들.당신은그존재만으로도아름답고가치있는사람입니다.그런말들.세상에남은가족은이제아무도없고자신의힘듦을알아주는사람도없다는것을깨달은뒤로는그런방식으로나마스스로를안아주고숨쉬게해줘야했다.
-26쪽

그러시군요.잠시만요.백신은대답했다.그리곤그녀의얼굴을흘겨보며,‘그리기좋은무표정’이라고속으로생각했다.평소에그날본사람들의얼굴을그릴때는,원래대로라면보았던사람들의얼굴로부터표정을거두는작업을해야했는데,그여자는그럴필요도없이이미완성된무표정을하고있기때문이었다.
-36쪽

“아니에요,오해할수도있지.저는사람에게는자주머무는곳의냄새가알게모르게벤다고생각하는사람이거든요.화장품가게에서일하면분냄새가나고카페에서온종일일한사람한테서는원두냄새가나는것처럼요.그러면저한테선무슨냄새가나야하느냐,생각해보면,죽음의냄새가나는게당연하죠.”
-46쪽

누군가의죽음이이렇게조용할일인가.이렇게조용해도되는가.정말로연고가없는것도슬픈건슬픈거였지만,연고가있기는있으나누구보다도가까워야할가족들조차도외면하게되는죽음,그리하여완성되는무연고의죽음이면에는어떤이야기들이숨어있는걸까.
-75쪽

그남자가얼른고개를들어자신을알아봐주는상상을했다.그렇게나어떻게하면좋겠냐는듯이서있는아현에게무슨말이라도걸어주는상상을했다.오늘도적지않은양의술을나눠마시는상상을했다.고개를얼른들지않더라도,단번에그녀를알아봐주지않더라도,이내눈을똑바로뜨고는늦게알아봐서미안하다고,뭐가미안한지는모르겠지만아무튼미안하다고말해주는상상을했다.
-7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