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짊어진 사람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자원봉사자를 만나다)

전쟁을 짊어진 사람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자원봉사자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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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폭탄이 떨어지는 우크라이나 한복판에서
그들이 택한 것은 자원봉사였다.
“내 주변 어느 누구도 지금처럼 전쟁이 진행될 거라 예상하지 못 했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에 사는 자원봉사자 안드레이의 말이다. 하르키우는 러시아 국경과 인접한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시로 매일 밤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았다. 가족들을 자동차에 태워 급히 해외로 피신시킨 후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안전한 거점과 중고차, 그리고 방탄조끼와 헬멧을 구하는 일이었다. 전쟁의 참상이 잊힌 지금,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줄어가고 있다. 에너지 위기와 인플레이션이 국제 사회의 더 큰 관심사다. 국제 구호 기구의 손이 닿지 않는 수많은 사각지대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숨은 영웅, 민간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죽음 앞에서, 위험한 잔해 속에서, 자국 정부의 위협 앞에서 이들은 왜 자원봉사에 뛰어들었나? 무엇이 이들을 움직이게 하고 무엇이 이들의 발을 묶고 있나? 이들의 전하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저자

안드레이클류치코외6인

출간작으로『전쟁을짊어진사람들』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이양구전우크라이나대사의편지

1_하르키우의안드레이;방탄조끼를입은자원봉사자
전쟁은갑자기찾아왔다
멈추면아무것도할수없다
그들에게닿아야한다
방탄조끼와헬멧

2_체르니히우의테탸나;레이브톨로카
잔해로뒤덮인마을
우리의삶은파티였다
지역을바꾸는봉사

3_부다페스트의나스차;우크라이나를돕는러시아인
매일밤나는기차역에나갔다
국경없는교실의아이들
지원의사각지대를찾아서
러시아인,마음의벽을허물다
훈헬프로도착한메시지들

4_키이우의올레나;헌혈은또하나의방어선이다
헌혈,문화가되다
우리의후방지원은멈추지않는다
국제적인헌혈네트워크를향해

5_드미트로와아르촘;푸른눈뒤에펼쳐진세상
전쟁지역의아이들
렌즈너머의순수
아이들이꿈을포기하지않도록

에필로그;이름모를누군가가될수있기를



북저널리즘인사이드;인내하는사람들

출판사 서평

전쟁중인우크라이나안팎에서봉사를이어가는민간자원봉사자여섯명을화상으로,서면으로만났다.위험지역에서방탄조끼를입고사람을구출하고,전후재건을돕고,인접국가에서난민을보호하고,헌혈네트워크를구성하고,아이들의꿈을되찾아주는이들을인터뷰했다.2022년하반기북저널리즘의이현구,정원진에디터가인터뷰를진행했다.


우크라이나일대의긴장감이고조되던때를기억한다.누구도러시아가쉽게현상변경을시도하리라생각지못했다.뉴스로전해지는우크라이나국민의얼굴은밝았다.푸틴러시아대통령이바꾼세계의풍경은참혹했다.그최전선에는우크라이나국민이있다.러시아의미사일이가장먼저부순것은세계경제도,천연가스도,곡물도아닌우크라이나곳곳의건물지붕이었다.군사·안보분야의현대화조차민간인의피해를막지못했다.내전일색의중동에서몇십년간숱한민간인의사망을목도하면서도자국의이해관계를넘어전쟁을바라보지못했던대가는뼈아팠다.

침공초만해도세계는전쟁의참상을다뤘다.그문제가‘나’와‘우리나라’의문제로도래하기전까지는그랬다.키이우에쏟아지는미사일에세계는경악했고지도자들은확전을우려했으며온·오프라인에선수많은사람이반전시위와함께연대의사를표시했다.전쟁의경과에따라이합집산을반복하던세계는이제인플레이션을얘기한다.푸틴러시아대통령은여론전에실패했지만인지전에선일부성공을거둔모양새다.전쟁은어느덧거시환경의하나로표현되고있다.전쟁의참상은잊혔다.세계는어쩌면거대한트라우마를겪는것일지도모른다.

하르키우의자원봉사자안드레이의이야기를처음접했을때를기억한다.잔인한폭격과군대의영웅담,젤렌스키우크라이나대통령의일거수일투족이보도되던침공초기,누구도자원봉사자의존재를눈치채지못했다.그러나군대과정부,국제기구가돌보지못한곳에는숨은영웅들이있었다.화상회의로만난안드레이는전쟁을겪은사람이라곤믿을수없을정도로차분했다.그침착함이비단그의성정이아니라,전쟁을이겨내고봉사를이어나가는데필요한태도라는걸알수있었다.

밝은모습으로인터뷰에응해준리페어투게더의테탸나에게서도,꼭아이들처럼순수해보였던드미트로와아르촘에게서도,알수없는담담함과초연함이느껴졌다.서면으로이야기를나눈나스차와올레나는투사이자프로다.서면이었지만강인한의지와확신이전해졌다.이들은자신보다더위험에놓인사람들을끌어안고전쟁의무게를몸과마음으로받아내고있었다.그래서책의제목은《전쟁을짊어진사람들》이됐다.

인도주의와애국심은이들을설명하는단어가아니다.이들은인내하는자다.인터뷰를진행하며,전쟁이인재(人災)라면이를이겨낼수있는것역시인간일것이라는희망이솟았다.흔히국제정치이론에서주요행위자라말하는‘정책결정자’나여론을말하는게아니다.구조적사고를벗어나현실로눈을돌리면묵묵히자기자리에서이전쟁을인내하며희생하는이들을찾을수있을것이다.

전쟁은이들의얼굴을하지않았지만이들을세상에소개해야했다.모두가지쳐도지칠수없는사람들,세계가시선과지원을거두어도자신이발딛고선땅의미래를그리는사람들.이들의이야기가전쟁을잊은한국에작은경종을울리길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