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박사하기 : 젊은 연구자 8인이 말하는 대학원의 현실 - 북저널리즘 84

한국에서 박사하기 : 젊은 연구자 8인이 말하는 대학원의 현실 - 북저널리즘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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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기 웹툰 제목이 ‘대학원 탈출일지’인 시대다.
잘못된 선택이 된 대학원,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바꿔야 할까?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에서 바트가 꽁지머리를 한 대학원생을 놀리는 장면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는 밈이 됐다. 소년이 잘못하면 소년원에 가고, 대학생이 잘못하면 대학원에 간다는 우스갯소리도 지금의 한국 학계가 체벌에 가깝다고 말한다. 반복적으로 뉴스에 오르는 논문 표절 사태, 이름만 존재하는 부실 학회는 곪은 학계의 그림자를 드러내는 사건이다. 대학원을 둘러싼 일련의 밈과 사고들은 한국 대학원의 구조적 결함에서 비롯한다. 교수가 아닌 다른 선택지를 꿈꿀 수 없어 한 줌의 자리를 위해 능력주의에 매몰돼야 하는 상황, 학술적 공동체가 아닌 경쟁자만을 만들어야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은 평가 제도까지. 대학원이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는 어쩌면 당연하다. 그렇다고 망가지는 대학원과 학계를 바라만 볼 수 없다. 더 나은 곡선을 그리는 미래의 대학원을 위해 신진 연구자 여덟 명이 모여 대화를 나눴다. 그들의 대화에는 경험, 문제, 필요와 대안이 담겼다. 《한국에서 박사하기: 젊은 연구자 8인이 말하는 대학원의 현실》은 쓰디쓴 잔소리가 있어야 학계, 나아가 사회가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저자

강수영,김보경,유현미,이송희,조승희외

저자:강수영
파트타임지리학연구자

저자:김보경
국문학전공페미니스트비평가

저자:유현미
사회를연구하는페미니스트

저자:이송희
한문고전을탐구한다.

저자:조승희
재생에너지가궁금한현장연구자이다.

저자:전준하
연구자를꿈꾸는IT회사원이다.

저자:현수진
중세인의낯선생각을궁금해한다.

저자:이우창
영문학과지성사를공부하는사람

목차

프롤로그;왜대학원을이야기해야하는가?

*대화한이들

1_내가경험한대학원
문제를직면하다
대학원의위계적문화
대학원의교수의존성과대학원생의인권
목소리내기

2_떠나고싶은대학원,남고싶은대학원
‘대학원생밈’너머의대학원생
왜대학원을피하는가
남고싶은대학원만들기

3_한국는어쩌다문송한나라가되었나
지금,여기의인문·사회학계
인문사회과학은어떻게생존할수있을까
인문사회과학은언제필요해지나

4_대학원의미래,미래의대학원
무거운꼬리표,융복합
세대교체를앞둔학계
나의미래,연구자의미래

에필로그;《경향신문》박은하기자의추천사



북저널리즘인사이드;암울속에서희망을말하기

출판사 서평

대학원을꿈꿨던때가있었다.대학원바깥에서공부를이어나가는것이상상되지않았고,네트워크를만들기위해서는대학원이가장좋은공간일것이라생각했다.그럼에도대학원을택하지않았다.이유는다양했다.생계에대한불안감과미래에대한불확실함이나를덮쳤다.인문학공부는‘재미있는’일이었지만‘좋은’선택지는아니었다.재미있는게가장좋은선택이라고믿었던나에게대학원진학을포기했던시기는하나의변곡점으로남았다.

미국의유명구직앱‘집리쿠르터ZipRecruiter’가1500명이상의대졸자를대상으로조사한바에따르면대졸구직자44퍼센트가저널리즘,사회학,교육학,자율전공등의전공선택을후회했다.이들은다시전공을선택할수있다면컴퓨터공학과경영학을선택할것이라답했다.요컨대인문학과사회과학은학계와직장,그어느곳에서도환영받지못하는불청객이됐다.

이인식의핵에는인문과사회과학에대한합의가요원해진시대가위치한다.지식인이자인텔리로서사회가해결해야할물음을던지던학생운동시기인문학의무게감은이제없다.공적인논의와새로운질문을자신의책무처럼느끼고대중과만나던공공지식인도어딘가로숨은것처럼보인다.덩치큰유령처럼‘인문학의위기’는매번불려나왔지만그빈번함은문제가해결될수없다는지난한증거로만남았다.그렇다고가만히있을수는없을노릇이다.학계의위기는순식간의산업의위기가되고,얽히고설킨위기는미래를위협한다.우리는스러지려는미래를구하기위해지금여기의학계를되돌아볼필요가있다.

연구자의입을통해간접적으로체험한학계의모습에는어딘가기시감이들었다.여성연구자의불가피한커리어중단,수직적인위계질서속에서대물림되는답없음의감각,설득과정에서나타나는효율성을위시한비효율까지.모든대학원의문제는우리사회의문제와닮아있었다.오히려사회전체의문제가학계라는좁은공간에응축된형태로남아있다는생각까지들었다.어쩌면학계의문제를해결하는것에서출발할수있겠다는,작은희망이보이기도했다.

그렇기에암울함의구조를생각하고,문제를언어화하고,언어를통해대화하는것이중요하다.파편으로산재했던다양한문제들이하나의형태를갖춘다면,후속세대의플레이어들은이문제를테이블위에올려두고그다음의방법을모색할수있다.《한국에서박사하기:젊은연구자8인이말하는대학원의현실》은그역할을위해쓰인책이다.대학원의문턱앞에서고민하는이,대학원의연구실속에서고전하는이,대학원을선택한것을후회하는이,심지어는대학원이왜존재해야하는지를공감하지못하는이들모두에게학계의고민은읽힐가치가있다.학계의문제는사회의이곳과저곳,모든곳에산재해있기때문이다.

필자들은이작업이잘돼야지만다음세대도문제를말할수있을것이라고말했다.그런점에서이책은다음세대를위해쓰였다.에디터인나에게도필자의한마디는계속해서남았다.글도,기술도,연구도,정치도,그어떤것도세상을바꿀수있는동력을가지고있다.그소중한힘이낡은제도와인식으로인해가로막혀있다면우리는그장벽을조금씩닳게하는것에서세상을바꿀힘을기를수있다.어떤공간이잘못됐다면,그건‘그냥그런공간이라서’가아니다.암울한이야기가가득한책이지만어딘지희망이읽히는건그런지점에서가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