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일 : 생각을 편집하고 삶을 디자인하다 -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93

에디터의 일 : 생각을 편집하고 삶을 디자인하다 -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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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담유

저자:김담유

지혜(志惠)라는이름으로일하고담유(談諭)라는이름으로글을쓴다.동국대학교와동대학원에서국어국문학을공부했고1999년출판계에입문해고려원,책세상,자음과모음,한경BP,토네이도미디어그룹,이감문해력연구소등에서문학,인문,사회,과학,경제·경영,자기계발,지식백과등다종다양한책을만들었다.2001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돼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시집으로《오,그자가입을벌리면》이있다.

목차

프롤로그;에디터는크리에이터다

1_에디터는욕망한다
편집적욕망의삼각형
내적질문에서공공어젠다로
편집은창조다

2_에디터는감별한다
원고라는원점
차이를감별하는눈
매뉴얼을넘어선매뉴얼

3_에디터는연결한다
의사소통이의사결정이다
포지셔닝의비밀
사람이콘텐츠다

4_에디터는노동한다
공부하는사람을공부하기
노동의조건을설계하는법

5_에디터가에디터를만나다
읽는사람에서읽히는사람으로
좋아하는일을지속하는방법
스트리밍시대에필요한텍스트

에필로그;이것은에디터만의이야기가아니다



북저널리즘인사이드;베스트셀러를만드는사람들

출판사 서평

스트리밍시대다.유튜브섬네일을클릭해오늘의뉴스를접한다.습관적으로켠넷플릭스시리즈에서웃음과위로를얻는다.영상과이미지를소비하는시대로접어들며텍스트의가치는추락했다.종이책이대표적이다.언젠가부터책의물성은고루한것,느린것,지루한것이됐다.2021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전국만16~64세남녀1000명을조사한결과44.9퍼센트가“평소책을거의읽지않는다고”고답했다.“출판계는지는별”이라는말조차이젠구태하게느껴진다.

상반된양상도보인다.유명소설가들은에이전시로편입되는중이다.소설가김영하,김초엽등이소속된작가에이전시블러썸엔터테인먼트는작가의집필일정과행사스케줄을관리하고팬덤문화를만든다.지난여름엔CJE&M이라는거대자본과손잡고2차저작물을위한콘텐츠IP사업에본격적으로뛰어들었다.연예계인플루언서의책출간도매년증가하는추세다.방송인김이나의《보통의언어들》,가수장기하의《상관없는거아닌가?》등은출판과동시에바이럴이된다.텍스트가치는하락하는데인플루언서작가는부상하는양극화는출판시장의현실이다.

그런데눈에띄는베스트셀러들이있다.저자가유명하지도,출판사규모가거대하지도않은데특정카테고리의판매순위상단을차지하는책들이다.어떤경우그순위를수개월,수년간유지하기도한다.조용히빛나는책들엔유명세나자본의논리와무관하게돌아가는영역이존재한다.독자가필요로하는소재를포착해독자가반응하는언어로가공하는기획이다.그중심엔에디터가있다.

저자는에디터의역할을욕망,감별,연결,노동네가지로제시한다.내적질문을사회적어젠다로이끌어내겠단욕망이있어야하고,독자에게필요한글과그렇지않은글을감별해야한다.끊임없는소통으로독자와저자,시장과학계를연결하고,무엇보다산발된생각들을책이라는하나의물성으로완성하기위해오랜시간한자리에서노동한다.그과정에서산업의한계에좌절하기도하고무대뒤그림자로서마음에생채기도입지만판을벌이는작업을이어간다.무수한정보값이흘러가는시대에‘한권’이라는단위로누군가의세계관을완결하고소개한다는것은언어에대한가장어렵고도귀한애정이다.

에디터의진가는그애정을사람들에게설득하는방식에서드러난다.위세대가세상을배워온방식을답습할만한이유도여유도없는우리에게필요한것은사람은책을읽어야한다는시대착오적인메시지가아니다.필요한책,읽을만한글을발굴하는눈이다.

출판만의이야기는아니다.기술,금융,건축,F&B등모든분야엔베스트셀러가존재한다.그기반이자본이아닌기획일때우리는감탄한다.아무도발견하지못했던니즈를누구에게나필요한형태로만들어세상을설득하는사람들이곳곳에있다.진정한베스트셀러는그들의손에서탄생한다.

책속에서

“오늘날에디터는단순히저자의글을다듬어책만드는사람에국한되지않는다.디지털초연결사회에서말과글을업으로삼는지적생활자이자대화중독자이며사람과사람,세상과세상을잇는섬세한연결자로살아간다.”

“물론책의주인공은저자다.저자가책의원천이자소스(source)이기때문이다.그주인공에게에디터는맞춤한무대를마련해주고스포트라이트를비춰주는연출자로서무대아래를지킨다.”

“에디터는직업적으로질문을던지며답을찾는사람이다.하루종일타인의원고를들여다보느라구부정한뒤태를가졌을지언정호기심으로반짝이는눈과개입하고싶어안달하는마음으로누구보다활발한내면을품고살아간다.”

“아직물성을입지않은,저자조차자신의메시지를정리하지못한어수선한원고를마주하면여전히공포감이밀려온다.내가제대로읽었나?이렇게고치는게맞을까?과연이제목이온당한가?이디자인이최선일까?누가읽을까?얼마나팔릴까?제작비는건질수있으려나?”

“강한문제의식하나가1만명의생각을바꾸고,10만명의감성을바꾸고,100만명의삶을바꿀수있다고믿는다면오만일까?하지만기적처럼그런일이벌어지고는한다.”

“그렇다면역으로에디터를이해하고사랑하며신뢰하는존재는누구일까?저자일까,독자일까,아니면동료에디터일까?나는책자체라고답하고싶어진다.”

“세상에실패하는원고는있어도실패하는글은없다.저자의실패는에디터의방임과결코무관하지않다.”

“저자는글을쓰고에디터는책을만들지만그책을저자나에디터보다더오래반복해읽으며살아있게만드는존재는독자라는사실을마음깊이새기는계기가됐다.읽어주는사람이없다면책이,출판이다무슨소용이랴.”

“순간,깨달음이해일처럼밀려왔다.‘아,우리의최종결정권자가지금수많은의사결정문제들에둘러싸여무엇도제대로결정할수없는상태로구나!회의에출장에미팅에영업에잠잘시간도없구나!’”

“베스트셀러는개인이노력하고소망한다고해서쉽사리탄생하지않는다.팔리는책뒤에는일개인의능력치를넘어서는조직의협업과전략과자본과비전이자리한다.”

“사람에대한믿음을버리지않는다.사람안의다양한얼굴을인정하고,지나친기대와실망을내려놓는다.존재는하나의세계다.나의세계를풍요롭게일구는지름길은사람과부대끼는현장에있음을잊지않는다.”

“그럼에도단백권만팔리더라도‘결코중고서점에내다팔고싶지않은책’을고민하는게나의본업이라고생각한다.”

“여기에더해나는어떤취향공동체를좋아하는지,어떤커뮤니티를지지하고응원하는지를한번쯤기획의각도에서들여다보면좋겠다.결국우린누군가를옹호하고대변하며연결하는사람이니까.”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