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래된 연인 (문학 속의 신앙 이야기)

나의 오래된 연인 (문학 속의 신앙 이야기)

$17.00
Description
신부님의 말씀은 주보에 글을 연재해 달라는 것이었다. 아예 연재할 글의 콘셉트까지 정해 놓고 계셨다. 교우들이 읽으면서 신앙생활도 돌아보고, 문학 작품 한 편씩 덤으로 얻게 되는 글. 처음엔 쉬울 거라 생각했다. 신앙을 다루는 문학 작품은 많고, 그걸 소개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신부님의 마지막 한마디가 명치에 걸려 연재 내내 힘들었다. 글 속에서 나의 신앙도 돌아보게 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글을 쓸 때마다 ‘내 신앙의 깊이’에 대한 의문에 마음이 무거웠고, 작품을 고르는 일도 점차 힘들어졌다.
이렇게 부족한 마음에서 쓴 글이면서도, 3년 연재를 마치고 책으로 묶을 용기를 낸 것은 ‘글 참 잘 읽고 있다’는 주위의 성원 덕분이다. 글에서 소개한 소설을 꼬박꼬박 찾아 읽는다는 분, 우리 문학에 이렇게 다양한 신앙 이야기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는 분, 그리고 나의 글을 참 좋아하시는 연로한 우리 엄마. ‘성원에 보답한다’는 멘트는 식상하지만, 이것이 책을 묶는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저자

김은정

저자:김은정
엘리사벳.경남대학교국어교육과교수.
현대소설을전공하고있으며우리문학의숨은의미를찾는연구를지속하고있다.저서로『문학,그황홀한유혹』,『서사주제학으로읽는우리문학』,『엄마도엄마가필요하다-문학이만난치매이야기』등이있다.

그림:쥬리아나수녀

목차

겨울-고통속에서찾는응답

주님이보내신선물14
·전영택의「크리스마스전야의풍경」
참혹한이잔을거두어주십시오18
·김동인의「이잔을」
인간을위한순교22
·김은국의「순교자」
유다의죄,고뇌,구원26
·박상륭의「아겔다마」
고통속에서찾는응답31
·박완서의「한말씀만하소서」
정의와양심,그리고진리를위해싸운바비도36
·김성한의「바비도」
권력에맞서는우리들의자화상40
·이승우의「에리직톤의초상」
우리들속의‘사제’45
·현길언의「사제와제물」
두개의십자가51
·김동리의「사반의십자가」
어떻게용서할것인가56
·이청준의「벌레이야기」

봄-마음의태양을따라가는길

무엇이신앙인가62
·최인훈의「라울전」
부활의봄67
·김동리의「부활」
일상의기적은어디있을까72
·송상옥의「흑색그리스도」
마음의태양을따라가는길76
·김의정의「목소리」
강박적신앙에서잃어버린것81
·이범선의「피해자」
신앙의길은어디에86
·송우혜의「고양이는부르지않을때온다」
천주님은크신분91
·최은영의「밝은밤」
신앙의유랑민96
·황순원의「움직이는성」
당신의손길은어디에101
·정찬의「종이날개」
뜨겁거나혹은따뜻한…106
·김원일의「믿음의충돌」

여름-우리들의그림자

우리들의그림자112
·김영하의「그림자를판사나이」
아버지이지만아버지가아닌인간의고뇌117
·김동리의「목공요셉」
영원한청년의맑은마음122
·윤동주의「십자가」
고독한영광127
·김동리의「마리아의회태」
주의평화가그대와함께132
·한무숙의「생인손」
지혜로서기름부은자136
·이문열의「사람의아들」
못의시대,부드러움으로맞선다141
·이승우의「못」
인간의최선,신의최선146
·이승우의「허기와탐식」
도마야,나는아직너를도마라고부른다151
·김훈의「하얼빈」

가을-사랑은공평하다

낮은데를비추는빛156
·이청준의「낮은데로임하소서」
사랑이만드는세상161
·박완서의「옳고도아름다운당신」과법정스님의「설해목」
사랑이머무는곳166
·김원일의「마음의감옥」
이가을,무엇을할것인가171
·김현승의「가을의기도」
이삭이전하는사랑이야기175
·이승우의「사랑이한일」
누군가를바라보기180
·공지영의「열쇠」
사랑은공평하다184
·이승우의「마음의부력」
저만치혼자서피는삶189
·김훈의「저만치혼자서」
우리곁의하느님194
·권정생의「오두막할머니」

출판사 서평

추천사

신경숙(소설가)
한파가몰아닥친겨울의며칠을“나의오래된연인”을읽었다.신앙에대한글로서가아니라잊고있었던문학작품들을다시꺼내읽는느낌이기도했다.읽다가문득이글들을나의어머니에게한편씩읽어드리고싶다는생각을했다.매주금요일점심시간이면나의셋째올케는나의어머니집으로가서귀가어두운어머니께성경을읽어드리곤하는데그흉내를내고싶었는지도.나의어머니는나의목소리보다쥬리아나수녀님의그림들을바라보고바라보고또바라보실것만같다.이글들을읽다보면각자의어깨에짊어진십자가의무게에한말씀만하소서,탄식하려던마음이누그러지는경험도할것이다.겨울을지나봄,여름,가을의시간들을따르다보면어느새거기소복히쌓여있을당신의평화를미리축복한다.

배기현(주교)
주위를둘러보면기막힌인생을살아가는이들이많습니다.흔히들그런삶을두고‘소설같다’라는표현을쓰지요.지어낸이야기라지만우리네굴곡진인생살이를여실히보여주기에소설은우리삶가장가까이닿아있는문학장르가아닐까싶습니다.또한우리로하여금삶과사람을바라보는또다른지평을열어주고우리삶의외연을확장시켜다른이의아픔을기꺼이내것으로삼을수있게합니다.
이런의미에서그냥읽고지나치기쉬웠던소설들을신앙의눈으로읽어내려간김은정교수의작업은의미있다할수있습니다.소설의서사안에담긴인간의좌절과실패,그로인한절망과분노,그것을극복해가는사랑과용서의문제를인간의생각안에머물지않고,신앙의빛안에서하느님의시선으로읽어내고자한김교수의노고에깊이감사드립니다.
인간은하느님께다가가고그분께로기울어지는만큼그분의뜻과시선을어렴풋하게나마느끼고알아가게됩니다.김교수의신앙이하느님안에서겸손되이무르익어가오늘보다더좋은결실들을맺어갈수있기를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