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건축 기행

추상화를 보면 “무슨 의미야?”, “나도 그리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사람들은 건축을 보고 궁금해하지 않는다. 건축이 삶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과 문화적 밀접성을 알지 못하는 것은 건축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물론 여행을 가서 보게 되는 유명한 건축을 탐미적 관점에서 소비하기는 하지만 그 건축의 재미있는 숨은 뜻이나 의미는 알 수가 없었을 것이다.
모든 직업군이 열정을 갖고 일하겠지만 건축사는 좀 더 특별한 면이있다. 대학생 때는 타과에 비해 가장 많은 과제가 요구되고, 사회에 나와서는 박봉에 밤낮없이 일하고도 만족감을 느끼는 희안한 직업이다.
우리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시민들은 건축을 이해하지 못할까라는 항상 자조 섞인 질문을 한다. 그래서, 건축의 이해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23년부터 경남신문과 상의하여 6인의 필진을 꾸려 23회에 걸쳐 경상남도에 소재한 다양한 건축물에 대하여 주제별로 기고를 하였다.
음악을 이해한다는 것. 그림을 이해한다는 것. 행위예술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의미의 이해에서 시작된다.
열성을 다해 사람들에게 건축의 의미를 이해시키고 싶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건축에는 역사 속 시대 정신과 사회적 패러다임이 담겨져 있고, 공간이 사람의 의식과 행동방식에 미치는 영향과 문화적 가치를 그들의 이해를 통하여 건강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게 하고, 위안을 주며, 미래의 가치를 찾을 수 있게 한다.
이 책을 통해 건축에 관심을 갖고 가족과 주말에 답사를 가서 그 숨은 의도와 건축사의 손을 빌려 믹스된 공간, 빛, 자연을 오감으로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