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시는 말을 잘하는 게 아니라, 말을 견디는 데 있다. 말을 견딘다는 것은 생이 가진 가장 뜨거운 진실에 닿는 일이며, 말로 증언할 수 없는 세계에 닿는 일이기도 하다. 진실을 목도 하면서도 증언할 수 없는 말이라니. 시를 쓰는 행위는 그 자체로 모순이거나 영혼의 모서리를 얻는 일일지 모른다.
권수진은 일찍이 시 쓰는 철학자라는 호칭을 얻었고, 철학자인 동시에 현재의 삶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자였다. 모름지기 시인이 증명한 철학이란 답으로 가려진 세계에 질문을 찾는 일. 권수진 시인의 시는 그 자체로 생의 폐부를 찌르는 모서리였고, 상처받지 않고는 쓸 수 없는 천형을 가진 자였다. 이 시집이 우리에게 더욱 아프게 다가오는 까닭은 시인이 가진 슬픈 기억이 우리가 이미 살아냈지만, 다시금 살아가야 하는 “영겁회귀”의 모서리로 빛나고 있기 때문이다. 권수진에게 있어 시는 빛이 아니라 빛이 거느린 어둠을 보는 일이자. 절망의 편에서 사람의 눈동자를 끝까지 지켜보는 일로 보인다. 그 눈동자를 끝까지 바라보는 일을 나는 긍휼의 시선이라고 부르고 싶다.
권수진은 일찍이 시 쓰는 철학자라는 호칭을 얻었고, 철학자인 동시에 현재의 삶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자였다. 모름지기 시인이 증명한 철학이란 답으로 가려진 세계에 질문을 찾는 일. 권수진 시인의 시는 그 자체로 생의 폐부를 찌르는 모서리였고, 상처받지 않고는 쓸 수 없는 천형을 가진 자였다. 이 시집이 우리에게 더욱 아프게 다가오는 까닭은 시인이 가진 슬픈 기억이 우리가 이미 살아냈지만, 다시금 살아가야 하는 “영겁회귀”의 모서리로 빛나고 있기 때문이다. 권수진에게 있어 시는 빛이 아니라 빛이 거느린 어둠을 보는 일이자. 절망의 편에서 사람의 눈동자를 끝까지 지켜보는 일로 보인다. 그 눈동자를 끝까지 바라보는 일을 나는 긍휼의 시선이라고 부르고 싶다.
슬픈 기억은 모서리를 가졌다 (권수진 시집)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