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 행복했더라 (김희숙 에세이)

나는 언제 행복했더라 (김희숙 에세이)

$15.00
Description
평범한 하루를 기록하고 나서야 그 하루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게 된다.
삶은 결국, 라면 하나에도 마음을 얹는 일. 무심히 지나간 순간들이 문장이 되어 돌아왔다.
경쾌한 물음표를 띄운 가장 친숙한 안부,
농담을 겸한 따뜻하고 담백한 마음,
위로하려 하지 않는 역설적 위로

반짝이는 일상의 조각을 따라 걷는, 다정하고 담백한 이야기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다.
평범한 하루에도 행복은 뜻밖의 순간에 찾아온다. 저녁 밥상 위 송이버섯, 아이의 웃음, 엄마와 나눈 따뜻한 커피 한 잔, 여름밤 마당에 스치는 시원한 바람, 김장 날의 분주한 손길들…. 언뜻 사소하게 여겨지지만, 돌아보면 그 순간들이 바로 삶의 빛이자 우리가 붙잡아야 할 진짜 행복이다. 행복은 종종 가장 작은 장면에 선명히 새겨져 있다.

평범한 하루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기록
『나는 언제 행복했더라』는 평범한 일상에 스며있는 소중한 순간들을 조명하는 책이다.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 나이 듦과 이별을 마주하며, 저자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오히려 감동과 기쁨을 발견한다. 저자는 지나온 시간을 곱씹으며, 부모로서의 두려움, 자녀의 성장, 부부의 갈등과 화해를 솔직히 담아내며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나는 언제 행복했더라?” 그 물음에 귀 기울이는 순간, 행복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을지 모른다.

삶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행복은 회상 속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나간 순간은 파편처럼 흩어지지만, 되살아나는 순간 새로운 의미를 품고 현재를 다르게 비추기 시작한다. 따뜻함과 쓸쓸함, 안도와 회한이 교차하며 삶의 빛과 그림자를 껴안게 된다. 잊고 지낸 행복의 얼굴들이 다시 떠오르고, 우리는 마침내 진정한 행복과 다시 마주하게 된다. 행복은 기억과 질문이 교차할 때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얼굴이다.
저자

김희숙

저자:김희숙
생계형직장인이다.
남편과두아이와함께산다.
평생친구로독서랑글쓰기와함께걷는중이다.
자주끌려가고가끔끌고가는어른으로성장중이다.

목차

여는글

1부오늘도무사히
나는언제행복했더라
무사함과불안이함께
출장보내는기쁨
송이버섯을굽는저녁
인생과구두굽
중년의반려인과운동하기
어느날굴러온무
당신의눈동자에건배
엄마의캐러멜마키아토
시골의여름밤
김장하는날
시장의맛있는손길들
혼주석로맨스

2부무엇으로걷고있나요
무엇으로걷고있나요
아침소리
문의발견
궁금한길
엘리베이터의여자
다른길
무슨생각했더라
문의마음
같은시간
같음에서다름을
아이와어른과어둠
아들과어둠
거울닦기
같은곳을걷지만같은곳을향하지않는
하루가책으로
연필산책
평범한힘이아니라
모아
일상은번데기주름
고요한새벽
오늘
하나
마음과이해
익어가기

3부일상으로향하는걸음
일상으로향하는걸음
마트모드아니고출근모드
내통장의금융감독원
평범한건강검진
먼훗날우리모습같아
가을날반차쓰고붕어빵을먹다가
오싹한전화벨
나홀로연휴를보내고싶어
평범한건강검진2
출근길에쏟아지던물음표
날아오는사랑
운동의신은나를홀대한다
정신챙기기
수첩에있는모든번호
아는나이
슬픔은운동이되고맥주가된다
모든시작을위하여
앙코르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우리는언제행복하다고말할수있을까.
그리고그행복은어디에숨어있을까.

행복을말하는책은흔하다.그러나행복을다루는방식이이책처럼정확한경우는드물다.김희숙의『나는언제행복했더라』는크고선명한기쁨을좇기보다,생활의곁을스치는작은감정과동작을오래붙들어그윤곽을드러낸다.본질만드러내기에가볍고경쾌하다.

행복은평범한일상에서피어난다.
책이다루는풍경은특별하지않다.아이들이웃으며이야기를건네는저녁식탁,엄마와마주앉아나누는커피한잔,여름밤의마당,시장같은장면들이다.중요한것은장면을바라보는태도,곧주의(注意)의윤리다.이책은눈앞을스쳐가는사소한일들을반복해응시하며,사소함이야말로삶을지탱하는형식임을증명한다.
저자는자신의삶을솔직하게기록한다.남편을‘출장보내는기쁨’을숨기지않되과장하지도않는다.남편의일정과식사,짐챙기기같은사소한일을성실히적어내려가면서,기쁨과짜증이뒤섞인생활의질감을보존한다.삼겹살을굽고,수육을삶고,새벽에알람을맞춰일어나는몸의시간까지문장은놓치지않는다.시장장면이나이웃간의먹을거리이동은마음의이동으로이어진다.행복의온기는선언이아니라,손에서손으로건네지는작은움직임이다.
이섬세한일상의기록은가정의노동을가볍게소비하지않는다.오히려생활의리듬과정동을하나의텍스트로복원한다.덕분에독자는저자의기분을‘체감’으로받아들인다.웃음한번,설거지의물소리한번,그것들이쌓일때하루가완성된다는사실을,저자는허투루쓰이지않은문장으로설득한다.
이책은무엇보다평범함의가치를회복하는글쓰기다.돌이켜보면평범한삶이라생각했던시간들이사실은치열하게견뎌낸시간임을깨닫는순간이찾아온다.저자의문장은바로그지점을정확히짚어낸다.

세상을바꾸는대신,자신의감각배치를바꾸는일.
중년의시선으로바라본삶은불안과허무,늦은후회와두려움으로가득차있다.“오늘도무사히”라는반복되는하루가과연무사한것인지,아니면허무한것인지스스로에게묻는다.나이들어새로운도전을망설이는마음,가족의건강을염려하는마음,부모의병과노쇠를지켜보는무력감.행복을향한질문은언제나이런현실과맞닿아있다.
공연장장면은이책의미학을요약하는은유다.앞자리에앉은사람의어깨때문에무대가가려졌을때,저자는불평을멈추고눈을감는다.보이지않음을수용하는선택이듣는능력을확장한다.불만의에너지를청취의집중으로전환하는순간,음악은배경이아니라‘나를향한’연주로변한다.이평범한전환이야말로저자의문장을움직이는힘이다.삶은종종시야를거두어들일때명료해진다.
세대의장면도인상깊다.‘캐러멜마키아토’를권하는대화는,노모를위한가벼운농담에서시작하지만곧함께시간을만드는방식으로이어진다.도시의유행어가낯선세대에게필요한것은새로운단어가아니라곁을지키는시간임을보여준다.이어지는‘시골의여름밤’장면에서는새벽공기,밭일을마친어머니의물마시는소리,된장찌개가끓는부엌의열기,여섯식구숟가락소리의합주가펼쳐진다.가족의리듬과계절의시간이한상위에서합창을이룬다.음식은이책에서사람과사람을이어주는생활의문법이다.

행복은현실을희석하는감미료가아니다.
저자의문장은생활의사실에서출발해,사유의문장으로도착한다.“사유가행동으로이어지고,행동이다시사유를낳는다”는고백은이책의형식을정확히설명한다.장면은생각으로번역되고,생각은다시장면으로돌아온다.독자는이왕복의리듬을따라가며자신만의장면을호출한다.여기서독서란자기시간을다시읽는기술이다.
텍스트의비밀은문장내부의절제에있다.“거울닦기”같은짧은단상에서저자는가족의얼굴이묻은흔적을닦으며,마지막에“다음엔조금덜닦아야겠다”로멈춘다.덜닦는일은곧덜판단하는일,덜완벽하려는일이다.이작은후퇴의윤리,과도한통제를내려놓는태도가가벼운위트와유머로책의곳곳에배어있다.
무엇보다이책은‘행복’이라는단어를감미료처럼사용하지않는다.행복은이책에서언제나불완전하고,간헐적이며,관계적이다.공연장의좌석처럼가려지기도하고,시장의봉투처럼누군가의손을거쳐이동하기도하며,시골의새벽처럼냉기와땀을통과해야모습을드러낸다.그래서이책이건네는평온은현실을희석한낙관이아니라,현실을끝까지본뒤에야얻을수있는온기다.

“나는언제행복했더라?”
마지막장을덮을때독자는자연스럽게같은질문을떠올린다.나는언제행복했더라.이물음은그저우리각자의시간에서한장면을다시불러오게한다.하루가모여한문장을만들고,익숙함이쌓여한페이지를낳고,특별하지않은하루가한권의책이된다고저자는말한다.저자가기록한장면들은소소한일상처럼보이지만,거기에는생의모든층위가담겨있다.기쁨과웃음,슬픔과두려움,감사와회한이서로맞물리며독자를삶의본질로이끈다.
독자에게이책이남기는것은감상보다감각,위로보다시선이다.사소한것이야말로우리의시간을지탱한다는사실을보여준다.그리고행복의새로운이확신이야말로,우리가오늘을더나은언어로살아내게하는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