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지, 개미지옥

출생지, 개미지옥

$16.90
Description
‘2022년 게이분도 서점 문고 대상’ 1위, 일본 판매 13만 부 돌파!

《백야행》과 《화차》의 명성을 넘어설
사회파 추리소설의 경이로운 역작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 수상 작가가 마침내 완성한
미스터리의 최고 경지, 《출생지, 개미지옥》
두 명의 젊은 여성이 살해당한다. 두 여성은 모두 성매매를 생업으로 삼고 어린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 미혼모였다. 그리고 얼마 후 한 식품공장에 ‘세 번째 희생자를 내기 싫으면 돈을 준비하라’라는 협박문이 도착한다. 성매매 여성 연쇄살인사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지만 피해자의 배경이 사회적 논란을 야기할까 우려한 TV 보도 프로그램은 피해자가 성매매 종사자이자 어린 자녀를 학대한 미혼모라는 사실을 교묘하게 숨기고 ‘자녀를 위해 열심히 일하던 무고한 엄마들의 비극’으로 사건의 성격을 각색해 뉴스를 뽑아낸다. 그런데 방송 도중 자신을 범인이라 주장하는 자가 스튜디오로 연락을 취해 ‘죽은 여자들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라, 그렇게만 한다면 돈 따윈 필요 없다’라고 지시한다. 돈이 필요 없다면, 이 살인사건에 더 중요한 목적이 있다는 말인가. 두 건의 살인사건을 통해 범인이 세상에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프리랜서 기자 ‘기베 미치코’는 성매매 여성 연쇄살인사건과 식품기업 공갈협박사건의 연결성에 착안에 피해자 주변인의 증언을 모으고 사건에 연루된 이들의 복잡한 동기를 파헤치며 수사본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사건 뒤편의 진실 속으로 독자를 이끌어 나간다.

《출생지, 개미지옥》은 고도의 경제발전을 이룬 대도시의 빈촌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몸을 팔고 범죄에 손을 대는 일련의 생존 투쟁을 처절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세습되는 빈곤과 복지 제도의 빈틈이 초래한 아동 방임, 고등교육의 기회 박탈, 나날이 심해지는 양극화 현상, 음지에서 ‘거래’되는 여성의 신체와 성 노동자의 취약성 등 여러 사회 문제가 교차하는 가족 공동체의 모습과 그 안에 속한 개인의 비극을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의 형식을 빌려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어둡고 묵직한 주제의식과 치밀한 서사를 너끈히 견인하여 압도적인 박력으로 끌고 나간 《출생지, 개미지옥》은 일본의 평론가 오모리 노조미로부터 “소설의 구성과 모티브는 《백야행》과 《화차》를 연상케 하나 이 작품이 선사하는 충격은 여느 걸작에 뒤지지 않는다!”라는 격찬을 받았고 추리소설 독자들로부터 탄식 어린 감탄을 이끌어낸 동시에 대중 및 서점 관계자들에게까지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게이분도 서점 문고 대상’ 1위를 당당히 거머쥐었으며 현재까지 13만 부라는 판매 수치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저자

모치즈키료코

1959년에히메현에서태어났다.은행근무를거쳐학원을경영하면서틈틈이소설을집필해여러신인상에꾸준히응모했으나모두낙선,원고를가지고상경하여출판사문을직접두드려2001년첫장편소설《신의손》을전자책으로발행했다.《신의손》은여성프리랜서기자가사건을추적하는‘기베미치코’시리즈의막을올리는작품으로,당시전자책으로는이례적인판매량을기록해문고판출간을이끌어냈다.이후기베미치코가탐정으로활약하는《살인자》,《저주인형》,《부엽토》를발표하며일본미스터리독자들의기대에부응했다.2010년,‘제14회일본미스터리문학대상’에응모한《대회화전》은명화를둘러싼미술사기극으로심사위원아야쓰지유키토에게“비범한재기와기개가담겼다”라는격찬을받으며신인상을수상했다.

《출생지,개미지옥》은‘기베미치코’시리즈중다섯번째로발표한작품이다.태생적빈곤과연쇄적인폭력의굴레로부터빠져나올수없는인간의비극을과장하지않으면서도생생하고끈질기게묘사해독자의마음에자상과같은여운을남겼다.장르의오락적추구를넘어날카로운통찰력으로서사를압도하는사회파추리소설의걸작인이작품은‘2022년게이분도서점문고대상’1위를수상했다.

목차

Prologue
제1장
제2장
제3장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빈민가출신범죄자vs명문대출신엘리트청년
성매매연쇄살인사건의진범은누구인가

장마가끝나고본격적인무더위가시작되는7월의어느날,미간을관통당한채발견된두구의시체.조사결과피해자들은성매매에몸담고있으며어린자녀를방임,학대한미혼모로밝혀진다.
한편프리랜서기자기베미치코는한식품기업의악성클레임사건을취재하고있었다.정체불명의블랙컨슈머가3년동안도시락에이물질이들어간사진을보내며입막음의대가로금전을요구하는사건이었다.그런데얼마전이공장에‘세번째피해자를내기싫으면돈을준비하라’라는협박문과함께신원불명여성의나체사진과체모몇가닥이도착한다.체모가얼마전살해당한성매매여성의것으로밝혀지자수사본부는성매매여성연쇄살인사건과식품기업공갈협박사건사이의연결점을토대로수사를시작하는한편언론,특히방송사는피해자의직업과아동학대사실을숨긴채그들의사연을미담으로포장해보도에열을올린다.그런데방송도중자신이범인이라고주장하는자에게서전화가걸려온다.‘죽은여자들에대해제대로보도하라,그렇게만한다면돈따위는필요없다.’마치검거를각오한듯곳곳에심어둔단서와영문을알수없는전화까지,정말로돈을받아낼목적이라면어째서이렇게허술한걸까?이협박범의진의는대체무엇일까?

피해자의주변조사를거듭하던미치코는마침내‘요시자와스에오’와‘하세가와쓰바사’라는두청년의이름에다다른다.도쿄변두리의가난한마을에서태어나좀도둑질및특수절도를일삼으며자라온범죄자스에오와,의사부모밑에서태어나창창한앞날을보장받은명문대출신의건실한청년쓰바사.범인의정체는일견자명해보인다.그러나쓰바사의정체는도박빚을갚기위해여학생들을성매매업소에팔아넘기는극악무도한인간이었다.반면미치코는스에오의삶의궤적을파고들수록,그주변인을찾아가스에오에대한증언을확보할수록그가정말두여성의미간에총알을박아넣은악인인지혼란을느끼는데…….

벗어날수없는빈곤과폭력,그지옥속에서
아이들은몸을팔고범죄에가담한다

미치코는스에오와여동생메이그리고주변의여성들이생존해야했던척박하고잔인한환경의진실속으로거침없이나아가면서차마눈뜨고볼수없을만큼비인간적이고노골적인폭력의현장의윤곽을잡아간다.글도제대로읽지못하는,간단한계산도할줄모르는,안전한가정과기본교육의부재속에방치된여성들은자신을‘산’남자가‘돈만추가로쥐여주면’어린딸을남자에게팔아넘긴다.그렇게자란딸들은다시거리로나가몸을팔고,아비모를자식을낳아제아이들을학대한다.스에오는바로그런지옥의한가운데에서태어났다.

사회적,경제적,정서적돌봄에서소외된아이들,폭력에노출된채범죄와인접한환경에서성장한아이들이다시폭력을재생산하는악순환의고리.그러나스에오는주어진환경에굴복하지않고타고난총명함과성실함을발휘해학업에몰두하는한편일곱살터울의여동생의양육자역할을대신하며어머니의빚을갚기위해악행과위법의경계선에서줄타기했다.불행중다행으로주변의선한어른들은스에오가희망의끈을놓지않도록도움의손길을내밀었고,스에오는그손을잡으며여동생만큼은어머니의삶을답습하게하지않겠다는일념하에고군분투했다.그의삶을알아갈수록미치코는물론이거니와독자또한동네어른들처럼스에오가인간성을버리지않았길바라는연민의감정을경험하게된다.인권이존재하는,인간이인간으로대접받는양지의세계에닿기위한스에오의몸부림은남매를어디로데려갔던것일까.이윽고미치코는수사본부가끝끝내잡아내지못했던사건의참혹한진상에다다른다.

“가난을연민하는당신은정의로운사람인가?”
선악개념으로단죄할수없는인간의절박한동기,
그끝에도달한자가목도한충격적반전

모치즈키료코는자신의운명에서벗어나고자했던한인간의비극을생생하고끈질기게묘사하면서사회안전망제도의사각지대를예리하게조명한다.아무리탈출하려발버둥쳐도더깊은수렁으로가라앉기만하는개미지옥.타고난재능이있어도,주변에서도움의손길을뻗어도끝끝내정상적인사회일원으로편입되지못하고또다른범죄를낳는폭력의굴레는마치정교하게설계된시스템처럼작동한다.그렇다면이시스템의승자는누구인가.살아남은자가곧승자라고볼수있는가.세상은두용의자중한사람을성매매연쇄살인사건의‘진범’으로지목하고,미치코는남은한사람을찾아가진실을추궁한다.그리고지독한잔열에시달릴수밖에없는가슴아픈결말로담담히나아간다.
《출생지,개미지옥》의반전은여타추리소설처럼기막힌트릭으로독자의예측을엇나가는지적싸움의수준을가뿐히넘어선다.방대한분량에쌓아올린각인물들의동기와가슴아픈서사가맞물려독자가인물에게가지는일반적인기대를배반할뿐만아니라‘도덕과정의,약자에대한연민은인간을구제할수있는가’하는질문과함께엄청난정서적충격을선사한다.경악스러운진실을목도한미치코의마지막‘선택’은책장을덮은뒤에도지워지지않는잔상을독자의가슴에남겨놓는다.

날카로운통찰력,맹렬한서사,
뛰어난문학적성취로오래도록기억될이야기

“뚜렷한메시지와탄탄한이야기로구성된사회파추리소설을기다렸다면
반드시,반드시읽어야할작품이다.”-천감재(옮긴이)

저자모치즈키료코는개인의힘만으론극복할수없는구조적폭력과그로인해파생되는비극의구체적현장을,마치개미들의생태를연구하는관찰자처럼일정거리를유지한채묘사한다.응시할수록불편하고불쾌한감정이들지만그렇다고존재를부정할수없는,발밑에분명히존재하는현실.독자에게눈물을강요하는과장된묘사를철저히배제한채고통을재현하는저자의역량은감탄이나올정도로탁월한균형감을발휘한다.감정과판단을내려놓고객관적인관찰자의태도로촬영물에근접하는모치즈키료코의카메라는그러나요란스럽지않은방식으로요시자와남매와그주변여성들의삶에서가슴아픈장면들을포착한다.숨돌릴틈없이신경을자극하는장면의빠른전환도,손에땀을쥐게하는긴박한전개도없는이어둡고집요한이야기가독자의시선을마지막까지묶어둘수있는까닭은저자가발휘하는노련한이야기꾼으로서의감각때문일것이다.비슷한듯다른각자의불행에놓인인물들의입체적이고복잡한심리를치우침없이전달하고,사건보단사연에집중하며,각인물들의동기를탄탄하게구성하여한명한명의드라마를엮어나가는솜씨는자그마한잔재주도빌리지않고오로지서사와장면의힘만으로독자의몰입을강화하기에이른다.그리하여이무섭도록둔탁한이야기의중량감은불편하지만거부할수없는매력으로독자들에게다가간다.《출생지,개미지옥》은그모든진상을목격한자의뇌리에확실히자리매김하여오래도록대체할수없는작품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