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

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

$16.05
저자

홍선기

14년차사업가이자,작가이다.한국문화공유플랫폼애스크컬쳐(AskCulture)의설립자로서른한살이된해의가을에는자비를들여문화체육관광부와함께한국문화를세계에알리는광고를뉴욕타임스스퀘어에서진행하기도했다.한국과한국문화에대한강한애착을갖고있는동시에북미와유럽,일본을수시로오가며글로벌사업과집필을동시에진행하고있다.저자의또다른작품으로는『어쩌면가능한만남들』,『실패의실력』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005
01가즈키…런던에서만난인디와살라011
02케이시…자기암시기법032
03가즈키…도쿄,지유가오카049
04케이시…인간쇼핑062
05하츠네…달빛과별빛을충분히즐길수있도록084
06케이시…셀프헬프101
07가즈키…지금은어떤만화를그리고있나?120
08하츠네…성병이아니라성매개감염증131
09케이시…대신,조건이있어147
10하츠네…사과는상대가용서해줄때까지175
11케이시…하지못한질문과듣지못한대답184
12가즈키…인형의집195
13케이시…봄에는이롭고가을에는해로운209
14유메…노르웨이의숲224
15케이시…작은방심의대가236
16유메…쇼윈도부부와왕자님240
17하츠네…앞치마를두른아빠248
18케이시…두개의고장난시계266
19유메…비오는날에도즐거운일은있으니까285
20가즈키…어린사슴의보은289
21하츠네…지속가능한건강한부부사이306
22케이시…뉴욕,맨해튼42번가타임스스퀘어에서314
23가즈키…우리에게맞는옷328
24케이시…윌리엄스버그에사는여자336
25케이시…반복되는상실의시간361
26케이시…기나긴이별385
27케이시,가즈키그리고하츠네392
에필로그400

출판사 서평

'만약통장에1조원이있다면당신은어떻게살것인가?’

젊은나이에평생흥청망청써도쓰지못할돈을벌어버린케이시.늘외로워보이는케이시가안타까웠던가즈키는그가좋은사람을만나길바랐고,그에게데이팅애플리케이션을추천한다.하지만,가즈키의의도와는정반대로케이시는철저한쾌락을위해데이팅애플리케이션을사용하게되고,수많은이성을가볍게만난다.삶의목적도,의미도,열정도잃어버린케이시는마치브레이크가고장난자동차처럼쾌락만을위해살아가는데..

책속에서

“저기…정말미안한데요,실망할까봐미리이야기하면저사진과많이다르게생겼어요.”
사진과많이다르다고?나는뜬금없는메시지를보낸그녀의프로필을클릭해,단한장밖에없는사진을유심히바라봤다.사진속의그녀는고급가구매장의쇼룸같아보이는부엌에서있었다.마르지도통통하지도않은보통체형으로검은머리를뒤로묶고있었는데미처다묶지않은앞머리가얼굴의절반을넘게가리고있었다.덕분에이목구비는어렴풋이윤곽만보일뿐어디하나제대로보이지않았다.아무리사진을뚫어져라봐도그단한장의사진으로는외모에대한기대를하게할근거를찾을수가없었다.그런데도사진과아주다르다고굳이메시지를보내왔다.그것도약속시간이되기직전에.
‘이사람은왜이런말을하지?나를시험하는건가?’
여러의문이들었지만일단답장을했다.
“괜찮습니다.도착하면다시메시지할게요.”
한번도본적없는사람에게,기대한적도없는그의외모에대해미리위로나하고있다니.괜찮기는뭐가괜찮단말인가?진심이라고는눈곱만큼도없는가식적인말,늘그랬듯이착한역할을하고싶었을뿐이다.사진으로도별로매력이없는데실물이더별로라하면내가굳이그사람을만나러그자리에갈이유가없다.하지만그런내색을할수는없다.‘상냥하고친절한케이시’로비쳐야하니까.상냥하고친절한케이시.더이상삶의제약도재미도없는내인생에서,이런식으로스스로부여한미션을수행해나가는일은꽤중요했다.이거라도해야했다.
---「자기암시기법」중에서

“다시한번인사드립니다.가즈키라고합니다.”
“네,반가워요.하츠네입니다.잘부탁해요.”
“저기…궁금한게있는데요.”
제가테이블위를손톱으로살짝긁으면서조심스럽게말을꺼냈습니다.케이시가“귀여운척좀하지마라”며자주구박하는저의오래된습관입니다.
“네?어떤거요?”하츠네가궁금한건못참겠다는듯빨리말하라는눈빛으로제눈을빤히보며말했습니다.눈을마주하기부끄러워시선을그녀의왼쪽눈밑점에맞추고말했습니다.“조금전약속장소에사람이정말많았잖아요.어떻게저인줄알고곧장제게로왔어요?”
저는그애플리케이션에제대로된얼굴사진을올려두지않았습니다.그런데도저를알아봤다는사실이신기했습니다
---「도쿄,지유카오카」중에서

“어때?어제새로산속옷인데,예뻐?”
시곗바늘이오전10시를지나갈때늦잠을자고일어나휴대전화를보니리아에게서메시지가와있었다.메시지에첨부된사진을확인해보니연보라색의트라이앵글컵브래지어만입고있는리아가침대위에서입술을앞으로쭉내밀고있는사진이보였다.
“응,예쁘네.”나는무미건조하게답장하고물을마시러1층부엌으로내려갔다.
“반응이그게뭐야?흥,이제사진안보내줄거야.”물을한잔다비우고컵을내려놓았을때리아에게답장이왔다.
“그래그럼,하고싶은대로해.”나는다시건조하게답했다.
“너,진짜재수없어.”라고리아에게메시지가왔다.몇분뒤휴대전화메신저에서그녀의프로필사진이사라졌다.내연락처와메신저를차단한것같았다.
‘어차피다른남자들한테도보냈겠지.’

젊고아름다운이성이아무런대가없이매일실시간으로자신의은밀한사진을보내주는걸마다할남자가있을까싶지만,나에게이제그건무작위로발송되는광고메시지만큼이나공해였다.처음에는신선하다고느꼈지만,아무때고일방적으로보내오는사진에염증마저나던참이라차라리잘됐다고생각했다.
---「인간쇼핑」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