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이며 기다리는 결정적 순간 (박병원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숨죽이며 기다리는 결정적 순간 (박병원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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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카메라맨의 눈으로 사물을 보고, 그것을 시의 언어로 풀어내는 이”
박병원 시인의 시는 촌철살인에 가깝다.
프랑스의 유명한 사진작가 앙리 카트리에 브레송(1908∼2004)은 자신은 늘 ‘결정적 순간’(The Decisive Moment)에 사진을 찍는다고 말했다. 작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그의 사진집 『결정적 순간』 출간 70주년 행사를 했을 때, 그 사진전의 이름도 ‘결정적 순간’이었다. 박병원 시인도 사진을 찍을 때 앗! 하는 순간에 셔터를 누른다.
앗! 하는 순간은 사진 작품이 탄생하는 순간이면서 시적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시인은 “숨죽이며 기다리는 결정적 순간”에 “찰나를 집어삼키려는 셔터 위의 손끝”을 누른다. 아마도 시인은 앞으로도 전국 방방곡곡을,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결정적인 순간을 노려 셔터를 누를 것이다. 또한 그 순간의 감동을 시로 재현해낼 것이다.
카메라맨의 눈으로 사물을 보고, 그것을 시의 언어로 풀어내는 이가 바로 박병원 시인이다.(이승하, 시인, 중앙대 교수)
저자

박병원

경북울진출생으로,연세대경영대학원경제학석사이다.2014년『다시올문학』으로등단했다.2019년제6회다시올문학상수상했다.시집『카메라도눈멀어』를냈다.대한민국미술대전,대한민국문인화대전초대작가이다.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교수,원장을역임했다.한국문인화협회자문위원,PostPhotoGroup회원이다.〈서예문인화개인전〉서울덕원갤러리(2000),〈사진초대전HARMONY〉서울갤러리인덱스(2014)를냈다.현재,천안태조산골짜기에서텃밭가꾸기중이다.

목차

1부흙과더불어

매운맛을위하여|13
볕과바람의길을트다|14
텃밭불침번|16
엄나무울타리|18
되돌려받기쑥스러워|20
환경미화원|22
건들장마|23
멧돼지신세톡톡히|24
눈살을기다리며|26
뽕밭속에선|28
눈개승마무침|30
하는짓이다탈|32
떨켜|34
청결미|36
참깨밭에서|37
물꼬|38
비올낌새보이지않네|40
노란수박|41

2부범종소리들으며

각원사범종소리|45
푸른솔바람길|46
낙숫물소리|48
윤슬1|50
윤슬2|51
잣죽세발우|52
윤회|53
명줄|54
아버지의호주머니|56
불타는채색물감|58
쓰고난대야|59
물그림자|60
바람의붓질|61
새벽안개|62
바위,꽃피우다|63
잠자는연|64

3부길위의만남

망양정望洋亭에오르니|67
은어는모천母川으로돌아가는데|70
문어文魚|72
허리가강단지다|74
배롱나무|76
천안삼거리흥타령|78
벙커의빛잔치|80
안다미로|82
제주밭담|84
달동네박물관|86
안나푸르나트레킹|88
북극광사냥|90
빌딩울음달래는새들웃음소리|92
사탕수수맛|94
아마도|96
안식|98
누굴탓하랴?|100

4부어지러운세태속

틈|103
바람의공화국|104
맛|106
역보행|108
양념|110
거미줄|112
역지사지|113
자기는정직하다고|116
천둥소리|118
벗고보여달래|120
최일선을지키는눈|122
전봇대야|124
결정적순간|126
억새꽃붓놀림|128
여백을남기다|130
강아지풀|132
시치미|133
눈못감는백비白碑|134
시샘2|135

해설|카메라맨의눈으로사물을보고,그것을시의언어로풀어내는이|이승하|136

출판사 서평

머리위에서조금비켜선태양
반직각으로하늘을향해
가파르게솟은좁고긴널빤지의끝
한발은들고외발로서있는저신사
황금분할구도의결정적순간이다

태양을바라보며임팩트하게
시선을압도하는저검은실루엣
날아오를수도,뛰어내릴수도
그렇다고물러설수도없는생의끝점
어떻게저리도태연할수가있을까

어디로튈지모를다음착지에
먹이를낚아채려는사자의눈처럼
뷰파인더에꽂힌눈떼지못한다
찰나를집어삼키려는셔터위의손끝
숨죽이며기다리는결정적순간

앗!
-「결정적순간」전문


고추,너에게
지지대를세워주는건
내어깨를내어주는일

태생부터혼자살아가기힘든너
불어나는몸집에비해약한뿌리
걸핏하면쓰러지기일쑤

내어깨짚고꿋꿋하게버티다
빨갛게익어불끈서는날
얼얼한맛으로내게안겨올터

역겹게돌아가는이느끼한세상
매운맛으로독하게마음다잡고
굳세게버티라는게지

주고받으며함께살아가는이세상
매운맛제값하는밤을기다리며
나,땀으로샤워한다.
-「매운맛을위하여」전문



바다는온통푸른화선지
큼지막한대머리에단먹물통
세태어지럽고위태로울때면
거침없이내뿜는먹물
민첩하게휘두르는붓놀림처럼

문어,그래서너를두고
글깨나쓸줄아는똑똑한
선비의물고기라이름했던가?
잔칫상에특별히초대되는까닭도
거기에있었고?

껍질벗겨내고살짝데친다음
어슷하게썬흰살점
초고추장에찍어입속으로밀어넣고
잘근잘근씹을때면
네가읊는글맛,감미롭기비길데없지

내고향울진사람들
타향살이에서치르는잔칫상에까지
네가빠지면그잔치무효라고들하니
귀티나는네몸값
부럽기그지없구나

서예가에겐문방사우로
잔칫상엔술안줏거리로
시인에겐글감으로
찾는이그렇게많은,글쓰는고기
너야말로죽어서도이름값날리고있구나.
-「문어文魚」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