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남은 줄 알겠지 (이인평 시집 | 양장본 Hardcover)

빛으로 남은 줄 알겠지 (이인평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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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순간에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오랜 시간을 알고 있어도 끝내 알 수 없는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젊은 이인평을 만나고 이십 년 넘는 세월이 지났다. 돌이켜 보면 그는 알수록 깊어지는 사람이다. 평상시 겸손하고 자기 과시가 적은 사람인 까닭에 쉽게 그를 알 수는 없다. 그는 이미 가톨릭 “신앙시”로 멕시코까지 알려진 시인이고 “인물시”라는 영역을 개척하여 독자적 세계를 보여준 시인이지만 우리 시단에 널리 알려진 이름은 아니다.
농사를 지으며 고향을 지키자는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공부에 대한 열망과 시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고향을 떠난 이래 그가 겪어야 했던 모든 고난을 그는 신앙의 힘으로 견디고 극복하여 넉넉하고 여유로운 인격을 지닌 시인이 되었다.
특히 이번 시집을 읽으면서 느끼는 언어적 정결성과 힘찬 시행의 전개는 그가 아직도 생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멈추지 않는 시적 정열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그에게서 느끼는 인간적 향기는 마치 임진강 돌이 수많은 세월을 지내면서 각각의 고뇌와 아픔을 독특한 형상의 추상예술품으로 승화시키듯이 자신의 인간적 품성을 갈고 다듬어 쉽게 도달하기 힘든 경지를 느끼게 한다.
“시는 인간이다.”라는 말을 떠올릴 때 이인평의 시편들은 거기에 적합한 예증이다. 그가 구사하는 시의 언어는 화려한 것도 아니고 복잡한 궤변도 아니다. 그러나 담담하게 세속을 넘어선 것 같은 그의 질박한 시적 언어에는 인간적 신뢰감과 더불어 시적 진정성이 담겨 있다. 솔직담백하고 힘차게 서술되는 그의 시행을 읽으면서 인간적 품격을 느낀다는 것은 최근 우리 시단에서는 아주 드문 일이다.
- 최동호(시인, 고려대 명예교수)


어느날 밤 인사동 안국역 6번 출구로 내려가 지하철 3호선을 함께 타고 가던 날 나는 이 사람이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탐내지도 않음을 깨달았다. 그럴밖에. 상처와 고통에서 빛을 아름다움을 찾는 나팔꽃같이 질긴 이 사람에게는 오로지 시만이 있을 뿐이요 시를 쓰는 순간만이 가장 반짝이는 기쁨이었던 것이다. 어머니의 추억 속 홍시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운 사랑을 느낄 때, 찾을 때, 낚아챌 때, 이 사람의 언어는 황조롱이 발톱처럼 날카롭게 번득인다. 이 포획물들을 읽으며, 나는 그가 얼마나 무던히 참는 사람이었는지 돌이켜 생각한다. 생의 끝없는 인내가 이 시인을 이렇게 아무것도 두렵지 않은, 탐나지 않는, 사랑의 장인으로 만들어준 것이다.
-방민호(문학평론가, 서울대 국문과 교수)
저자

이인평

1993년 『조선문학』, 2000년 『평화신문』 으로 등단.
시집 『길에 쌓이는 시간들』, 『가난한 사랑』, 『명인별곡』, 『후안 디에고의 노래』1, 2집, 『소금의 말』. 번역시집 『Yo Soy Juan Diego Coreano』.
조선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장관표창 수상.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한국문협 숲문화위원, 한국시협 상임위원, 공간시낭독회 회장, 녹색문학상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역임. 현 시사랑문화인협의회 감사, 한국인물전기학회 이사, 한국가톨릭문인협회 부이사장.

목차

프롤로그 | 5


1부

기린 | 13
낚시 1 | 15
나팔꽃 | 16
단팥빵 | 18
피에로가 되어 볼까 | 20
구름보기 1 | 22
놀부가 기가 막혀 | 23
게라서 괜찮아 | 25
모래시계 | 26
산수유, 산수유 | 27
저하고 같네요 | 28
이반 솔코비치의 하루 | 29
안 웃으면 어쩔 건데 | 31


2부

서랍속의 나 | 35
우린 청둥오리 | 36
당신이 멈춘 시간 | 37
포인세티아 | 39
물고기, 그 이후 | 40
갯벌인 너는 | 41
하마 | 42
사막의 장미 2 | 43
목련 애상 | 44
쪽배 홀로 | 45
모네에게 | 46
동백 낙화 | 47
홍시 | 48


3부

11월의 춘향가 | 51
고향은 홀로 | 53
나도 모르게 | 55
돌대가리 | 57
낚시 2 | 58
자코메티 생각 3 | 59
빵에 대한 상상력 | 60
나는 나를 닮고 | 61
초지진에서 | 62
바느질 | 63
11월의 편지 | 64


4부

지리산 | 67
황조롱이 일지 1 | 69
황조롱이 일지 4 | 70
황조롱이 일지 5 | 71
황조롱이 일지 6 | 72
황조롱이 일지 8 | 73
생일의 추억 | 75
소문난 집 | 77
우정友情 | 79
내 마음의 방향 | 82
폭포 | 83
상여꽃 | 84
바다를 품다 | 86
구름 추억 | 88
사랑을 위한 뮤지컬 | 89
해설┃심안心眼의 서정이 불러온 아름다운 인생론적 순간들┃유성호 | 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