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은 물에 젖지 않는다 - 서정시학 시인선 214 (양장)

수평선은 물에 젖지 않는다 - 서정시학 시인선 214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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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시인은 읽는 사람을 그의 세계 속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세상의 유행하는 담론과 세류로부터 자유롭다. 이 시집에서 시인은, 자기의 감각과 감정으로 빚은 사유를, 자신만의 시적 언어로써 내비쳐 보인다. 독자로서 이들을 요령껏 잡아채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를 따라가는 길에 어느새 못 느끼던 세계를 공유하는 기쁨이 있다. 촌철살인의 강점이 있다. 직관(intuition)은 비약적 사유의 산물, 영감(inspiration)의 짝패, 이 시인의 수수께끼 놀이에 참여하려면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순간적으로 묶어내는 비유법, 은유에 익숙해져야 한다.
들어가 볼수록, 들여다볼수록, 이 비약들, 여백과, 행연의 자유로움이 귀하게 느껴짐을 어찌할 수 없다.
이 열 번째 시집에 이르러 확실히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밝혀 놓은 것도 같다. 눈 밝은 독자들이, 이 언어의 순례길에서 생의 의미 너머의, 근원적인 감각을 깨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 방민호(문학평론가, 서울대 국문과 교수)
저자

동시영

저자:동시영

동국대학교국어국문학과졸업.한양대학교국어국문학과박사졸업(문학박사).독일레겐스부르크대학교(Regensburguniversity)인문학부수학.

한국관광대학교,중국길림재경대학교교수역임.

2003년『다층』으로등단.

시집『미래사냥』,『낯선신을찾아서』,『신이걸어주는전화』,『십일월의눈동자』,『너였는가나였는가그리움인가』,『비밀의향기』,『일상의아리아』,『펜아래흐르는강물』,『마법의문자』.연구서『노천명시와기호학』,『한국문학과기호학』,『현대시의기호학』.기행산문『여행에서문화를만나다』,『문학에서여행을만나다』.

박화목문학상시부문본상,시와시학상젊은시인상,한국불교문학상대상,제32회동국문학상시부문,영랑문학상평론대상,제7회월탄박종화문학상수상.한국문화예술위원회창작지원금수혜.

목차

1부생각은누구의주소인가

해석을넘어가고질문으로간다|13
생각은누구의주소인가|15
그를방랑하다|18
수평선은물에젖지않는다|21
춤추는물컵|22
채널9.20|25
리기산이시속을지나가다|27
생각을발가벗기다|29
푸른건반,베른|31
줄장미가피어나는생각|34
군산|36
눈雪내놓고웃다|38
생화生畵|40
수수이삭과고추잠자리와액자들|42
바람의종을치다|44
그새가보고싶다|46
시간에붙어있는이끼를떼다|47
삶이나몰래태어나듯|49
‘챙모자처럼’,지금을살짝눌러쓰다|50
존재삼각형|52

2부0도의흐름

제주,시간민속촌|55
속도안에서|57
꽃필땐지는시간도핀다|58
십이월|59
깨진병|60
칠월의체온|61
0도의흐름|63
판화전|65
나를여는문|67
초록빛고독|69
장난감과생각|70
오늘반조각|71
메아리길|72
시간에베인상처|73
책이달빛을읽다|74
카페미로迷路|76
시간의목소리|78
지금은신기루,가보면없는|80
에덴의언어|81

분실|82
사람이라는곳으로가보다|83

3부기억의형용사

시계처럼눈뜨다|87
마라도|89
표류|90
차창관광|91
유리존재|92
노동의계절|93
깨진시간소리|94
비의거주자|95
망각을색칠하는하양|97
기억의형용사|98
원본은지우고카피만읽는다|100
숨은신|101
마음과먼지|102
습관은상징이다|103
대나무|104
취한물|105
오징어|106
마음무게가반이다|107
숲과요정과아낙|108
오캔,넷캔,꿈캔|109
해설┃삶에의영감과직관의순례길┃방민호|111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쓰는건향연
쓰고있을때
시가노래하러온다
펜에감기는말의숨결
전율과전율사이
아득한모름사이
말을깨야시가나온다
새벽,
또하나의백지가오고있다

2024년봄
동시영

책속에서

철거공사장
여윈인부한사람
자신을철거하듯
일하고있다

비보다땀에더많이젖어
피로가나와하품하고있다

후두둑.빗방울더많이떨어진다
하늘도너무힘들어땀흘리나보다

삶은노동의계절

가끔씩짠눈물흘리고산다

진달래한그루
물끄러미피고섰다
-「노동의계절」

허공은영원의몸

세상은그림족속

침묵하는말

기쁨과슬픔과하나되다가
행복이놀러오는놀이터가된다

삶은시간을따라다니는그림자

신비에손가락하나걸고산다

세상은갈대밭
갈등많은사람들

바람없는오늘
나무들이
초록빛고독에잠겨있다
-「초록빛고독」

가을은뺄셈만하더니
봄날은덧셈만한다

나란한복사꽃들
옛미소에떠있고
미로속에반복이환하게웃고있다

허공이붐빈다
꽃나그네웃는다

가장귀한것들에겐
보이지않는길이있다

반공중어디쯤
알수없는그곳

비단살꽃길

만져보는봄날
-「숨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