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멈춘 순간 - 서정시학 시인선 217 (양장)

지구가 멈춘 순간 - 서정시학 시인선 217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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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우진

저자:정우진
2016년『서정시학』으로등단.
가천대학교국어국문학과졸업.동대학원문학박사.
서정시학회동인.

목차

1부개와늑대의나라

엘리스는왜이상한나라에서돌아왔을까|13
달구멍|15
개와늑대의나라|16
이안류|18
무지개는언제부터9개의목숨을먹고자랐나|21
호모비아토르|24
평장平葬|26
유아원|28
이면지|29
바닥을피우다|32
이진법|34
간헐적단식|36
꽃의나이테|38
자가면역질환|40

2부흙과뿌리의교우록

지구가멈춘순간|43
소리는자란다|45
흙과뿌리의교우록|46
기항지寄港地|48
그늘의생장점|50
습벽의숲|52
신의한수|54
무릎의무늬|56
새끼손가락이두근거릴때|58
진화|60
사건의지평선|62
빨간구두를신어야겠어요|64
동글동글동그라미|66
절벽|68
우연의지평선|69

3부날개의묘墓

허공의이름|73
π|75
햇살의로드킬|76
월식의역사|77
골목의폐업|79
백반|80
태어날때받은것1|82
차용증|84
만유인력계산법|86
생활의발견|88
겨울의꿈|90
울음의자리|91
날개의묘墓|91
가수|94
곡哭|91

4부개미의춤

둥지|99
나의구석에게|100
농무2024|102
선물|104
황사|106
그저보통의|108
노시인의신간앞|110
버려진손바닥|112
녹아내리는내일|114
다시,조치원|116
빈봄|118
태어날때받는것2|120
물때의호흡법|122
해설┃‘늘’과‘틈’의현상학現象學|전형철|124

출판사 서평

정우진의첫시집은모호하고흐릿한세상을“절대로슬픈사람의것일것같지않은”눈길로바라보면서자신만의음화를구성해간단단한미학적결실이다.물론세상의표면에대해분노하거나감동하는일은그가수행하는몫이아니다.오히려그는삶이라는난경難境을비추는실존적역상逆像으로서만시를써갈뿐이다.자신과함께기울어가는사물이나현상을결핍과불모의형상으로바라보면서도,그아래투명한고통을통과한후의순연한빛을숨겨둔다.불가능에가까운언어의꿈을통해속악한세계를견디면서,조도照度가약한세상의뒷면을외따롭지만강렬한열정으로들여다보는것이다.아닌게아니라그는“스스로몸을키워죽은별들을품는”달빛을노래하면서도“소멸해가는내일의책임”을통해“자신이찾아낸경이”를세상의가파른바람위로겹쳐놓는시인이다.

무엇보다도정우진은불온한세계를향한절망과희망사이의양자택일을거절하면서“사랑위로쌓이는것은낯설음”임을고조곤히풀어놓는다.울음의끝을잡고세상에나와서는“이미알고있던수심水深으로/입꼬리처럼무너지는”시간을붙잡은채“가장아끼는것들은/가장먼저다친”것이라는성장통과함께반反성장의내러티브까지독자적으로고백해간다.그러니자연스럽게“사람과불편은이제거의같은말”이될수밖에없었을것이고,“희망은사랑처럼결국거울에대고우는”것이되지않았을것인가.비록세상을“받아들이는법/그것은/겨를이없어지는것”이라지만시인은“문득이유없이느껴지는허기”에도불구하고궁극적으로“희망에의해아직나는죽지않았다”라고조용히웅변하고있지않은가.이제우리는존재론적현기眩氣를수반하면서도그내면의떨림을때로건조하고때로절절하게환기해가는그의시를통해,비루한존재자들과스스로의원적原籍을향한정우진만의심층적인사랑을만나보게될것이다.
―유성호(문학평론가,한양대학교국문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