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화수
저자:안화수 1959년경남함안출생.경남대학교사범대학국어교육과,국민대학교교육대학원졸업. 1998년월간『文學世界』로등단. 시집『까치밥』,『명품악보』,『늙은나무에묻다』등. 창원시문화상(문학부문),조연현문학상,경남올해의젊은작가상,경남문협우수작품집상,마산예총공로상등수상.녹조근정훈장수훈. 마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수석부회장,경남문인협회이사,(사)시사랑문화인협의회영남지회상임이사,종합문예지『시애』편집장.
시인의말|51부아무도봄을말하지않는다나란히나란히|13복토|14연鳶|16정어리|18앨버트로스|20모래섬|22살자|23자두나무와쑥부쟁이|24고독|25세상을톱질하다|26까만백골이되어|28당하고싶다|30저울|31목놓아부른다|32검劍을씻다|34덮다|362부사방으로열다멍때리다|41걸레|42열다|44가볍다|46번개시장|48꽃무덤|50자화상|51다랑논에서길을찾다|52외줄타기|54힘빼고|55책을덮는다|56나의봄날|58중간쯤|59빨대|60굼벵이|61문경새재넘으며|623부사람때문에산다도화桃花|65구역과영역|66코로나블루|68창동답다|70노란은행잎|72오름수족관|73송도다리|74노무현|75거제도|76학동다리|77그래도|78찌르르하다|79다리|80외탄의밤|81홍기거수로紅旗渠水路|824부두근거리는사랑있다박꽃|87쉼터|88교실아리랑|90천년손님|92당당한애인|94동전파스|96진동아재의하루|97술자리|98마산馬山|99많이컸습니다|100유통기한|102독수리식당|104애창곡|106꽃길을걷는당신|107불판板|108아우라지사랑|110해설┃체관,중정과정명의시|이성모|111
추천사안화수의시를읽으며시의위의威儀를새삼되새긴다.존경할만한태도와차림새를갖춘시란무엇인가.이는뚝심처럼견지하는정직성으로부터비롯된다.시적발화의옳고그름을초월하여,시인의말은참되었으므로스스로부끄럽지않다는것.시란뜻을말하는것(詩言志:書經)이어서스스로생각과감정을밖으로내비치기마련이다.이때푸념과넋두리는자기지시적시선에가두어져있는것이라애당초그르고,독단적편견의도그마에함몰된독선적시선은독자들의공감을얻을수없다.모름지기시언지詩言志란시인의참된언행이고스란히시에일체화되어한점부끄러움이없음을일컫는다.이는애써시를짓는거짓의작위作爲와다르며,탈(persona)을쓰고진리를설파하려들이대는득도득시得度得詩담론의시와도다르다.그야말로딱자기만큼의생각,그릇에담기는시의뜻이어서정갈하다.깨끗하고깔끔한뜻에만물의정情을그득하게머금고있다.-이성모(문학평론가,창원시김달진문학관장)책속에서지구의한가운데선을긋는다왼쪽이좋은사람은왼편에서고오른쪽이좋은사람은오른편에선다선은점선인까닭에모래알처럼이리왔다저리갔다한다밤낮없이모래섬에쓸려다닌다누군가줄을당기자마자선이흔들린다곧은잣대가처음부터부러진탓이다길이를모르는줄자에허청이며출렁인다양쪽에다리를걸치고선다말이안되는말인데모래섬에서살아남으려면어쩔수없다-「모래섬」전문비방침묵오해불만불안갈등정의자유공정의리진실가짜뉴스중상모략위증교사내로남불보이는듯보이지않고들리는듯들리지않는허공이다얼음장아래뜨거운샘물도없다아무도봄을말하지않는다왼쪽손가락에서오른쪽엄지로매화가엉금엉금기어간다오른팔에서왼쪽팔뚝으로산수유가아장아장걸어간다그동안쌓인오해한줄로나란히옆으로나란히나란히손잡고서다-「나란히나란히」전문태어나서죽을때까지달구어지고달궈져살과뼈를지지는형벌을온몸으로받아내었다뜨거운심장을두눈부릅뜨고살아있었던모든것들의멸각滅却을지켜보아야하는차디찬검은눈머리부터발끝까지,한평생결따라다루는육질의나무를가르고육향의계곡육즙의핏물가득한숲듬뿍이살점이란살점을닥치는대로안아내었다누군가의살과피를위한생살을뜨겁게달구어내는성육聖肉의시간살아있던모든것이죽은후,살점이란결코혼魂이있을수없다는것을처절하게증명해내고야마는불타는육향과육즙의시간인데강철이아니라무른쇠라고눈물쇠라고외치는소리바람의무게만하다-「불판」전문머릿속은차츰차츰가벼워진다멀리있는것은퍼뜩눈에들어오는데눈앞은찬찬히더듬어도도무지잡히지않는다동그라미가네모같고네모가세모로보이는늦가을해거름돋보기를더듬는다말랑한음식도말썽을부린다아랫니왼쪽윗니오른쪽잇새가늘갑갑하다숨구멍을뚫을까,치실을찾는다머리맡햇빛에검버섯파랗다듬성한머리카락바람에쓸쓸하다모자를쓰고마지막가는길의사진한장활짝웃는모습이좋겠다손아귀힘은점점약해지는데손에쥐고다녀야할것은많다지는꽃흐르는물에몸마저가볍다-「가볍다」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