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을리을 - 서정시학 시인선 224 (양장)

리을리을 - 서정시학 시인선 224 (양장)

$13.00
저자

배옥주

저자:배옥주
2008년『서정시학』으로시,2022년『애지』로평론등단.
시집『오후의지퍼들』,『The빨강』.
평론집『언어의가면』.
연구서『이형기시이미지와표상공간』.
2018년요산문학창작지원금선정.
두레문학상(2021),김민부문학상(2022),애지비평문학상(2024)수상.
부산작가회의부회장역임.
『애지』편집위원.부경대학교문학박사,연구교수.

목차


시인의말|5

1부

꽃의방술|13
맥놀이|14
옥상도감|16
날아라몽돌!|17
대상포진|18
검정들|20
버블버블|22
잭슨폴록No.5.1948.|23
주사위사전|24
다크체인지|26
수목진단서|28
작침鵲枕|30
입술을뜯는와불|32
나이테속의나이테|34

2부

리을리을|39
오시리아역|40
소설小說|42
서른|43
A형이면지|44
그린빌416호|46
인기척|48
손바닥지도|49
인간의시간|50
헤어질결심|52
오리지널사운드트랙|54
그런데말입니다|56
여덟번째밤|58
감정로션|60

3부

소설小雪|63
질문들|64
판독|66
자는잠|68
잠혈|70
마로니에의휴일|72
모카빵뜯어먹기|73
초록선악과|74
가설무대|76
피부그림증|77
연명|78
꽃무릇1|80
스프링클러|81
낙원보리밥|82

4부

점자열기|87
환승과환송의방식|88
EXIT|90
허들의품격|91
풍문|92
미수의단발령|93
꽃무릇2|94
두개의손|96
공의기분|97
집이기울고있다|98
소리지도|99
4인실|100
리플리증후군|102
우화|104
해설┃통증의언어로부터탈경계의리듬에이르기까지|유지현|105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빗금을그을수록빈곳이늘어난다
빗금사이로떠오르는
눈알들
더이상돌아갈곳이없다는걸
알고있는눈빛이다
아이가칠해준알록달록한빛을
감당할수없는
눈먼별자리
눈을감았다뜰때마다
발바닥이아프다

책속에서

산의문을열고흘러갑니다
열려도닫혀있고
닫혀도열려있는의뭉스러움
오름을내려온조랑말의저녁도
한호흡씩들어가고
한호흡씩나가야합니다
방목은풀어놓는게아니라드나드는것
흙바람도자모음을섞으며
모로누웠다모로일어납니다
바람은쉽게겹쳐지지않습니다
새끼곁을떠나지않는
어미의선한꼬리질이
한계절로들어갔다한계절로나갑니다
구름이능선의고삐를당겼다풀어줍니다
산한마리,산복도로에이끌려갑니다
갈기를눕힌순결한산맥이
리을리을흘러갑니다
리을리을
평지로흘러갑니다
-「리을리을」전문


방바닥에낙타를그린다
한마리두마리세마리
모래알밟는소리가들릴때마다
대상행렬이길어진다

흰모래띠에포진한대상들은
누각과공중을분간할수없는사구沙丘의생채기
경계가사라진문턱을넘어낙타를끌고간다

낙타의몸속에는
낙타가밟지않은모래언덕이있고
터진모래주머니가실려있다

파상의나는왜사막에서태어난걸까

밤이었다가더깊은밤이었다가
소소초가거부하는사구위를
구르고또구르는회전초
내장깊숙이파고든다

끝나지않는사막에서발진하는달빛
이젠,
방바닥에무엇을그려야하나
-「대상포진」전문


구겨진메시지의이면을
읽고
지우고
또읽는다

센서등은켜졌다다시켜지며
기별을오버랩한다

대부분남에게맞추려는성품으로필요이상참거나상대에게이용당하는경우가많아인간관계에스트레스를많이받을수있음

우리라는소용을재생하지않으려고
두얼굴의배후를견딘다
배웅도마중도여기까지
부축하던슬픔을거두고단축번호를지운다

오래부대낀손을놓아버리는일은
창이보이는담끝에서잠깐
흐려지는것

돌아가는길은없다
처마를잃은우기

내리는비는이면이젖는다
-「A형이면지」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