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escription
2000년대의 미래파 그리고 2010년대의 포스트-미래파의 존재는 소위 난해함과 추상성으로 평가되었다. 그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판단은 차지하더라도 중요하게 인식해야 하는 지점은 2000년대 이후 우리가 무언가 다른 시에 직면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더 이상 통상적이고 일반적인 시의 개념이 통용되기 어렵다는 진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낯선 시란 무엇인가. 그들의 복잡하고도 기묘한 언어들에 어떠한 의미와 가치가 있는가를 오히려 물어야 한다.
나는 이 문제를 언어에 ‘의해서’가 아닌 언어를 ‘통해서’라는 알레고리적 표현을 통해 논의해 보려 했다. 언어를 ‘통해서’ 2010년대의 시인들은 또한 허망하지만 즐겁게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2020년대에도 혹은 그 이후라고 해서 다르겠는가. 모든 ‘지금’의 시인들은 허망하지만 즐겁도록 자신의 지성적 행위를 지속할 따름이다.
우리는 그저 무의미하고 무가치해 보이지만 고유할 어떤 언어의 놀이를 계속해야 한다. 그 언어들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이면과 잉여들을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 판이 끝나고 불이 사그라들며 종말의 종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도 그저 나는 나의 할 일을 해왔다. 그래서 책의 제목을 ‘헤테로토피아의 밤’으로 정했다. 벤야민이 카프카에 대해 말했던 ‘희망 없는 자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기괴하고도 미친 헤테로토피아적 인간들. 하여 이 책은 그 무수히 많은 나‘들’을 통해 인식했던 나의 고유한 필연성에 관한 흔적이기도 하다.
- 저자 「서문」 중에서
나는 이 문제를 언어에 ‘의해서’가 아닌 언어를 ‘통해서’라는 알레고리적 표현을 통해 논의해 보려 했다. 언어를 ‘통해서’ 2010년대의 시인들은 또한 허망하지만 즐겁게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2020년대에도 혹은 그 이후라고 해서 다르겠는가. 모든 ‘지금’의 시인들은 허망하지만 즐겁도록 자신의 지성적 행위를 지속할 따름이다.
우리는 그저 무의미하고 무가치해 보이지만 고유할 어떤 언어의 놀이를 계속해야 한다. 그 언어들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이면과 잉여들을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 판이 끝나고 불이 사그라들며 종말의 종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도 그저 나는 나의 할 일을 해왔다. 그래서 책의 제목을 ‘헤테로토피아의 밤’으로 정했다. 벤야민이 카프카에 대해 말했던 ‘희망 없는 자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기괴하고도 미친 헤테로토피아적 인간들. 하여 이 책은 그 무수히 많은 나‘들’을 통해 인식했던 나의 고유한 필연성에 관한 흔적이기도 하다.
- 저자 「서문」 중에서

헤테로토피아의 밤 - 서정시학 비평선 42 (양장)
$2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