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테로토피아의 밤 - 서정시학 비평선 42 (양장)

헤테로토피아의 밤 - 서정시학 비평선 42 (양장)

$25.00
Description
2000년대의 미래파 그리고 2010년대의 포스트-미래파의 존재는 소위 난해함과 추상성으로 평가되었다. 그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판단은 차지하더라도 중요하게 인식해야 하는 지점은 2000년대 이후 우리가 무언가 다른 시에 직면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더 이상 통상적이고 일반적인 시의 개념이 통용되기 어렵다는 진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낯선 시란 무엇인가. 그들의 복잡하고도 기묘한 언어들에 어떠한 의미와 가치가 있는가를 오히려 물어야 한다.

나는 이 문제를 언어에 ‘의해서’가 아닌 언어를 ‘통해서’라는 알레고리적 표현을 통해 논의해 보려 했다. 언어를 ‘통해서’ 2010년대의 시인들은 또한 허망하지만 즐겁게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2020년대에도 혹은 그 이후라고 해서 다르겠는가. 모든 ‘지금’의 시인들은 허망하지만 즐겁도록 자신의 지성적 행위를 지속할 따름이다.

우리는 그저 무의미하고 무가치해 보이지만 고유할 어떤 언어의 놀이를 계속해야 한다. 그 언어들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이면과 잉여들을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 판이 끝나고 불이 사그라들며 종말의 종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도 그저 나는 나의 할 일을 해왔다. 그래서 책의 제목을 ‘헤테로토피아의 밤’으로 정했다. 벤야민이 카프카에 대해 말했던 ‘희망 없는 자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기괴하고도 미친 헤테로토피아적 인간들. 하여 이 책은 그 무수히 많은 나‘들’을 통해 인식했던 나의 고유한 필연성에 관한 흔적이기도 하다.
- 저자 「서문」 중에서

저자

김정현

저자:김정현
1979년대전출생.전남여수에서성장.
광운대학교국어국문학과졸업.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석사및박사학위취득.
2018년『동아일보』로등단.
공저『한국근대시의사상』,『2023년제24회젊은평론가상수상작품집』.
2024년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문학창작산실발간지원기금수혜.
현부산가톨릭대학교인성교양학부조교수.

목차


서문/4

0.프롤로그
너는이제‘미지’의즐거움일것이다―황인찬,『희지의세계』/13

1.헤테로토피아적감각:오직언어를‘통해서’만이

1-1.문보영의텍스트-월드에어서오시길―문보영,『책기둥』/37
1-2.도저한죽음의세계와‘발푸르기스의밤’
―유계영,『이런얘기는좀어지러운가』/52
1-3.단지더많이실패할수밖에,그저누구보다더더욱
―김안,『아무는밤』/69
1-4.리빙데드와멜랑콜리,수행하는잔여적(비)언어들
―송승언,『사랑과교육』/87
1-5.폭력의실체와실재계의망치―이소호,『캣콜링』/104

2.멜랑콜리의심연:지금의‘우울한’목소리들은

2-1.아무것도아닌,‘순수’한사랑의현전
―이성복,『래여애반다라』/125
2-2.바벨탑,몬스터,디오니소스그리고악(惡/樂)
―조연호,『암흑향』/146
2-3.단지즐거운고독이란명제를
―김언,『한문장』,안웅선,『탐험과소년과계절의서』/164
2-4.공간과장소그리고기억,“죄인”의사랑에대하여
―서효인,『여수』/180
2-5.검은빛의문장들,그고유하고필연적인아름다움
―이제니,『그리하여흘려쓴것들』/193

3.슬픔과고통의현전:‘씌여지지않는것’들에의지하며

3-1.그저쓴다는필연적인무능함에대하여
―2019년신춘문예당선시평/205
3-2.‘죽은자’로발화(發火/發話)하고사랑하기
―박소란,『한사람의닫힌문』/220
3-3.다정하여쓸쓸한가정의어려움
―박준,『우리가함께장마를볼수도있겠습니다』/234
3-4.“무서우니더무서운사람이”된다는것
―김건영신작시론/244
3-5.한계가없는절망과패배하는사랑어디에선가
―허연신작시론/258
3-6.허무와고통의경계선그리고슬픔의‘빛’
―신대철신작시론/270

4.에필로그
무목적적예술과전위,낯선그로테스크함의역능/289

출판사 서평

사라져가는이판에서만나볼수있었던작가들과동료평론가들의대화역시즐거던것같다.꼭문학이란형태가아니더라도소소하고기묘하며괴상한존재들의웅얼거림이어떻게든어떤방식으로든이어져가기를바란다.(…)그리고누구일지알수없는독자들이책의글들을통해조금이라도즐겁기를바란다.불안과고통과실패의필연성을통해즐겁게허망하지않다면굳이문학을읽을이유는없을테니까.

2024년겨울
이장혁의<사막의왕>을듣고있는늦은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