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섬 (양장본 Hardcover)

그림자의 섬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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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구슬 시학의 내적 동인動因은 ‘언어’에 관한 깊은 자의식에서 찾아진다. 그는 ‘시’가 자아 탐구와 예술적 욕망의 형식임을 적극적으로 사유한다. 우리가 잘 알거니와 ‘시’는 언어에 대한 탐색에 무게중심을 현저하게 할애하는 예술 양식이고, 그 점에서 너무도 분명한 ‘언어 예술’이 아니겠는가. 여기서 ‘시인’이란, 언어에 대한 자의식으로 충일한 사람이자, 모든 사물에서 언어를 발견하려는 사람으로 탈바꿈된다.
-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 국문과 교수)
저자

김구슬

저자:김구슬
경남진해출생.
고려대학교대학원영문과(문학박사),협성대학교대학원장역임,현협성대학교명예교수.
미국UCLA객원교수,한국T.S.엘리엇학회회장역임.
2009년『시와시학』으로등단.
시집『잃어버린골목길』,『0도의사랑』,LostAlleys(영어시집),Vialiperdutidi(이탈리아어시집),Szerelemnullafokon(헝가리어시집)등.
저서『T.S.엘리엇과브래들리철학』(대한민국학술원우수학술도서),『현대영미시산책등.
홍재문학상대상,이탈리아PremioInternazionalediPoesia번역상,미국BabelPrizeforLiterature등수상.

목차

시인의말|5

1부

장복산벚꽃|13
기억의문|14
물방울|16
새벽을향한유랑|18
한세월|20
뒷모습|21
두개의가지|22
하늘에매달린나무|24
남은나날들|26
지난겨울,|28

2부

새로운삶|31
에밀리의정원|32
삼각형인생|34
삶은다른곳에|36
천사들의목소리|38
시와비단|40
월든호수|42
시간의눈물|44
곰여자|46
잘라우가는길|47
역설의도시|50
바벨문학상|52

3부

극소의한방울|57
‘준’과애벌레|58
ArsPoetica|60
가시관|62
나무한그루|64
연꽃한송이|66
왼손의선택|68
미륵과우륵에관하여|70
웅동수원지|72
비어있는항아리|74
황새집|76
그림자의섬|78

4부

한점,|83
키스는천천히!|84
묘박지|86
시인은어린아이|88
어둠속고인돌|90
보길도|92
강렬한것은무엇이든|94
자연으로의회귀|96
홀씨하나|98
발문┃기다림가운데시를쓴다는것|김구슬|100
바벨문학상심사평|105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우리는기다림속에있다.마음깊은곳에잠재해있는‘씨앗’이싹트기를기다린다.그‘씨앗’이잉걸불처럼우리의식밑바닥에남아있기에우리는삶을견디어나갈수있는것이다.

2025년5월
김구슬

책속에서

그림자섬영도影島,
분홍대문이
우리를맞이한다.

작은풀꽃가득한정원에스민차가운
물기는
진한핑크빛독일장미의
관능을씻어내고,
벽에걸린톨스토이의노자적표정은
초록풀들의속삭임을금한다.

차가움과뜨거움,
움직임과정지의교란사이에
황홀한
푸른식탁이펼쳐진다.

진지한런치후의
담백한티타임,

‘천권시집의집’
카페‘영도일보’는
극지와열대사이의
긴장과조화를구현한
‘그림자의섬’이다.
-「그림자의섬」전문

도처에물기가스며있는데
우리는왜매순간목마름으로지쳐가는가?
인색한샘물이여!

인생은
부유하는습기사이를떠돌다
오로지작은물방울하나
맺기위한기나긴유랑이다.

떠도는물기가별안간멈출때
비로소방울져내리듯
지상에서삶의짐벗어버릴때
하나의물방울로남겠지.

우리는말없이기다린다.

어느날아침비로소보았다.

햇살에반짝이는
풀잎사이에서
작은이슬하나
파르르떨며
지상의무게떨치고
텅빈물방울로
방울져내리는것을.
-「물방울」전문

여기
가느다란가지두개있어,

삶의자세로는경건을넘어서고
예술로는자유를넘어선
두개의가지가
지루한평행선을이어가다
어느날돌연히만나니

하늘을향한
하나의가지.

시작과끝을잇는
가지가두손을맞잡을때

어둠에잠겨있던
침묵의시간이흐르고

메마른허공이
눈부시게
빛을짠다.
-「두개의가지」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