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백현의 「단추로 수프를 끓이는 저녁」은 애달퍼서 유쾌한 모험의 언어와 서정으로 읽힌다. 시인은 짐멜의 “무엇으로부터의 자유란 동시에 무엇을 하겠다는 자유이다”란 구절을 빌려 사라지고 부서지는 것에 대해 어떤 고뇌와 성찰도 없는 삶(≒자유)의 공허함과 가벼움을 저격 중이다. 시인은 이를 위해 과거 발굴과 현재로의 가치화라는 ‘시간 발굴’의 고고학을 새 시집의 사유 방법과 언어 전략으로 뽑아 들었다.
백현의 ‘시간의 고고학’은 과거 자체의 탐구나 발굴을 지상의 과제로 삼지는 않는다. 대신 과거의 시공간을 현재로 불러들여 미래로 물꼬를 트는 ‘가치화된 시간’의 창조, 다시 말해 “한 꿈이 생시로 건너가는 시간”을 확보하는 일에 표적지를 달았다. 시인의 “발굴 일지”를 참조한다면 “검은 흙으로 묻혀있는 너의 타버린 꿈을 발굴”하여 “너무 늦게 돌아온 자의 비망록을 적는” 과제가 그것이다.
백현은 비망록의 일절을 “분홍빛 시간이 열리는 소리”와 “가슴에” 단 “연초록 잎 몇 장”의 대립과 결속에 바쳤다. 이 홍록의 보색에서 붉음은 생명과 미의 솟구침을, 연두는 삶과 지속의 무한 확장을 저절로 떠오르게 한다. 그러니 생시生時로 건너간 ‘한 꿈의 시간’을 사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상실과 파괴의 비극을 넘어 ‘연두의 지평’에 ‘생의 붉은 정점’을 올려두는 것에 있을지도 모른다.
- 최현식(문학평론가·인하대 교수)
백현의 ‘시간의 고고학’은 과거 자체의 탐구나 발굴을 지상의 과제로 삼지는 않는다. 대신 과거의 시공간을 현재로 불러들여 미래로 물꼬를 트는 ‘가치화된 시간’의 창조, 다시 말해 “한 꿈이 생시로 건너가는 시간”을 확보하는 일에 표적지를 달았다. 시인의 “발굴 일지”를 참조한다면 “검은 흙으로 묻혀있는 너의 타버린 꿈을 발굴”하여 “너무 늦게 돌아온 자의 비망록을 적는” 과제가 그것이다.
백현은 비망록의 일절을 “분홍빛 시간이 열리는 소리”와 “가슴에” 단 “연초록 잎 몇 장”의 대립과 결속에 바쳤다. 이 홍록의 보색에서 붉음은 생명과 미의 솟구침을, 연두는 삶과 지속의 무한 확장을 저절로 떠오르게 한다. 그러니 생시生時로 건너간 ‘한 꿈의 시간’을 사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상실과 파괴의 비극을 넘어 ‘연두의 지평’에 ‘생의 붉은 정점’을 올려두는 것에 있을지도 모른다.
- 최현식(문학평론가·인하대 교수)
단추로 수프를 끓이는 저녁 (백현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