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로 수프를 끓이는 저녁 (백현 시집 | 양장본 Hardcover)

단추로 수프를 끓이는 저녁 (백현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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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백현의 「단추로 수프를 끓이는 저녁」은 애달퍼서 유쾌한 모험의 언어와 서정으로 읽힌다. 시인은 짐멜의 “무엇으로부터의 자유란 동시에 무엇을 하겠다는 자유이다”란 구절을 빌려 사라지고 부서지는 것에 대해 어떤 고뇌와 성찰도 없는 삶(≒자유)의 공허함과 가벼움을 저격 중이다. 시인은 이를 위해 과거 발굴과 현재로의 가치화라는 ‘시간 발굴’의 고고학을 새 시집의 사유 방법과 언어 전략으로 뽑아 들었다.
백현의 ‘시간의 고고학’은 과거 자체의 탐구나 발굴을 지상의 과제로 삼지는 않는다. 대신 과거의 시공간을 현재로 불러들여 미래로 물꼬를 트는 ‘가치화된 시간’의 창조, 다시 말해 “한 꿈이 생시로 건너가는 시간”을 확보하는 일에 표적지를 달았다. 시인의 “발굴 일지”를 참조한다면 “검은 흙으로 묻혀있는 너의 타버린 꿈을 발굴”하여 “너무 늦게 돌아온 자의 비망록을 적는” 과제가 그것이다.
백현은 비망록의 일절을 “분홍빛 시간이 열리는 소리”와 “가슴에” 단 “연초록 잎 몇 장”의 대립과 결속에 바쳤다. 이 홍록의 보색에서 붉음은 생명과 미의 솟구침을, 연두는 삶과 지속의 무한 확장을 저절로 떠오르게 한다. 그러니 생시生時로 건너간 ‘한 꿈의 시간’을 사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상실과 파괴의 비극을 넘어 ‘연두의 지평’에 ‘생의 붉은 정점’을 올려두는 것에 있을지도 모른다.
- 최현식(문학평론가·인하대 교수)
저자

백현

1987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 『세상의 쓸쓸함들을 불러모아』, 『어제의 나는 내가 아니라고』.
제18회 서정시학상 수상.

목차

시인의 말 | 5

1부

내가 만드는 아침 | 13
시간의 비등점 | 14
시간의 집 1 | 16
시간의 집 2 | 18
모래시계 | 20
발굴 일지 | 22
약도 속의 하루 | 24
복도 | 26
양을 향해 | 27
소묘 밖으로 | 29
저녁 6시의 그림자 | 31
카페 만월경 | 33
덮어쓰기를 하시겠습니까? | 35

2부

빈터 | 41
어두워지고 있다 | 42
단추로 수프를 끓이는 저녁 | 43
독거 | 45
봄, 무사 | 46
결별의 물결 | 48
불면 | 49
호텔 아르테미스 | 51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은 | 53
시페루스가 있는 밤 | 55
수련, 모네의 우울 | 57
시간의 눈 | 58
성 베드로 교회 | 60
황룡사를 꿈꾸다 | 62

3부

만어사에서 돌을 보다 | 67
Homo Elysia Chlorotica | 69
아수르바니팔 | 71
역청의 밭 | 75
부론의 해 아래 | 77
고딕, 그 높이 | 79
캔터베리 | 81
아코디언 맨 | 83
몽유병의 노래 | 85
쓰지 못한 글 | 87
터미널 | 89
글라스 빌딩 | 91
베를린, 홀로코스트 추모 광장 | 93

4부

출구, 막다른 | 97
밤의 골목길 | 99
어둠을 적는다 | 101
반닫이가 있는 자리 | 103
꿈이 이루어지다니 | 105
그러나 지금은 | 107
추모미사 | 109
기도는 어디에 있나? | 111
혼잣말이 소금 위를 | 113
3D 바이오 프린터가 필요해 | 115
사다리 | 116
가뭄 | 118
분홍빛 담 속으로 | 120
뒷모습 | 121

해설 | 시간의 발굴과 내면의 깊은 확장 | 최현식 |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