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돌 칼날

나비, 돌 칼날

$15.00
Description
팔 다니엘 레벤테의 시는 그의 시론이 보여주듯 ‘나비’와 ‘돌’과 ‘칼날’이라는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세상을 자유롭게 변주한다. 나비의 시는 아름다움과 경이를 통해 독자를 빛나는 존재로 변화시키고, 돌의 시는 사회라는 호수에 충격과 파문을 일으켜 변화의 울림을 남긴다. 칼날의 시는 고통의 진실을 드러내어 독자의 양심을 아프게 깨우기도 한다. 이 세 종류의 시는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시라는 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다채로운 결이자 서로 간의 우정어린 연대”로서, 이 목소리가 독자와 만나는 순간 작은 단어 하나도 세계를 바꿀 수 있는 살아 있는 생명력을 갖는다. 시가 문을 열면 독자가 그곳에서 빛을 발견하는 이유이다.
-최소담 (영문학자, 번역가)
저자

팔 다니엘 레벤테

팔 다니엘 레벤테Pál Dániel Levente는 그의 세대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널리 인정받는 헝가리 시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8권의 헝가리어 저서와, 15권의 번역서를 출간하였다. 그의 작품은 영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폴란드어 등 1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그는 예술 잡지이자 출판사인 PRAE의 공동 창립자이며, 15년 동안 부편집장으로 활동했다. 2012년에는 유럽연합 문학상 헝가리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2012년부터 2016년까지는 ELTE 대학교 출판부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2020년부터 2023년까지는 헝가리 국영 문화원Petőfi Cultural Agency의 이사로 활동을 해왔다.
또한 2016년 이후에는 부다페스트 국립 서커스단Capital Circus of Budapest의 드라마투르그/대본작가로서, 부다페스트 국제 서커스 페스티벌을 포함해 50편이 넘는 작품 제작 활동을 해왔다.
그는 국제 문학제 및 시 축제, 학술회의에 자주 초청되는 작가로서 헝가리, 브라질, 프랑스, 루마니아, 세르비아, 미국 등지에서 다수의 문학상 및 예술상을 수상했다. 주요 수상 및 영예로는 제13회 국제 서커스 페스티벌 특별상(헝가리, 2020), 칸 심사위원 특별상(제75회 칸 영화제, 프랑스, 2022), 뮤즈페이퍼 시문학상(MUSEPAPER Poem Prize, 미국, 2023), 프론티어 포이트리 초상상(Frontier Poetry“Portrait Prize,” 미국, 2025)롱리스트 선정 등이 있다.

목차

서문 | 4


1부

나비 날개 가운 | 13
새들 | 15
발자국 | 17
주목할 만한 사람 | 18
사계 | 19


2부

순진한 이민자의 기도 | 23
스테인드글라스 창에 새겨진 당신 신의 삶처럼 | 26
햇빛을 받는 자는 누구든 진실을 말해야 한다 | 28
뉴 부다는 여기서 멀다 | 30


3부

당신은 내게 낯선 언어 | 35
섬의 가죄성 | 42
우리는 저녁으로 진홍빛 생선을 먹었다 | 43
레테강 기슭에 펼쳐진 해변 | 46


4부

한 경비원의 고독 | 49
눈물은 영혼의 고름 | 51
구식 | 54
성 안나에게 드리는 기도 | 57


5부

꿈속의 폭스바겐 마이크로버스 | 61
긴 머리 소녀의 발라드 | 66
뉴 부다의 출입통제 주거단지 | 72
중상류층 전업주부이자 세 아이의 어머니를 그린 삼면화 | 76
출구 | 84
장례식 후 | 85


6부

다니엘이라는 이름의 알 | 89
묘지에 올라가 축구하자 | 92
나는 발길을 돌리리라, 소원 하나 품지 못한 유성처럼 | 95
강바람 속으로 | 98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당신이떠나갈때면
발걸음마다얼마나많은한숨이가득차오르는가?
당신이끝내뒤돌아보지않을때면
한숨마다얼마나많은발걸음이필요한가?
-「출구」

나는주위를둘러보며,강둑풍경을즐기고,
발자국들,동물의발자국들을찾는다,
그리서두를것도없이.

강가는매끄럽게펼쳐져있고,시간의모래는흩날리고있다-
난아무생각이없다는것이문득생각난다.

내발자국이시간의무게를견뎌낼수있을지지켜보며
계속거닌다.

내발자국은견디지못한다.질투심에사로잡혀,
걸음걸음더힘주어발을내디뎌본다.
지난삼십년간
이강가에서본적없는
그런발자국을남기고싶다.

시간이씻어낼수없는그런발자국을,
모래도,물도,시간도,모래도,물도,
그어떤남자도여자도지워버릴수없는그런발자국을.
-「발자국」

그일은끝내일어나지않았다.배를타고떠나려고기다렸지만허사였다.
나는이제분명히안다-당신을잃어버린이해안너머에는
절망과방랑뿐이다.

당신이떠난지일주일후,나는해변의모래속에
묻어두었던당신의기억들을다시파내었다,
그것들을한조각,한조각풀어헤쳐,
밀려드는파도속에담가,
소금기를핥아내었다-정말그러고야말았다-
그리고나서당신을다시묻었다.

한달뒤다시,
그리고세달뒤또다시.

나의경계하는욕망들은수평선이라는빨랫줄위에
빨래처럼걸려있다.
나는빈코코넛껍질속에내말들을매듭지어넣었다.
머릿속에서
올이풀려해어지면서도완강히버티는당신의그림자품으로
당신을계속밀어올리는
조류에맞서나는완강히버티고서있었다.
-「섬의가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