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끝에 네가 죽으면 완벽했기 때문에

그 여름의 끝에 네가 죽으면 완벽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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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발병하면 장기의 일부가 조금씩 금과 같은 성질로 변해가는 다발성 금화 근섬유이형증, 일명 ‘금괴병’. 모든 장기가 금으로 변하면, 환자의 몸은 3억 엔의 가치에 달하는 거대한 금괴가 된다.
금괴병에 걸린 그녀가 말한다. 자신의 몸을 나에게 주겠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녀만 죽으면 모든 게 완벽하다고. 그럼 나도 비로소, 구원받을 수 있을 거라고.
모두가 그녀의 죽음을 바라는 곳에서 그 죽음을 바라지 않는 한 소년의 이야기.
죽어야만 완벽해지는 그녀와 자신의 마음을 증명하고 싶은 소년이 보낸 그 여름의 끝.
저자

샤센도유키

斜線堂有紀1993년출생.도쿄조치대학교를졸업했다.대학재학중이던2016년에『키네마탐정칼레이도미스터리』로제23회전격소설대상‘미디어웍스문고상’을수상하며작가로데뷔했다.특수설정을활용한추리소설부터라이트노벨까지,다양한장르를소화하며활발하게활동중이다.
『그여름의끝에네가죽으면완벽했기때문에』는샤센도유키만의비일상적상상력이빛나는서스펜스·로맨스소설이다.사람의몸이점차금으로변하는‘금괴병’.그병을중심으로인간의어두운심리를보여주는동시에,결코빛바래지않는한소년의사랑에대해서이야기한다.샤센도유키의다른작품으로는『내가정말좋아하는소설가를죽이기까지』,『낙원은탐정의부재』등이있다.

목차

그여름의끝에네가죽으면완벽했기때문에
작가후기

출판사 서평

온몸이조금씩금으로변하며죽어가는‘금괴병’
샤센도유키의비현실적상상력이빛나는유일무이한로맨스

주변이온통산으로둘러싸인작은마을‘스바루다이’.다른지역과교류도없고사는사람도점점줄어다른도시로통합될위기마저겪은이곳에는,이보수적인마을분위기와어울리지않는혁신적인건물이하나있다.바로인간의신체와장기가조금씩금과같은성질로변해가는다발성금화근섬유이형증,일명‘금괴병’환자들을위한전용요양원이다.정부의보조금이두둑히주어지는요양원은,마을주민들의반대와금괴병이전염된다는루머에도불구하고위기에처한스바루다이를살리기위한유일한대응책으로이마을에세워졌다.그리고그때부터요양원옆길은스바루다이에서가장조용하고인적이드문곳이되었다.
금괴병에대한뿌리깊은불신을가지고‘요양원반대파’의선봉에선에미코의아들에토는요양원옆을지나다우연히금괴병환자인야코씨를만나고깜짝놀란다.피부가투명할정도로희다는걸제외하면야코의모습은너무나도평범하고건강해보였기때문이다.마을에떠도는소문으로만금괴병을접한에토는그녀를경계하면서도당차고잘웃는모습에매력을느끼고,더친해지고싶은마음에조심스레그녀의병실을찾는다.그리고야코는자신을찾아온유일한손님인에토에게말한다.금괴병환자가죽으면그시신은커다란금괴로변해3억엔의가치가부여되는데,자신이죽으면그시신을에토에게상속하겠다고.무려3억엔의가치가있는그것을.이말을들은에토는믿기지않았지만,가난으로인해포기했던꿈을슬그머니다시꺼내보게되었다.그3억엔만있으면이지긋지긋한스바루다이를떠날수도있고,자신을벌레취급하는엄마와무능력한새아버지로부터자유로울수도있다.원하는대로그림을그리며살수있을지도모른다.그3억엔만있으면…….단,여기에는조건이있었다.자신과의체커게임에서이길것.단한번이라도이긴다면,3억엔은에토의것이된다…에토는그렇게야코와의체커게임을시작한다.

“금괴병이라는건말그대로금이되는거니까,팔수도있는거야.하지만내가죽어팔린다한들그대금을받을상속자가없어.(...)그래서너를상속자로지명하고싶어.”
“…장난치는거죠?”
“진짜야.단,나에게도조건이있어.”_본문속에서


죽어야만완벽해지는그녀와
자신의마음을증명하고싶은소년이보낸그여름의끝

에토는이제학교를마치면야코의병실을찾아체커를두는것이일상이되었다.둘은체커판을마주하고수많은이야기를나눴다.곧열릴학교축제이야기나체커이야기,요양원담벼락을수놓은수많은그래피티들과고래그림이야기,야코의전공공부와비극적인가족사까지.야코는요양원담벼락에그려진커다란고래를좋아한다고했다.요양원반대전단지가덕지덕지나붙은그곳에서,고래는넉넉한품으로자신을환대해주는유일한존재같았기때문이다.그리고이런이야기를담담하게하는야코의눈을바라보며,에토는그녀에대한인간적연민과함께사랑의감정이싹트는것을느낀다.
에토가야코에대한마음을홀로키우며양가적인감정을느끼던어느날,조용하던스바루다이에언론사기자들이몰려와에토에게야코와의관계를캐묻는일이벌어진다.한주간지에이들의이야기가실린것이다.아직어떠한감정으로여물지못한이들의조심스러운관계는“괴질이가져다준3억엔”과“유리구두”라는자극적인단어들로정리되어있었고,야코의아름다운외모와비극적인가정사,에토의불우한가정환경은세간의관심에불을지핀듯했다.자극적이고편파적인기사어디에서도,그들이나눈시간과서로에대한진실된마음은유추할수없었다.물론체커에대한말도없었다.

그아래에실린건,나의사진과프로필이었다.가정형편부터생활태도,암울한현재와3억엔으로인해바뀔지도모르는미래에대한것까지,대체이런정보를어디서입수한걸까싶을만큼상세했다.
야코씨가친척들과연을끊었다는사실,사후그녀의시신이국가로회수될예정이었다는것,그리고그것을알게된내가야코씨에게들러붙어거액을탈취하려한다는내용도쓰여있었다.기사에따르면,내가돈을노린자라는걸빤히알고있으면서도그냥들여보낸요양원의경비체제에도문제가있다고했다._본문중에서

결국이일로에토의가족은물론마을사람들모두에토가3억엔을받게될거라는사실을알게된다.그러자에토의어머니는조용히반대파활동을그만두었고,사람들은야코의죽음이가난한에토를‘구원’할수있을거라수군댔다.그러나모두가그녀의죽음을기다리는듯한아이러니한상황속에서오직한사람,에토만은그럴수없었다.에토의바람은오로지야코가상처받지않는것,그리고자신의사랑을사람들에게증명해보이는것뿐이었다.‘마음’이라는추상적이고눈에보이지않는이것을어떻게증명할수있을까?그것도믿고싶은대로믿고있는이들에게.이후소설은자신의마음을증명하기위한에토의고군분투를아름답고도처절하게그린다.


“다들내가죽기만을기다리고있는것같네.”
마지막책장을넘긴후다시제목을읽으면발화자가달리지는구조성

야코의몸에3억엔이라는가치가부여되었다는사실과함께,에토에게는그러한가치가부여되지않았다는사실에주목하자.소설이진행될수록야코에게3억엔의가치가있다는사실은점점더부각되며,에토는그3억엔을쥐게될사람으로평가받는다.샤센도유키가심어놓은‘금괴병’이라는특수한설정을반추하다보면,금괴병은인간의몸이금으로변해서가아니라탐욕에눈먼이들이한인간을오로지금으로만보아서금괴병인것일지도모른다는생각을하게된다.
이책을처음집어든독자라면‘그여름의끝에네가죽으면완벽했기때문에’라는제목이에토의목소리일거라고은연중에생각했을수도있다.그러나소설을끝까지다읽은후다시보면‘완벽했’을거라고말했던사람은주인공이아닌,그주변인들임을알수있다.책을읽기전과후제목에대한해석이완전히달라지는것이다.
죽음이라는것이존재를지우는건분명하지만,그것이곧존재했던사람에대한기억마저지우는것은아니다.타인을기억한다는것,그것은곧그에대한사랑의또다른증명일수도있겠다.기억이란과거의유산이지만,미래로이어지는길이기도할테니까.아무것도기억하지않은채미래를약속할수는없으므로.그러니우리는기억할것이다.에토가말했듯이,우리는“남겨준것들의가치를알고있”기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