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 마라, 별것 아니다 (이현주의 사물과 나눈 이야기 | 개정판 | 반양장)

두려워 마라, 별것 아니다 (이현주의 사물과 나눈 이야기 | 개정판 | 반양장)

$16.00
Description
사물들의 입을 빌려 전하는 이현주의 마음공부 이야기
"어떻게 쓰임받을 것인가로 안달하지 말게.
창 밖에 내리는 비한테 물어보라고.
너는 지금 누구한테 무슨 쓸모가 되려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냐고.
부디 자네한테 지금 있는 것으로 오늘 하루만 사시게.
그렇게 날마다 그날 하루만 살게나." - 찻주전자와의 대화 중에서

돌, 병뚜껑, 떨어진 꽃 등 주변 사물들과 마음속 대화를 나누며 깨우친 것들
이현주 목사가 ‘사물과의 대화’를 시작하게 된 건 ‘우연’이었다. 기차 안에서 김밥 한 줄 먹고는 습관적으로 나무젓가락을 부러뜨리려는데 젓가락이 불쑥 “왜 나를 부러뜨리려는 거냐?”며 말을 걸어온 것이다. 그렇게 사물과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그 뒤로 재미도 있고 새로 깨치게 되는 바도 있어, 아무것한테나 말을 걸었다. 대답이 들려올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눈에 들어오는 대로 말을 걸었고, 들리는 대로 받아 적었다. 이 책은 바로 그 결과물이다.

저자는 “형식적으로는 사물들과 만나면서 실제로는 저 자신과 만나는 미묘한 여정”이었다고, “비유하자면 나뭇가지가 나무하고 말을 주고받은 것”이라고 서문에 적고 있다. “나무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는 나뭇가지와, 나뭇가지에 대해 모르는 게 별로 없는 나무 사이의 대화!” 그것은 달리 말하면 에고와 참나의 대화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저자는 “이런 연습을 통해 내가 풀이고 풀이 나라는 진실을 저리게 깨닫고 싶었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이 책에는 돌에서부터 쓰레기통, 그네, 나무젓가락, 병뚜껑 같은 무생물과, 도토리 껍질이나 잠자리, 호박씨, 떨어진 꽃, 밟혀 죽은 개구리 등 살아있거나 혹은 죽은 생물들이 인간인 저자로 하여금 ‘작고 좁은’ 생각에서 깨어나도록 한 대화 50편이 들어 있다.
저자

이현주

저자:이현주
1944년충주에서태어났고,감리교신학대학교를졸업했다.목사,동화작가,번역가이기도한그는동서양을아우르는글들을집필하고강의도하고있다.<바보온달><육촌형><콩알하나에무엇이들었을까><등의동화와대학중용읽기><길에서주운생각들><기독교인이읽는금강경><이아무개의장자산책><예수의죽음><지금도쓸쓸하냐><사랑안에서길을잃어라><이현주목사의꿈일기>등을썼으며,무위당장일순선생의<노자이야기<가세상에나오는데산파역을맡았다.역서로는<우주리듬을타라><우주는당신의느낌을듣는다><자각몽,삶을깨우는기술><티베트명상법><배움의도><바가바드기타><예언자들>외다수가있다.

목차

개정판에부쳐8
책을내며11

1.마음으로보이는것들

너때문에……|돌14
깨끗하지않은것이없다|쓰레기통18
태초에한마음이있었다|향담아두는통24
좀더겸손해져야한다|한쪽줄끊어진그네27
나무는부러지지않는다|나무젓가락32
끝은본디없는것이다|아기도토리35
내위에앉아있는나|잠자리39
아무에게도관용을베풀지않는다|안경42
임자를잘만나시기를|연필45
줄은버틸만큼버틴다|빨랫줄47
참사람은마음을거울처럼쓴다|손거울50
고운노래는언덕을넘지않는법|마이크55
함께흐르면어지럽지않다|해바라기열매57
누가탓하랴|타다남은모기향60
잘해야한다는귀신|단소63
나그네로가득찬주인|빈의자66
날카로운끝|송곳72

2.사랑으로표현하는것들

모든것이사랑의표현이다|부채76
자네속에도불이타고있네|향80
버림받지않았다|병뚜껑84
순결한몸|호미88
그것참안됐군|찻주전자91
본향가는길|도토리껍질95
천국에는교회가없다|열쇠97
겁나는물건|두루마리휴지101
모두가옳은말씀|죽필104
냄새는사라지지않는다|떨어진꽃107
진짜와가짜|도기112
허공의무게|너트116
모든사건이거울이다|밟혀죽은개구리118
최후의단추를누르는손|원격조종기122
두려울것이없는이유|부서진빨래집게128
비어서쓸모있다|집게130

3.사라져서사는것들

돌아가는몸짓|감꽃134
잘라버리게|가위137
사라지는것이있어서사는구나|종142
그날은반드시온다|시계146
마침내사랑이다|휴대용빗148
길에서길을찾아라|도토리나무낙엽152
세상이아늑하고평안하다|호박덩굴손157
이름과이름의주인|날벌레160
짝을부르는이|매미163
우리가떨어져야우리가살아남는다|감165
죽어도죽지않는|민들레씨앗169
외로움은없는것|정관평의돌171
자연의힘|아기솔방울176
끔찍한발명품|클로버서표179
벌레가나뭇잎을갉아먹지않으면|감나무잎181
후광이있구나!|호박씨186
아무것도아닌모든것|포도뼈다귀188

평화를사랑하는사람,이현주_권정생(아동문학가)193

출판사 서평

사물들의입을빌려전하는
이현주의마음공부이야기

“어떻게쓰임받을것인가로안달하지말게.
창밖에내리는비한테물어보라고.
너는지금누구한테무슨쓸모가되려고하늘에서내려오는거냐고.
부디자네한테지금있는것으로오늘하루만사시게.
그렇게날마다그날하루만살게나.”
―‘찻주전자’와의대화중에서

“이현주의말은그냥말이아니다.……정말눈물겨운생각들이
구슬처럼꿰어져있다.”―권정생(아동문학가)

돌,병뚜껑,떨어진꽃등주변사물들과마음속대화를나누며깨우친것들

이현주목사가‘사물과의대화’를시작하게된건‘우연’이었다.기차안에서김밥한줄먹고는습관적으로나무젓가락을부러뜨리려는데젓가락이불쑥“왜나를부러뜨리려는거냐?”며말을걸어온것이다.그렇게사물과의대화가시작되었다.그뒤로재미도있고새로깨치게되는바도있어,아무것한테나말을걸었다.대답이들려올때도,그렇지않을때도있었지만눈에들어오는대로말을걸었고,들리는대로받아적었다.이책은바로그결과물이다.
저자는“형식적으로는사물들과만나면서실제로는저자신과만나는미묘한여정”이었다고,“비유하자면나뭇가지가나무하고말을주고받은것”이라고서문에적고있다.“나무에대해아는게별로없는나뭇가지와,나뭇가지에대해모르는게별로없는나무사이의대화!”그것은달리말하면에고와참나의대화라고도할수있을것이다.또한저자는“이런연습을통해내가풀이고풀이나라는진실을저리게깨닫고싶었다”고고백하기도한다.
이책에는돌에서부터쓰레기통,그네,나무젓가락,병뚜껑같은무생물과,도토리껍질이나잠자리,호박씨,떨어진꽃,밟혀죽은개구리등살아있거나혹은죽은생물들이인간인저자로하여금‘작고좁은’생각에서깨어나도록한대화50편이들어있다.

에고가묻고참나가대답한다

맨처음대화의상대로등장하는사물은‘돌’이다.밤늦게길을걷던저자가돌을밟으며오지게넘어지는통에허벅지가벗겨지고멍이들고부어올랐다.다음날아침,그돌을찾아가마주앉아서말을건다.“너때문에내가넘어졌다.……무슨할말이있거든해봐라.”한참동안잠자코있던돌이입을연다.“간밤에나는아무짓도하지않았네.가만히있는나를자네가와서밟았고,그래서내몸이퉁겼고,그래서자네가넘어졌을뿐.”
이들사이에수차례더대화가오가고돌은마침내이렇게말한다.“앞으로는무슨일을겪게되든지‘너때문에’라든가‘누구때문에’라는말을입밖에내지않도록마음을챙기시게.”(이책,14∼17쪽)
또어느날엔가는잔칫상한모퉁이에무심코던져진소주병뚜껑을손에들고는“버림받은느낌이어떠냐?”며말을건다.그러자병뚜껑은“나는버림받지않았네.아무도내허락없이는나를버릴수없으니까”라고답한다.그러곤더이어지는대화.“병입을꼭막고있다가비틀려열리면서더이상‘뚜껑’으로서의할일을못하게되었는데아무소감이없단말이냐?”(저자)“뚜껑이란열리려고있는물건일세.내이제바야흐로소임을완수했거늘어찌하여‘할일을못하게되었다’고하는가?굳이소감을묻는다면,더바랄무엇이없네.자족自足이야.”(병뚜껑)
이렇게병뚜껑은‘뚜껑은열리려고있는것’이라는새로운관점과동시에‘쓸모없어진존재’를‘소임을다한존재’로볼수있게한다.
이책에는‘쓸모’가있어야한다는우리세상의관점에대해사물의입을빌려전하는흥미로운메시지가몇가지더나온다.“자네인간들은어디엔가존재이유가있다고생각되면,다시말해서어디엔가쓸모가있다고생각되면안심하고,아무데도쓸모가없다고생각되면불안해한다.내가보기에그건참딱한병이다”라고말하는거울의이야기부터시작해,아무것도집고있지않은‘집게’에게저자가‘쓸모’를운운하자“어째서자네는생각이마냥‘쓸모’쪽으로만치닫는가?‘쓸모’가없으면아무것도아니라는생각에서그렇게도벗어날수없단말인가?”라며안타까워하고,찻주전자는“누구에게쓰임을받으려고,세상에필요한존재가되려고안달하지말게.부디자네한테지금있는것으로오늘하루만사시게”라고위로한다.
그밖에도,채여물지못한채비바람에떨어진아기도토리에게“중도에꺾여버린네신세가슬프지않으냐?”고,끊어진빨랫줄을보면서는“소용없게되었구나”,빈의자를보고는“쓸쓸하겠구나”짐작하며건넨저자의생각들은매번의외의대답들로하나씩깨져나간다.마치결핍과두려움과불안함과외로움,쓸모에집착하거나잘해야한다는생각에빠져있는에고를깨우는‘참나’의일침같다.결국사물과의대화를통해저자는‘내생각,내판단’을비울때,사물들의말을,아니내안에있는참나의목소리를들을수있음을보여주고있다.

사물들의입을빌려전하는이현주목사의오랜마음공부이야기

이현주목사와친구로서막역하게지냈던동화작가권정생선생은살아생전이현주목사의글에이런글을붙여주었다.“이사람의말은그냥말이아니다.끊임없이살피고생각하고고민하고있다.이렇게생각하고고민하고살피다보면우리는우리를돌아볼수있고상대방의고운모습을발견하게된다.겉모습도속모습도알아보게되면결국상대란것은없어지고,너도나도아닌우리가된다.하느님도부처님도조그만풀벌레도나무조각도모두하나가된다.그게모두하느님이고부처님인것이다.”
권정생선생의글처럼,저자는이책에등장하는모든사물들이‘저마다의모양을하고있는무엇’이지만결국‘자연’이고‘우주’이며,또한‘나’임을알아간다.나뭇가지처럼보이지만실은나무와하나인존재,사랑으로부터분리된외롭고불안한존재처럼보이지만실은사랑과하나인존재가바로‘나’임을계속해서여러사물들의입을통해들려주고있는것이다.
예컨대부채에게서는이런말을듣는다.“그림자가그림자로존재하려면먼저빛이있어야한다.그림자는빛의다른표현이다.마찬가지로사랑아닌것도사랑의다른표현인것이다.이세상에는사랑의표현아닌것이존재할수없다.모든것이내가나에게드러내는나의모습이다.그래서내일찍이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하지않았느냐?”(이책,78쪽)
또“어떻게제대로된사랑을할수있느냐”고묻는저자에게휴대용빗은이런말을들려준다.“나처럼하면된다.나는내몸을몽땅너에게맡겼다.나는온전히네것이다.너는나를부러뜨릴수도있고잃어버릴수도있고잘간직하여머리를빗을때마다사용할수도있다.네가나를어떻게하든나는상관치않는다.그것이내가너를사랑하는길이다.너는누구것인가?너를가진너는어디있는가?지금네앞에있는사물에서그를보지못한다면너는끝내그를만나지못하고말것이다.”(이책,150쪽)
이책의마지막대화상대인‘포도뼈다귀’역시같은메시지를전한다.“자네가우주와한몸임을알든모르든상관없이자네는우주와한몸”이라며그러니우리가있을곳또한하늘나라밖에없다고,가고싶어도갈만한다른데가없는마당에새삼무엇을두려워하고무엇을염려하냐며“걱정하지말고겁내지말고의심하지말고특히조바심내지말라”고다독인다.(이책,191쪽)
저자는포도뼈다귀와의긴대화끝에떠올린선문답禪問答으로책을맺는다.

“스승님,두려워서못살겠습니다.”
“무엇이두려우냐?”
“세상에아무도없고저혼자있는것같습니다.”
“아무도없고너혼자있는데무엇이두렵단말이냐?”

사물들의입을빌려전하는이현주목사의오랜마음공부이야기50편.삶이두렵고조바심나는날이면가만펼쳐보자.그리고“내가귀를열면돌이입을연다.그래서그입이하는말을그귀가듣는다”고표현한저자의말처럼우리도가만귀를열어보자.

*이책은2012년에출간된《사랑아닌것이없다》를제목을바꾸어다시펴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