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과광기의시대를온몸으로부딪치며살아가면서도낙관적인마음을잃지않고선한눈빛을간직하였던김종채의삶은언제나우리에게큰희망이었다.유고집을준비하는시간은김종채의삶을그려보는시간이자동시에우리자신을돌아보는시간이기도했다.젊은시절부터지금까지우리가살아왔던시간을되짚어보면서,우리는스스로자신에게질문을던지지않을수없었다.우리는자신이살았던시대에,자신의사회와역사에,그리고자기자신에게얼마나충실하였던가?우리는우리의시대를넘어서기위해몸부림치면서도역설적으로시대에갇히지는않았던가?김종채의유고집은우리모두에게잠시자신을되돌아보는시간을갖게할것이다.
땅위에서의고역을끝내고이제영원의안식을얻은김종채의영전에유고집을바친다.
〈편집후기〉中
이책을편집하면서다시한번종채형의삶을생각하게되었다.농민운동의진로,통일한국사회로의진로를끊임없이모색하는냉철한이론가·연구자를지향하면서도,시대상황이누군가의희생을요구한다면자신을먼저내던지는열혈청년김종채의모습은지인들의추도글에서다시한번확인할수있었다.여러메모에서는매우섬세하고일상의고민에힘들어하는다정다감한종채형의모습도엿볼수있었다.하지만가장중요한점은,종채형의삶이1970년대20대초반에지녔던자세를쓰러지는그날까지유지하는일관성과엄숙함을체현했다는것이다.그래서“나는지금어디에서무얼하고있는지,어디에서와서어디로가고있는지,너는무구한눈빛으로거기에서묻고있구나,종채야!”(장례식후박순성선배의소감)가종채형을기억하는모든사람들의감정·기억일것이다.이책은그러한감정·기억을공유하는사람들의종채형에대한헌화이다.장미보다새빨간진도홍주와함께영전에이책을바칩니다.
2023년9월
여인만(서울대학교사회대평론편집실모임,82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