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의 찬 기운 뼛속으로 스며들 때 (이명애 시집)

계곡의 찬 기운 뼛속으로 스며들 때 (이명애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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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06년 8월 대한민국을 입국한 이후 16년째로, 2020년 첫 시집 『연장전』에 이어지는 두 번째 시집이다. 첫 시집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면서 인권이 말살된 북한사회를 안타깝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내적 갈등을 담았다면, 이번 시집에서 ‘탈향’이라는 관점에서 북한에서의 삶을 복원하되 그것에 내재된 체제 모순을 한국 현실에서 직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통일부 남북통합문화센터와 남북하나재단의 지원으로 시행된 ‘2022년 남북통합문화콘텐츠 창작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나온 작품집이다. 첫 시 「이탈자」로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시 「경계선」으로 이어지는 총 66편의 시가 실려 있다.
저자

이명애

1965년8월평안북도에서태어나1981년8월평안남도개천고등중학교를졸업했다.2006년8월대한민국으로입국했고,2016년2월숭실사이버대학방송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2017년12월'K-스토리'신인상으로등단.2020년12월시집『연장전』출간.

목차

시인의말4

제1부
이탈자12
10호초소14
통제구역16
죽어가는마을18
무법자20
강제집결소22
21세기와19세기24
허기진관복26
뇌물28
백주강도31
자력갱생34
선군의기수36
화형38
비전향장기수40
맞불44
드살센아줌마46

제2부
현명하게사는법50
잘했다장하다52
팔자를앞지르다54
축구선수57
돈셀줄만알면58
사기방등60
재산목록1호62
철부지아홉살64
강냉이두짐66
고문68
공사장식모69
뇌막이72
갯벌74
100일전투76
삶은배78
장마당바지80
우리마을뒷산82

제3부
신세계86
선교사88
청바지92
이밥에고깃국93
공기밥94
사투96
전주이씨98
아파트에사는돼지100
엄마의소녀시절102
강성대국의징표104
설날105
맞은편집106
평양아리랑108
효도111
아버지의유언장114
개울하나사이116

제4부
반갑습니다120
감자탕122
진실124
통장126
외래어128
빨갱이가뭐야130
엄마옷132
여권134
무료교육의무교육136
핫팩138
전역명령140
아이언마스크142
미역국144
선택적함구증146
드라마천국148
우리동네슈퍼맨151
경계선152

해설|시적재현의역사성과경계인의존재증명ㆍ휘민153

출판사 서평

‘탈북’은우리사회에서이제익숙한용어가되어있다.그러나이에대해제대로알려고하지않는사람들이여전히많은듯하다.‘탈북’을이해하지않는다는것은고스란히북한을제대로이해하지않는다는의미와같고,또그점은남북통일에대한합리적인인식을가지고있지못하다는것과같다.‘탈북’이바로이런지점에있다는것은‘탈북민’에대한인식또한여전히낮은상태에있다는것을의미한다.3만5천에달하는숫자,신문이나방송등에등장하는적지않은탈북소재콘텐츠등에도불구하고탈북,탈북민을역사적전개과정에서생겨나우리일상과더불어하는현실적실체로인지하지못하는사람들이적지않은것이다.
탈북민의글쓰기는거의바로이런현실에서출발한다.탈북민은탈북이라는자신의치명적인체험에대해말할뿐아니라,나아가그체험이어디서연유하는지를말하지않을수없게된다.탈북민의글쓰기는따라서북한체체의모순을가장실증적으로드러내는데로나아간다.이명애의시가바로그렇다.이미적지않은나이에이르러탈북을감행한이명애는북한이탈에서국내입국에이르는사선(死線)넘기의엄청난시련을겪었다.한국정착이후에도자유와풍요가무엇인지를조금씩이해하게되는과정에서혼돈과갈등에도만만찮게시달렸다.고독과그리움에휩싸이기도했다.그러나자신의시간을직시하는과정을통해결국은북한체제의현실을모사하는것으로써글쓰기의중심을잡았다.
대학에서문예창작강의수강을거치며시를쓰고다듬게된이명애는첫시집『연장전』으로탈북민글쓰기,‘탈북의시’의진면목을드러냈다.이번시집은그연장선에서깊어지고넓어졌다.『연장전』에서대한민국국민으로살게되면서인권이말살된북한사회를재현하고그것에대한안타까운감정을드러냈다면,이번시집『계곡의찬기운뼛속으로스며들때』에서는진솔한체험복원으로그현실에대한객관적관찰을유도한다.이렇듯철저한주관성으로써엄정한객관성을확보하는과정이란곧문학작품으로서의진정성확보하는과정이된다.얼핏아주평이한서술체로보이는이명애의시는‘탈북’에그치지않고그역사적조건과인간적실존을각성케하는힘을드러내고있다.

〈전문가의말〉
6.25전쟁,남북분단으로이어진굴곡의역사속에한반도를둘러싼정치적이슈들은여전히복잡하고세계유일의분단국가라는정체성또한변하지않고있다.1990년대중반이후,북한을이탈해사는탈북민들은오늘도디아스포라의비극을온몸으로감내하며살아가고있다.제3국에서난민의지위조차얻지못하고살아야하는탈북민들은말할것도없지만,우여곡절끝에입국해대한민국의국민이된탈북민들또한그비극에서자유로워진상태라할수없다.자유를위해,인간다운삶을위해남한을선택했지만그들이여전히경계인으로살아갈수밖에없다.부침이잦은낯선곳에서의신산한삶,그뿌리가그들이두고온북한에있다.
이명애시인은2006년입국해대학에다니면서서서히문학에눈을뜬시인이다.2020년첫시집『연장전』을냈다.이번시집에서눈에띄는변화는두가지다.이전과달리부모님과고향에대한시들,그리고탈북과이후남한에서의정착과정을담아낸작품이많아졌다는점이다.이시집에는탈향과이산이라는두층위의서사가공존한다.「이탈자」를이시집의첫시로,「경계선」을마지막시로선택한이유도이와무관하지않을것이다.이같은변화는이명애시인의두번째시집『계곡의찬기운뼛속으로스며들때』를이산(離散)의아픔과경계인으로서의서사를그린디아스포라문학의관점에서읽도록이끌어준다.-휘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