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적읽기를통해자신만의고전읽기로!
판본과주석비교를통해읽는『노자』
고전,특히동양고전을읽는다는행위에는특별한아우라가함께한다.천년,혹은이천년이상의시간을넘어지금까지전해지는불변의진리,혹은인생이나처세에중요한비법을담고있다는신비함같은것들이‘고전’이라불리는책들을감싸고있다.그렇기때문에책을읽지않는다는한탄이가득한21세기의한국에서도여전히『논어』나『노자』같은고전을읽고이해하려는이들은면면히이어지고있다.북튜브‘독학자의공부’시리즈의책들은바로이런독자들이더깊고더넓게동양고전의세계와접속할수있도록기획되었다.
『독학자를위한노자읽기』는‘독학자의공부’시리즈의두번째책으로시리즈의다른책들과마찬가지로‘고전’에대한다층적인읽기를시도한다.『노자』는도가의핵심문헌으로『도덕경』이라는이름으로도불린다.5000자밖에되지않는적은분량이지만,간결하면서도함축적인문장으로인해엄청난비의를감추고있는책으로여겨졌고,그런이유로많은이들의사랑을받아왔다.누군가는『노자』의아포리즘속에서삶의지혜를얻기도하고,누군가는유가와다른‘무위’의정치철학을읽어내기도하며,구체적인통치술을구하기도한다.또누군가는병법의요체를『노자』에서발견하는가하면누군가는평화주의와생태주의의단초를찾아내기도한다.
이책『독학자를위한노자읽기』는후대에이렇게다채롭게해석되어온『노자』를,대표적인판본과주석들간의차이를상세히살피면서더깊고넓게이해하기위한시도이다.지금우리가읽고있는대표적인판본이자주석인왕필(王弼)의주석본을비롯하여,하상공주와상이주와같은주석들,그리고백서본과죽간본등왕필이본판본과차이가있는판본들을원문을들어상세하게살피면서,『노자』가비의를담고있는신비한문헌이아니라,역사적으로형성되어왔고현실과밀착해서해석되어온‘역사적문헌’임을밝히고자했다.
이런텍스트비평의과정을거치면서지은이는자신만의노자읽기를시도한다.우선지은이는노자의문장이보여주는함축성과비유에천착해‘문학’이라는관점에서『노자』를읽고자한다.암컷과골짜기,물,갓난아기,통나무등『노자』에등장하는비유들은주장을보조하기위해동원된장치가아니라노자의사유를이루는핵심임을밝히고자했다.아울러『노자』의철학을통치론과삶의지혜라는관점으로정리하면서『노자』의역사성과현재성을부각시키고자하였다.
지은이의말
독학자는홀로공부하는사람이다.홀로공부하는사람이기에누구보다“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의말을가장잘이해하고체험하는사람이다.그러면서독학자(獨學者)는외골수로빠지기쉽고곧잘독단에물들며권위에금방투항한다.고독을견디기힘들어사회적통념에안이하게타협하는존재이기도하다.그렇기에독학자는독학(篤學)하는사람이어야하다.독실한[篤]공부란,옛사람의말을따르자면,‘널리배우고[博學],깊이묻고[審問],신중하게생각하고[愼思],분명하게분별[明辯]하는것’을말한다.독학자는고독하기에독실하게공부해야한다.독학자는입문자가아니다.입문해서부지런히나아가자기길을찾는사람이다.입문했다한들언제까지초보자로남을수는없는법.그들은어디엔가묵묵히살아간다.“숨어서사는이의고운마음을”헤아리는사람은어디에나있기마련이다.-‘서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