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시인이다 (우인 김영현의 첫 시집)

나도 시인이다 (우인 김영현의 첫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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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머니의 부름에서 시작된 언어는 향기와 소리, 계절과 걷기의 이미지로 이어지며, 시집 후반부에 이르러 삶을 견디는 태도로 정리되는 이 시집은 매우 아름다운 사진처럼 매 순간을 시인의 냄새로 채운다. 우리는 그 길을 걸으며 때로는 부끄러움을, 때로는 아쉬움을,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인의 언어를 사진처럼 감상한다.
특히 후반부에 배치된 시편들은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시인의 인식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계절은 반복되며, 일상은 계속되고, 기억은 소리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럼에도 시 속 화자는 멈추지 않고 걷는다. 이 걷기는 성취를 향한 이동보다 지금의 시간을 살아내는 방식으로 제시된다. 낙엽 밟는 소리와 발자국은 사라짐의 징후이면서도 삶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로 남는다.

이 시집의 서정은 크지 않은 목소리로 말해지지만 오래 머문다. 감각을 통해 축적된 시간은 독자의 내면에서도 조용히 울림을 남긴다. 김영현 시인의 시는 삶을 미화하거나 극적으로 포장하지 않으며, 감각이 허락하는 만큼만 언어를 내어준다. 그 절제된 태도 속에서 이 시집은 한 개인의 기록을 넘어 시간을 살아가는 인간의 보편적 경험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 이지선(시인)
저자

김영현

◇작가등단
-문학고을공모(제50회시,제54회수필)
-시와수필신인문학상수상(2003)
-시인,수필가로작가등단(2003)

◇집필및투고
-울산교육,진주교육책임집필
-경남신문촉석루및시론,좋은글밭,곰두리매거진,
경남장애인신문,교육월간,현장특수교육,공무원연금지

◇취재및포커스인물
-현장특수교육,교육월간,경남도민일보,경남신문,
조선일보,동아일보,
시사투데이,시사주간지(주간인물),
시사뉴스메이커(표지인물)

◇저서및집필
-특수학교국정교과서(국어,사회,재활과복지)
-자서전‘遇人의인사기록카드’

◇공저
-문학고을신인상(2023가을호)
-문학고을선집(제10,11,12호)
-신정문학(2024통권제13호)
-삶을건너는수수꽃다리(2024)
-종합문예지「청목」문학고을선집(제17,18,19,20호)

목차

4 시인의말|첫시집을내면서,우인

제1부어머니
12 내어머니
14 어머니
16 울엄마
18 엄마손
20 엄마와아기의대화
22 당신
23 우리아기눈동자
24 아버지의훈장
26 아내란
28 내인생길
29 나도시인이다

제2부그리움의향기香氣
32 그리움
34 인연
36 기다림
38 만남
39 발자국
42 오솔길
44 첫사랑
46 흔적痕迹
48 친구야,소풍가자
50 풍경
52 바람
53 나뭇잎
54 가을하늘

제3부꽃향기花香氣
58 복수초
59 얼음새꽃
60 매화
62 목련
63 아카시아꽃향기
64 수국
66 무궁화꽃
68 꽃무릇
70 코스모스
71 단풍
74 모과

제4부고향냄새
76 실안낙조落照
78 감잎에묻어나는고향의냄새
80 농막에서
82 황금들판바라보니
84 석대찬가
86 가랑잎배움터
88 봄의향연석대산
89 삼신산三神山
90 천왕봉
91 김해대동‘아인교’
92 봄같은오후겨울명지바닷가에서
94 개천예술제야경
96 안개

제5부명절
98 설날
100 정월대보름달
101 한가위웃음
102 한가위

제6부계절의느낌四季
106 봄속삭임
107 입춘비
108 새벽창을열면
110 감자의푸른꿈
113 양파
115 사월이무르익네
117 밤하늘
119 그늘
120 가는여름오는가을
122 가을비
123 늦가을비
124 시월의연가
126 시인의만추
129 강물결
131 겨울비
133 冬天(겨울하늘)
136 겨울아침햇살
137 동지팥죽

제7부일상의냄새
142 삶이란
143 나이가든다는것은
144 탁마琢磨인생
146 쳇바퀴
148 시간
150 나는걷는다
152 가로등
154 인생소리낙엽소리
156 유세
157 소비쿠폰
160 신비불토더기
161 아이스아메리카노
162 와이파이
164 외로움은팔지않는다
166 해야솟아라

제8부회상懷想
168 세월참빠르기도하지
170 낙엽밟는소리
172 그땐그랬지,지금은어때!
175 사물을보는마음
177 삶의무게
179 친구여!낙엽을밟으며생각하며
182 쟁기
185 나어른됨을이제야알았노라
187 세월이하늘끝에닿았다고…
189 마지막한장

해설
192 이지선|자연의언어를읽는시인
205 김영현시인약력

출판사 서평

김영현시인의『나도시인이다』

자연의언어를읽는시인


이지선


김영현시인의시집은삶을설명하거나정리하려는시도보다삶이남긴감각의흔적을따라가는언어에가깝다.이시집에서시는사건의재현이나감정의표출을목표로삼지않으며,인간이세계를인식하고기억을축적해가는과정자체를언어로옮긴다.시인은시간의흐름을연대기적으로배열하지않고감각이호출하는순간들을통해삶의지속을드러낸다.
이러한시적태도는시집전체를관통하는감각중심의서정으로나타난다.소리와냄새,빛과촉감은단순한묘사가아닌기억과시간을불러오는매개로자리하며,독자는이를통해개인의체험이어떻게보편적정서로확장되는지를확인하게된다.김영현시인의시는감각을통해삶을다시듣고,다시맡고,다시걷게하는언어의방식이라할수있다.
감각을바탕으로시집을구성하는주요부들을따라가며,언어의출발점,감각의확장,계절과일상의반복,그리고회상으로이어지는흐름을살펴보고자한다.이를통해김영현시인의시가보여주는아름다운서정을독자들은시인과함께걸으며감상하게될것이다.

1.언어와관계의시작

김영현시인의시집의1부「어머니」는시집전체정서의출발점으로서시인이세계와언어를인식하는근원을집중적으로제시하는부분이다.이부에수록된작품들은개인적체험을바탕으로하지만인간존재가최초로관계를형성하고감정을인식하는지점을‘어머니’라는존재를통해보여준다.시편들은회상에머무르지않고삶의기억이어떻게언어로정제되는지를차분하게드러낸다.

특히「내어머니」는모성을감정적으로부각하기보다는‘부름’과‘응답’이라는언어적행위를중심으로전개된다.‘엄마’와‘아들아’라는부름은의미전달이전에감각적울림으로작동하며,이소리는시간의흐름속에서도지속된다.
시는어머니가존재하던시기의생동과부재이후의침묵을과도한대비없이나란히제시한다.“내엄마불러봐도대답이없구나”라는시어는상실의정서를절제된언어로전달하며,독자에게깊은여운을남긴다.이러한표현방식은감정의직접적분출보다내면화된정서를중시하는시인의태도를보여준다.이렇게시에서공통적으로드러나는특징은모성을이상화하지않는시적태도이다.시인은모성을억지로끌어올리지않고현실속인간의모습을담담하게보여주며독자의공감을자연스럽게이끌어낸다.개인의경험은이과정을통해보편적인정서로확장된다.

시를쓴다
글을쓴다

너도읽고나도읽을글을쓴다

쓰는글이시가되고
하는말이글이된다

창작하는언어가시어가되고
웅변하는글이수필이된다

세상을변하게하고
역사를기록하게한다

많은사람을울게하고웃게하는코미디
희로애락喜怒哀樂의굴곡을가지게하는곡예사


그런글을쓰는시인이다
-나도시인이다


「나도시인이다」는앞선어머니시편들과긴밀하게연결된다.즉시인의자기인식을분명히드러내고있다.이작품에서시인은시쓰기를특별한기술로규정하지않는다.말과글이삶에서비롯된다는인식을바탕으로시의역할을설명한다.언어는개인의경험에서출발하여타인과공유되는순간의미를획득하며,그과정에서사회와역사에영향을미친다.이러한인식은앞서제시된‘부름의언어’,곧‘엄마’라는최초의호명경험과자연스럽게맞닿아있다.

이렇게한시인의개인적기억을벗어나언어가형성되고시가발생하는근원을설득력있게제시하고있는1부는모성을통해관계의시작을보여주고,상실을통해침묵의의미를인식하며,그경험을바탕으로시인의정체성을언어로정리하는것까지확장된다.이러한구성은매우섬세한작업이고이를시인은시집전체를이해하는데핵심적인역할을수행하게한다.이렇듯1부는김영현시인이시를통해삶을기록하고자하는이유를분명하게보여주는출발점이라평가할수있다.


2.후각적이미지의확장과기억의지속

김영현시집에서2부「그리움의향기香氣」와3부「꽃향기花香氣」는감각을통해기억과감정을호출하는시편들로구성되어있으며,이는4부「고향냄새」로확장된다.특히4부의「감잎에묻어나는고향의냄새」는2부와3부의그리움과기억의향기가지속되고확장되는공간으로독자들을초대한다.

2부「그리움의향기」의「흔적痕迹」은떠남이후에도남는관계의자취를옹이와이슬,주름과같은이미지로구체화한다.흔적은고정된상태로머무르지않고사라짐과남음이교차하는과정속에서지속된다.순간의이야기는이슬처럼사라지지만,그사라짐마저기억으로축적되며삶의일부로남는다.사랑과만남의시간은별빛과은하수로확장되며,개인의경험은우주적이미지속에서보편성을획득한다.이부의시편들은감정을직접적으로표출하기보다향기처럼잔존하는감각을통해그리움을전달하며,그러한짙은정서가김영현시인의깊은사유를엿볼수있다.3부「꽃향기」는이러한정서를자연물에더욱밀착시킨다.특히「수국」에서는비개인아침의빛과꽃잎에맺힌물기가보석의이미지로형상화되며,사랑과삶의충만함이시각적·감각적으로제시된다.수국은단순한풍경을넘어서부부의시간과감정이쌓여있는존재로제시되며,사랑의지속과성숙을상징한다.이처럼3부의꽃들은향기와색채를통해기억을현재로불러오며감정의깊이를관계로자연스럽게확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