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 (SF작가들의 유사과학 앤솔러지 | 반양장)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 (SF작가들의 유사과학 앤솔러지 |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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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누구보다 과학적인 SF 작가들이 그려낸
이토록 비과학적인 유사과학의 세상
SF 소설 앤솔러지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가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SF 작가 열 명이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유사과학’을 주제로 묶였다. 과학적 사실과 상관없이 그것이 과학적인 진리라 여기는 믿음을 뜻하는 유사과학은 과학은 아니면서도 과학보다 더한 신뢰를 받고는 한다. 어떤 유사과학은 과학적으로 반박되더라도, 상식적이지 않더라도, 우스꽝스러워 보이더라도 기이하고 굳건하게 유지된다.

‘지구평평론자’는 실제로 존재하며 세계 곳곳에 학회가 있다. 종교의 영역을 넘어 진지한 학문으로 창조론을 다룬다.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논했듯이, 지금 그 자리를 이분법에 가까운 MBTI로 사람의 유형을 나눈다. 연초에는 사주를 보고, 창업이나 이직을 앞두고는 점집을 찾는다. 수험생은 미역국을 먹으면 안 되며, 돼지꿈을 꾸면 복권을 사고 빨간 펜으로 이름을 쓰는 건 금기이며, 승강기의 4층 버튼은 F로 표기한다. 태어나는 아이의 이름을 유사과학에 힘을 빌려 짓고, 죽은 이의 묫자리 또한 유사과학에 물어 정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는 유사과학과 함께하는 것이다.

일련의 일들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소설가들이 있다. 여기에 SF 작가 열 명(정보라, 이산화, 최의택, 이하진, 전혜진, 손지상, 문이소, 이주형, 홍준영, 홍지운)이 반응했다. 이들의 소설은 우리 앞에 평범한 모습으로 펼쳐진 일상과 물론 과학이 더 발달한 미래, 인류가 불러온 파멸적 재앙과 우주와 지구의 탄생에까지 너른 사유와 놀라운 상상력으로 유사과학의 세상을 다룬다. 그러한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을 탐색한다. 인간의 믿음과 불안, 인간의 사랑과 의지를 그린다. 이토록이나 비과학적인 세상이지만, 합리와 이성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내고 바꾸는 것도 인간일 것이다. 그 과정의 좌충우돌을, SF 앤솔러지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에서 만나보길 권한다.
저자

정보라외

SF작가,번역가.저서로장편소설《붉은칼》,《문이열렸다》,《죽은자의꿈》과소설집《저주토끼》,《아무도모를것이다》,《여자들의왕》,연작소설《한밤의시간표》등이있다.2022년소설집《저주토끼》가부커상국제부문최종후보에선정되었다.

목차

정보라개벽7
이산화소같이풀을먹는예수그리스도를믿사오니37
최의택유사기를불어넣어드립니다71
이하진비합리적종말점97
전혜진운명의수레바퀴는멈추지않아113
손지상엑소더스149
문이소정기유의화양연화179
이주형해상도의문제211
홍준영그토록단순한시작으로부터261
홍지운유사과학소설작가연맹탈회의변285

출판사 서평

정보라작가의〈개벽〉은유사과학으로인해인생의개벽을맞닥뜨린노년의이야기다.배우자는세상을먼저떠났지만,나름의일을하며아들부부와부드러운관계를유지하던‘윤씨’는등산모임에서만난친구의소개로몸에좋다는숯가루물을알게된다.그물을얻기위해나간어느자리에서부터윤씨의인생은개벽과같은변화가일어나는데…….

이산화작가의〈소같이풀을먹는예수그리스도를믿사오니〉는보고서형태로창조과학연구원‘장대웅박사’의충격적인행보를좇는다.장대웅박사는확고한신념과신실한신앙으로진화론을반박하고창조론의진실을밝히는결정적증거를찾는데전념한다.놀랍게도그는살아있는공룡을찾음으로써그것이가능하다고믿는다.

최의택작가의〈유사기를불어넣어드립니다〉는시골마을의기치료소가배경이다.치료를잘하기로소문이자자하건만정작치료소의주인인‘해수’는그런게어디있느냐는듯이말한다.어느날치료소에아이를업은엄마가찾아온다.아이에게는장애가있고,엄마는지푸라기를잡는심정으로치료소를찾은것이다.혹시나모를외계인의기를받으러.

이하진작가의〈비합리적종말점〉은팬데믹으로혼란스러웠던가까운몇년을떠올리게한다.미국에서최초로발견된‘아멜리아뇌조충’은초기대응에실패한사이급격하게세계곳곳으로퍼지고이에각국정부와민간의대응은비합리적이기에짝이없다.마침내기생충이세상을평정하고,인터넷에는출처를알수없는만병통치약광고가성행하는데…….

전혜진작가의〈운명의수레바퀴는멈추지않아〉는타로카드점성술가이자자영업자‘하율’의이야기다.퇴사하고장밋빛미래를꿈꾸며퇴사후차린타로카드점집은불경기때문인지인테리어때문인지정성이부족해서인지전혀장사가되지않는다.여느날처럼홀로부스에앉아“나는가짜”라는자책에시달리던하율에게묘한분위기의중학생이찾아온다.

손지상작가의〈엑소더스〉는핵겨울에도래한지구에서벌어지는이야기이자잔혹한환상동화다.부족에서자신을언제나외톨이이자이방인으로느끼는‘이툼’은신전의성인식에참여하지못하는신세다.성인식에가지못하고좌절하고있는이툼의시야에멀리서인공빙하가떠내려오는광경이보인다.이툼은그것이부족에게닥친크나큰위협임을직감한다.

문이소작가의〈정기유의화양연화〉에서‘화양연화’는주인공‘기유’가매일아침확인하는사주풀이앱의이름이다.“오늘사주일간운세,91점!”이라는메시지에기유는활기찬하루를시작할수있다.기유는처음사주를본건지난가을부터자신의인생이묘하게사주와맞아떨어짐을느낀다.강퍅한목소리의건물주할머니를만나기전까지는.

이주형작가의〈해상도의문제〉는‘팩스텔레포트’로화성여행이가능한미래의이야기다.예비부부인‘수진’과‘나’는화성여행에당첨되어신혼여행을대신하기로한다.1년이넘는준비기간,의심을부르는엉터리성격검사지같은것들은애써무시하고견뎠다.그렇게어렵사리도착한화성에서그들은뜻밖에진실을마주하게되는데…….

홍준영작가의〈그토록단순한시작으로부터〉는메리셸리의고전《프랑켄슈타인》을단박에떠오르게한다.악명높은과학자이자인터폴최우선적색수배자‘메이저영감’이자수했다.그는오직‘N.W.O’요원‘앨리스’와의심문을원한다.‘야수학’혹은유사과학이라불린그의성과가최종적으로어떤괴물을낳았는지낱낱이보여주기위해서.

홍지운작가의〈유사과학소설작가연맹탈회의변〉은‘유사과학소설작가연맹’은인류평화를목적으로문명사회에치명적인위협을해결하고난다음의수습을위한정보공작단체이다.그러나연맹을탈퇴한작가의폭로에의해그들의만행이드러난다.그들의만행의뒤에는우리가상상도할수없는존재가드리워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