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듀 : 경성 제일 끽다점

카카듀 : 경성 제일 끽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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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예술을 사랑하고 불안을 살아낸 망국의 청년들이
경성 관훈동의 서양식 카페 ‘카카듀’에 있었다
3ㆍ1 운동의 뜨거움이 가시지 않은 경성 한복판 관훈동. 그곳에 조선인이 만든 서양식 카페 ‘카카듀’가 들어선다. 짧은 성공과 잦은 실패를 반복하는 영화인 이경손과 신파의 얼굴 속 비밀을 감춘 신여성 현앨리스가 그곳의 동업자이다. 카카듀에는 젊은 예술인이 모여들어 문학과 영화를, 사랑과 시대를 논한다. 커피 향 가득한 낭만의 전당으로 보이던 끽다점의 평안도 얼마 있지 않아 그 불안한 진실을 드러내고 마는데…….
《카카듀》는 일제강점기의 엄혹한 현실을 살아낸 청년들이 건네는 뜨거운 안부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고, “어떻게 살아도 엉망진창일 것만 같”으며 “끝까지 조금도 바뀌지 않을 것 같”은 세상을 과연 무엇으로 견뎌냈는지, 또한 지금 우리는 어떻게 견뎌내야 할는지 일러주는 대화다. 1928년 끽다점에 모인 그들이 이곳의 당신에게 커피 한잔을 권한다. 오직 경성 제일 끽다점, 카카듀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저자

박서련

저자:박서련

철원에서태어났다.지은책으로장편소설《체공녀강주룡》,《더셜리클럽》,《프로젝트브이》,소설집《호르몬이그랬어》,《당신엄마가당신보다잘하는게임》,《나,나,마들렌》등이있다.한겨레문학상,문학동네젊은작가상등을받았다.

목차


1부미옥
2부부산
3부카카듀
4부앨리스
에필로그성탄
작가의말
참고자료

출판사 서평

예술을사랑하고불안을살아낸망국의청년들이
경성관훈동의서양식카페‘카카듀’에있었다

새시대를위한역사소설

설령망하더라도이번에는그러지말아야지,모든것을낱낱이기억하고…….기억해서어쩔것인가는모르겠으나,다만기억하고…….-157쪽

작가는《체공녀강주룡》에서보여주었듯소수자의기록한줄로스쳐지나갈법한역사적사실에서서사적진실을길어올린다.전작이평양의여성노동자의이야기였다면이번작품은경성의청년예술가,보헤미안,코뮤니스트들의이야기다.카카듀의동업자이경손과현앨리스모두실존인물일뿐더러,나운규,김명순,이음전(이애리수)등그시대문화예술인과심훈,김구,박헌영인물이소설속에다채롭게등장한다.이경손은나운규의우정을나누는동시에그만의명작을만들기위해고군분투하고,현앨리스는가부장적사회에선연히반기를들고자신만의사상을채워나간다.그러나그들의대화와활동,웃음과침묵모두애처롭고불안할수밖에없다.그들은망국의청년이기때문이다.모두식민지의예술가이기때문이다.
박서련은실제그시기를살았던예술가청년들을호명해소설의전당에세운다.짧은역사적기록에충실하되기록의빈칸을서사적상상력으로채운다.그리하여《카카듀》는역사가미처포착하지못한진실에가닿는다.그것은거대한사건,위대한인물,상징적배경에만존재하는것은아니었다.지금으로부터100년전부산항에서,경성영화사사무실에서,작디작은끽다점에서,상해조계지거리에서역사는한걸음,그도아닌반걸음씩걸어여기까지닿았고,지금의우리가그걸음걸음의기억을읽는다.퇴폐가만연한가파른시국에그들은‘카카듀’에모였다.100년이지난여기에서우리는어디에모여무엇을도모할것인가?새로운시대의역사소설《카카듀》에서그힌트를얻을수있을것이다.

예술과거짓의전당에서

마침내앨리스에게아버지나어머니보다사랑하는것이생겼다.그것은인물도사물도아닌사상이었다.-260쪽

작가는주인공이경손의행적을비교적상세하고차분히따른다.그가참여한작품과함께한동료들의이름만나열하더라도그시대의예술사를읽는것과같다.의관의집에서태어나부유하게자랐으나식민지현실에방황하고결국예술가가되고자한인물,이경손은스스로를보헤미안으로정의한다.만세운동에가슴이뜨거워지지만,어쩔수없는타협에쉽게응하기도한다.그는예술가로서실패하고실패를잊으려애쓰고실패로부터도망가길반복한다.열망과비관사이에싹튼불안이그를잠식할때쯤,오촌조카현앨리스가그의앞에나타난다.그리고카페동업을제안한다.예술가의쉼터이자작업실이될수도있는카카듀,조선인을위한문예카페카카듀…….카카듀에서그는조금씩안식을느낀다.그리고알수없는감정에젖어가는자신을발견한다.
현앨리스의삶은이경손에비해알려진것이많지않다.하와이에서태어나미국여권을얻었고,경성과상해,하와이에서의삶을모두경험했으며목사의신분으로독립운동에투신한아버지의영향을받았다.또한그에게는남편과아이가있었고,망설이는사랑과굳건한신념이있었다.어디든훌쩍떠날수있고,어디든홀연나타날수있는여성,현앨리스는친척아저씨인이경손앞에예전처럼갑작스레등장한다.현앨리스는이경손에게끽다점동업을제안한다.빨간바가지셋을문에걸고,데카당스한인테리어로치장한서양식카페카카듀는그렇게문을열고,관훈동의문예카페로,미모의마담이있는커피하우스로서서히알려지게되는데…….그곳의마담현앨리스는아무래도수상쩍다.코뮤니스트현앨리스가보헤미안이경손을데리고,누구도연극이라눈치채지못할연극을벌이고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