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

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

$17.80
Description
베를린 식탁에서 생겨난 특별한 우정
낯선 도시의 삶을 다독이는 다정한 요리
활동명 ‘굉여’로 유튜브, 팟캐스트 등에서 자신만의 사유와 입담을 보여준 전성진 작가의 첫 산문집 《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가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베를린에서의 삶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바다 위에 아슬아슬 떠 있는 조각배와 같았다. 열악한 환경과 부지불식간 일어나는 인종차별에 불쑥 화가 치밀지만, 그저 파도에 몸을 맡길 뿐 별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그랬던 베를린의 삶에 플랫메이트 요나스가 끼어든다. 건넌방과 거실을 쓰는 요나스. 바다사자를 닮은 독일 아저씨 요나스, ‘성진’을 ‘숭진’이라 발음하는 요나스, 아침 식사를 챙겨주며 허구한 날 노크하는 요나스……. 그와 한집에 지내며 함께 밥을 먹고, 수다를 떨고, 요리하고, 다투고, 화해하고 다시 이야기를 나누며 작가는 특별한 우정과 다정한 요리를 만들어낸다. 작가의 맛깔난 글솜씨와 일상에서 펼쳐지는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한 편의 소설처럼 에세이에 빠져들게 한다. 글마다 마무리 역할을 하는 독일 음식 이야기와 갖가지 레시피는 독자들의 입맛과 글맛을 동시에 충족시킨다.

베를린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우정과 식사는 삶의 위안과 응원이 된다. 이 책에서 발견한 ‘좋은 친구’와 ‘따스한 식사’는 당신이 세상 그 어디에 머물든 상관없이 당신의 삶을 다독일 것이다.

저자

전성진

저자:전성진
글과음식을전공하고,주로음식에대해썼다.베를린에살기로마음먹고나서는나자신을쓰기시작했다.이해하지못하는일에집착한다.곱씹다가튀어나온생각을주로쓴다.요식업을떠도는외국인노동자,종종에디터,이제는작가다.

목차


1부할로,요나스
집을찾아서…11
집을찾았어…29
팬티만입은독일남자…40
자우어크라우트는자우어크라우트대로…51
베를린엔베를리너가없다…61
비위를사수하라…75
인종차별이뭐길래(1)…86
인종차별이뭐길래(2)…102
요나스의아들,일리아스…113
같지만다른…124
불행배틀…139
너의이름은?…150
클럽나이트…161

2부알레스굿,베를린
나는죽기가싫어요…177
알레스굿…187
집에누가있나봐…194
부지런한해마…204
드디어캠핑…214
크리스마스호들갑…225
다툼그리고이사…243
이메일(1)…259
좋은친구…264
이메일(2)…273
의외의전화…275
베를린에살기로결심하다…288

추천사…296

출판사 서평

특별한우정:행복이라는명제

베를린은우리에게독일통일의상징이자자유로운예술의도시로알려져있다.새로운클럽문화가발흥하는젊음의도시이기도하지만,음식문화에있어서는조금미덥지못한이미지도있는곳이다.작가는베를린에서산다.동아시아에서온레즈비언이자독일어를배우기시작한외국인노동자로서삶은녹록지않다.물가는높고,언어는통하지않고,인종차별은뻔뻔한태도나미세한뉘앙스를통해만연하다.낯선도시에서온전한휴식과충전은편안한집이있어야만가능할것이다.작가가새로얻은집은세가저렴하고직장과가깝지만,조금유별난플랫메이트가있다.그의존재가휴식과충전의가능성을아리송하게한다.

요나스는분명친절하고다정한사람이지만지나치게오지랖이넓다.청결과는매우거리가멀지만,그사실을잠시잊게하는요리솜씨가있다.그는좌파정당을지지하며나치라면치를떠는사람이지만,‘성진’을끝내‘숭진’이라부르는사람이다.당뇨를앓고있으면서도단걸즐기는사람이고,성진에게특별한이름을붙여주는사람이며크리스마스에는기꺼이산타가되는이다.작가는분명한오늘의행복이최우선인요나스와같은공간에살며우정과음식을나눈다.이우정의기록은인간이란얼마나입체적이며재미있는존재인지보여준다.이음식의나눔은우정이란얼마나다정하며슬플수도있는지살피게한다.

다정한요리:깊고따스한추억

전성진의문장은재료가잘어우러진음식처럼대화와묘사곳곳에유머와아이러니를담아낸다.무언가를먹거나마시면서,무언가를만들거나치우면서작가의고민과사유는이어진다.꼭지마다어김없이현지음식의조리법혹은독일의음식문화를짧게실어글의완결성을더한다.홀랜다이즈소스를곁들인슈파겔,브로첸에갖가지식재료를더해즐기는독일식아침식사,동독스타일의예거슈니첼등등.책에서소개하는음식의면면에독일의먹을거리가달리보인다.자판기부터카페에이르기까지독일의커피문화와베를린종합병원의환자식같은글은여행책자나유튜브에서는찾아보기어려운현지문화의진면을보여준다.

음식은대화를시작할수있게한다.음식은추억을불러일으킨다.음식은사람을죽지않고살게한다.음식은누군가를애도할수있게한다.그리하여작가에게요나스와함께한시간은,꼭꼭씹어소화해야할든든한식사가되었다.작가는식탁위에놓인음식을바라보며음식을만든사람의손과심장을생각하는사람이다.《베를린에는육개장이없어서》는손과심장의책이다.지극한외로움에휩싸인사람,누군가를갑작스레상실한사람,무엇을위해살아왔는지잃어버린사람……그들의손과심장에이책이닿길바란다.정성어린이한상을모두가충분히즐기길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