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세계의 신과 내일 비가 올 확률 (반양장)

고장 난 세계의 신과 내일 비가 올 확률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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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설명할 수 없이 고장 난 세계에서 벌어지는
신을 증명하고 싶은 자와 신에게 도전하려는 자의 한판 승부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소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SF, 미스터리, 호러 등의 장르를 오가며 자신만의 이야기 세계를 펼쳐놓는 경민선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고장 난 세계의 신과 내일 비가 올 확률》이 출간되었다. 제8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제1회 K-스토리 공모전 미스터리 부문 최우수상, 2022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스토리 부문을 수상하며 자신만의 빛나는 상상력을 발휘해온 작가는 《고장 난 세계의 신과 내일 비가 올 확률》에서 고철 쓰레기가 모여드는 마을의 한 소녀를 통해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환상 세계를 펼쳐낸다.
읍내의 유일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태어난 리아는 자신이 화장실 변기로 통하는 별세계에서 어느 날 뚝 떨어진 것임을 직감한다. 고도로 발달하는 사회의 이면에 쌓여가는 산업 쓰레기와 지역사회 운영을 위해 유치한 도박장으로 인해 망해가는 광산 마을에서 가장 불운한 방식으로 가장 낮은 곳을 살아내는 성스러운 존재로서 리아는 자신을 이토록 참혹한 곳에 밀어낸 원세계로 돌아갈 것을 꿈꾸며 확률과 우연을 건 과감한 도전장을 내민다. 서로 모순되고 공존할 수 없는 것들이 뒤섞인 쓰레기 마을은 불가해한 곳이지만, 처참한 이들에게 전혀 다른 세상을 선물해줄 기회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리아의 모험을 써나가며 그 참혹한 삶에 가슴앓이를 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자신의 처참한 삶으로 더 많은 고통받는 삶들을 구원해내는 리아의 후일담을 상상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데, 이는 고통에서 벗어나는 일에서만큼은 더 큰 상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저자

경민선

저자:경민선
소설을비롯해영화,드라마등다양한분야에서글을쓰고있다.장편소설《연옥의수리공》,《나는실수로투명인간을죽였다》,《지옥의설계자》를펴냈다.단편소설〈화촌〉,〈편의점의운영원칙〉,〈이방에서1년버티면1억〉등을발표했으며,앤솔러지《지구종말세시간전》에시나리오〈강신〉을수록하였다.
제8회교보문고스토리공모전우수상,제1회K-스토리공모전미스터리부문최우수상,2022대한민국콘텐츠대상스토리부문을수상하며SF,미스터리,호러등다양한장르의작품으로주목받고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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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모든걸집어삼키는슈퍼컴퓨터와
또다른세계로연결해주는빛나는문장들

침체된지역경제를살리기위해동광시는국내최대규모의쓰레기매립지를떠안는대가로최대규모의카지노를국가에요구한다.법안처리과정에서옥신각신한끝에쓰레기광산이생긴지정확히10년뒤에동광카지노가문을연다.동광카지노는지역경제의블랙홀이되어모든지역사업은도박광들을위한장사로통일되고,어른들은또그렇게번돈을도박장에쏟아넣었다.오직동광카지노만이돈을불릴수있었다.동광시정평읍사거리의버거리아화장실두번째칸에서뚝떨어지듯태어난리아는쓰레기마을에모인쓰레기난민들을위한폐컨테이너에살며종일쓰레기를뒤져돈이될만한것을찾아내근근이끼니를해결하며살아간다.그러던중동광시의유일한사립대학교가폐교했을때이곳으로흘러들어온산업폐기물인슈퍼컴퓨터를손안에넣게된리아는비로소이곳을탈출할구체적인계획을세우게된다.리아는하나의본체에여러개의하드웨어연결을거듭하며끝없이데이터를수집했고,거기서새로운정보를도출해냈다.그렇게만들어진마이닝머신은서로상관없는사건들로부터경향성을도출해내그인과를문장으로뱉어냈다.소나기가오는시간대에는편의점의우산판매량이증가한다는등의납득가능한인과에서부터도저히이해불가능한것까지.면봉판매량이감소한지역에서대통령지지도가상승한다거나,고등어어획량과강력범죄검거율이비례한다는등의결괏값에대해서는누구도왜그런지설명할재간이없어보였다.그렇게만들어낸문장들가운데‘카지노’와관련된문장들을수집해구현가능한것들을추려낸리아는드디어동광카지노로출전할것을선언한다.설명할수없지만확신에찬리아는그렇게빛나는자신의세계로돌아갈것을확실하게믿고있었다.

책속에서

“보름달이뜬다음날이면동광시청공무원들이외근을나올확률이20퍼센트증가해요.어제보름이었고.이유는없지만그냥그래요.전혀상관없을것같은일들이사실은연관되어있어요.이기계는그걸찾아내요.”
“그게말이돼?달이랑외근이무슨상관이라고.”
“말했잖아요.이유는없다고.그냥신이세상을만들때허술하게만들어서고장나있는부분들을이기계가찾아내나보죠.”(24쪽)

“할머니무릎같은거예요.할머니가무릎시리다면서다음날비올걸백프로맞혀버리는거.아무관련도없는데신통하게들어맞는법칙들말이에요.그런걸나는알고있어요.믿기지않죠?나도이번판만끝내면다신안믿을거예요.이망할카지노동네에다시오지도않을거고.”
“그렇게되길희망해봅니다.카드오픈하겠습니다.”(129~130쪽)

정소열은두루뭉술한것을용납할수없었다.아니증오했다.리아가카드를읽은것처럼보였지만우연일수도있지않은가?마찬가지로신이행한듯보이는기적도그저사람들의착각일수도있지않은가?확실치않은가설들은진리의탈을쓴채세상을미몽에빠트리고거짓된선지자들이설치게만들뿐이었다.정소열은리아일행의허위가탄로나거나아니면완전무결한승부를냄으로써자신을압도해주길기대했지만지난승부는그어느쪽도아니었다.그것이정소열의마음을내내불편하게만들었다.그저흔하디흔한,패배한도박사라치부하며리아를잊으려해도잘되지않았다.(139~140쪽)

리아는안좋은직감이들었다.구멍이뚫린왼쪽신발엄지발가락쪽으로반갑지않은바람이느껴졌다.신발에뚫린구멍과양말에뚫린구멍이일치해버린것이다.쓰레기광산에살아도지켜야할마지막자존심이라고생각해서각별히신경써왔는데,그게어긋나는날에는꼭재수없는일이터지고말았다.신발의구멍때문일까,리아일행이마을근처에왔을때심상치않은일이일어나고말았다.산이무너지는것같은엄청난소리가마을쪽에서들려온것이다.(163쪽)

명서진은자신이겪은부당함을똑같이헤쳐나갈리아일행에게안타까운마음도들었지만이모든게자연스러운귀결이라고생각했다.불행은공평하지않고,사람들은누구나자신에게주어진몫의더러움과치욕을통해세상을배운다.피하고자하는자는지름길을찾을것이고,이기고자하는자는싸우는법을찾을것이다.그들이어느쪽이든카지노에서일터로관심을돌린건훌륭한선택이었다.명서진은이제모든게끝이라고생각했다.(2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