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렇게 존재하고 있어 (베튤 산문집 | 양장본 Hardcover)

여기 이렇게 존재하고 있어 (베튤 산문집 | 양장본 Hardcover)

$18.00
Description
경계에 놓여 있다 느끼는 모두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책
_ “나 여기 이렇게 정말로 존재하고 있어. 아주 사실적으로 말야.”
다섯 살에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이주해, 한국에 가장 오래 거주 중인 튀르키예인, 초중고대학은 물론 두 번의 석사과정을 밟고 사회학도로 또 연기자로 살고 있는 준불 베튤은 자신의 삶을 설명하는 데 있어 뭐 하나 딱 떨어지는 문장을 찾기가 어렵다. 튀르키예에서 왔다고 하기엔 그보다 몇 배는 오래 산 한국에서 왔다고 하는 게 맞지만, 그렇다면 자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주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도 적합한 단어와 문장을 고르느라 애를 먹는 일, 자신을 설명하지 못하는 역사는 계속되고 정처 없이 떠다니며 부유하는 조각의 정체성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글 쓰고 연기하는 무자본 자영업자, 이주민 여성 그리고 본국의 블랙리스트? 하지만 이제는 이 단어들이 갖는 모순 자체가 자신임을 안다. 자신이 가진 복잡성, 어디에서 속하지 못하리라는 상실감, 그럼에도 마땅히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 사회학을 연구하고 깊은 내면을 연기로 표현하며 벅찬 투쟁을 이어온 이야기를 베튤은 브런치에 연재하였고 그중 한 편은 한국의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정상 범주의 누군가와 고통스럽게 대립하고, 여전히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만 조금씩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감각과 어딘가에 속해 있다는 감각을 익히며 존엄을 지켜가고 있다. 그리하여 그는 계속해서 누군가 인정하지 않더라도, 이방인 의식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 틀렸을 수 있다는 느낌에서 조금 떨어져 직시하고 서술하며 표현하고자 한다. 강하면서도 연약한, 섬세하지만 다정한 한 주체가 자기만의 중력을 찾아가며 오롯이 존재하여 살아가는 일. “나 여기 이렇게 정말로 존재하고 있어”라고 말하는 베튤의 이야기는 경계에 놓여 있다고 느끼는 모두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듯하다.
저자

베튤

BETULZUNBUL
튀르키예에서태어나여섯살에한국으로이주했다.한국어를모국어로사용한다.대학에서사회학을전공했지만연기를하고글을쓰는일을한다.이주민,여성,예술프리랜서(=무자본자영업자),본국의블랙리스트.경계가교차하는장소에서살아가며연기를하거나글을쓰기위한재료들을건져올리고,언어를벼려내는작업을한다.연극〈P와함께춤을〉,〈신파의세기〉,〈출입국사무소의오이디푸스〉등의작품에출연했다.

목차

프롤로그무엇이든될수있지만아무것도되지못할확률

1부나를증명하는방식
가난에도권리가필요하다|지구를들어올리고싶다면|여기이렇게정말로존재하고있어|여자선배가필요해|공평,부질없고하찮은|우아하게,절박하지않게|나를증명하는방식|지구걱정하지마|우리는의외(가아니)야|보디로션을바르는철학|또하나의혼란스럽고복잡한TMI

2부나도서정적인글을쓰고싶다
사랑에관한몇가지단편들|주식,시詩,그리고‘이런인간’|돈벌기는글러버린부류의인간|우리집여자들과자기만의방|결국기적은일어나지않는다|‘찻잔’과‘작은숲’|블랙코미디와로또의상관관계|가방속어떤본질|나도서정적인글을쓰고싶다|그저절실하게고집스럽기로

에필로그‘미치광이괴짜과학자’의실험실

출판사 서평

경계안팎을넘나드는,예민해서더다정한사람
_“나는어느한쪽에속해버리는순간세상을바로보지못할까봐늘두렵다.”

한국어를모국어로사용하고있지만,‘한국말을정말잘하시네요?’라는질문을듣고,연기오디션에서는어눌하게한국어를말하는‘외국인’연기를요구받는일.일반전형에지원할수없는외국국적자임에도전화문의상으로는꼼수를부려외국인전형에지원하려는것으로오해받는일.이맘(이슬람교지도자)인아버지,하피즈(이슬람경전코란을모두외우는경지의신도)인어머니와함께한국에살며이슬람의보수성과한국의보수적생활양태를모두요구받는일.세상에문제를제기하고,그리하여때로는분위기를흐리고어쩌면모두가불편해지는일을서슴지않는일.마땅히존재하는것을제대로품지못하는‘정상범주’에끊임없이균열을내며자신의자리를찾아가는일.이모든일을기꺼이감내하며모두가편하기위해자신을희생하지않는단단한여성베튤은경계안팎을넘나들며양쪽모두를세심히살피는다정한사람이다.경계‘바깥’에서있다는불안을오히려한쪽에속하지않아세상을바로볼수있는균형으로체화한사람이다.그리하여《여기이렇게존재하고있어》는누구보다난이도높은인생을살아낸,‘튀르키예국적의,한국어를원어민처럼구하사는이주민여성인,사회학연구자이자배우의자기고백’이다.동료배우김신록은“어떤간단한문장으로도자신을정체화할수없어,어느자리에서건스스로를해명해야했던기나긴부연설명의삶을사회학도로서의사유와당사자로서의간절함으로적어내렸다.이기록은마냥냉정하거나뜨겁기보다예민하면서도다정하고절박하면서도웃프다”고표현한다.

쌓인말이터져나온다는것이이런것일까.이책은삼십대의,튀르키예국적의,한국어를원어민처럼구사하는,이슬람가정에서자랐지만무교인,고기를안먹거나못먹지만먹기도하는,여성인,사회학연구자이자배우인,그러나고정직업이없는,심지어서류상의오기로오랜
시간‘베틀’로살아온‘베튤’의자기고백이다.어떤간단한문장으로도자신을정체화할수없어,어느자리에서건스스로를해명해야했던기나긴부연설명의삶을사회학도로서의사유와당사자로서의간절함으로적어내렸다.이기록은마냥냉정하거나뜨겁기보다예민하면서도다정하고절박하면서도웃프다.베튤도,그의글도,어쩌면이세상의그누구도도저히깔끔하게경계지을수없기때문일까.이책은‘넓고,커다랗고,가파른세상’의경계에놓여있다느끼는모두에게위로와응원을보내는듯하다._배우김신록

조금은특별한듯보이는베튤의이러한‘나를증명하는방식’은지금을살아가는이땅의우리가맞닥뜨리는문제를풀어나가는방식과크게다르지않다.우리모두는자신의정체성을드러내며자신의목소리로해야만하는이야기들이많기때문이다.자기경험을섬세하게살피고그것을공감능력으로확대하며,서로의예민함과감수성,정의로움과희망을지켜는일.베튤은그런가능성의대화를건네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