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경계에 놓여 있다 느끼는 모두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책
_ “나 여기 이렇게 정말로 존재하고 있어. 아주 사실적으로 말야.”
_ “나 여기 이렇게 정말로 존재하고 있어. 아주 사실적으로 말야.”
다섯 살에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이주해, 한국에 가장 오래 거주 중인 튀르키예인, 초중고대학은 물론 두 번의 석사과정을 밟고 사회학도로 또 연기자로 살고 있는 준불 베튤은 자신의 삶을 설명하는 데 있어 뭐 하나 딱 떨어지는 문장을 찾기가 어렵다. 튀르키예에서 왔다고 하기엔 그보다 몇 배는 오래 산 한국에서 왔다고 하는 게 맞지만, 그렇다면 자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주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도 적합한 단어와 문장을 고르느라 애를 먹는 일, 자신을 설명하지 못하는 역사는 계속되고 정처 없이 떠다니며 부유하는 조각의 정체성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글 쓰고 연기하는 무자본 자영업자, 이주민 여성 그리고 본국의 블랙리스트? 하지만 이제는 이 단어들이 갖는 모순 자체가 자신임을 안다. 자신이 가진 복잡성, 어디에서 속하지 못하리라는 상실감, 그럼에도 마땅히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 사회학을 연구하고 깊은 내면을 연기로 표현하며 벅찬 투쟁을 이어온 이야기를 베튤은 브런치에 연재하였고 그중 한 편은 한국의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정상 범주의 누군가와 고통스럽게 대립하고, 여전히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만 조금씩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감각과 어딘가에 속해 있다는 감각을 익히며 존엄을 지켜가고 있다. 그리하여 그는 계속해서 누군가 인정하지 않더라도, 이방인 의식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 틀렸을 수 있다는 느낌에서 조금 떨어져 직시하고 서술하며 표현하고자 한다. 강하면서도 연약한, 섬세하지만 다정한 한 주체가 자기만의 중력을 찾아가며 오롯이 존재하여 살아가는 일. “나 여기 이렇게 정말로 존재하고 있어”라고 말하는 베튤의 이야기는 경계에 놓여 있다고 느끼는 모두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듯하다.

여기 이렇게 존재하고 있어 (베튤 산문집 | 양장본 Hardcover)
$18.00